손을 그리다
첫 수업 시간에는 손을 그린다.
손은 그림 소재로 좋다.
늘 지니고 다니는데다 손동작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그릴 수 있다.
사실 손을 제대로 그리려면 힘들지만 첫 시간에 그려보게 하는 이유는 손을 관찰하여 그리면서 얼마나 자세히 보는지 관찰력의 정도와 어느 정도 그려내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처음엔 난감해 하지만 이내 곧잘 그려낸다.
잘못된 부분은 다시 잡아 주고 최대한 자신의 손 그리기를 완성 시키도록 한다.
그림을 그릴 때 그림대상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있어야 성의있게 그리게 된다.
내 손이야 말로 나의 일부이니 호감이 없을 수 없다.
손을 바라보며 그리면서 나의 일생이 떠오르고 추억도 되새겨 진다.
살면서 내손을 이렇게 열심히 본 적이 없었다며 내 손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며 새롭다 한다.
그리려니 자세히 계속 볼 수밖에 없다.
열심히 살아낸 손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새삼 고생한 내손이 고맙다고도 한다.
손 그리는 걸 보면 성격이 급한지, 느긋한지 ,
선 모양을 보면 대범한지, 소심한지
전체적인 크기를 보면서 자신감 유무도 볼수 있다.
손 그림을 마치며 완성된 손 그림에 제법인데 하고 마음에 들어하시며 자신감이 슬쩍 올라간다.
"선생님, 내 손을 이렇게 자세히 오래 본 적이 없어요. 몰랐는데 참 많이 늙었네요. 그리면서 지난 세월이 떠올라서 눈물이 날 뻔 했어요. 고생한 내 손이 참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