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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Jun 14. 2024

'시대를 초월한 마음, 존재하지 않은 고향에 대한 향수

 애니매이션 <이누야샤>는 만화 원작의 애니매이션이 주는 울림의 극한을 보여주었다. 시대를 초월하여 전국시대로 간 소녀, 유가영(만화명 '카고메')이 전생의 자신의 연인이었으나 모종의 사건으로 원수가 된 반요 이누야샤와 함께 세계의 평화를 위한 모험을 떠난다. 유가영은 무녀적 기질이 있는 영력을 보유한 초월적 존재인데,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여 실존적 사투를 하며 순수악 의 총체적 존재인 '나락'에 맞서 사혼의 구슬을 모아간다. 그 실존적 사투의 과정에서 때로 좌절하기도, 죽음의 위기에 처하기도 하나, 점차 성장해간다. 

 현실과 전국세계를 오가는 사소한 우연은 작품에서는 운명이 되었고, 그 운명에 순응한 유가영은 전국세계를 구원하는데 성공한다. 그 과정에서 사랑과 우정을, 때로는 좌절과 질투를 느끼지만  별이 빛나는 창공을 걸어가는 이누야샤 일행은 그들의 영혼의 빛이 별빛과 본질적으로 같기에, 복된 여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누야사의 세계관은 당시 어린 나에게도, 지금의 성인이 된 나에게도 동경의 대상이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따라 동료들과 함께 의지해 걷는 모험길은 낯설지만 친숙한 곳이며, 그곳에서는 싸워야 할 대상인 '나락'만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전국 세계는 존재한 적 없는 고향 같다. 무섭지만 모든 것이 친숙한 곳, 가야할 길이 정해져있는 곳, 그리고 무엇보다 창공의 별이 잘 보이는 것... 그렇기에 OST인 '시대를 초월한 마음'을 들을 때는 (존재한 적 없는) 고향에 대한 깊은 충동을 느낄 수 있다. 저 아름다운 멜로디에 실려, 너무 밝은 빛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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