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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라 Jan 10. 2021

K자형 회복

포스트 코로나

K자형 회복,
고학력·고소득 노동자는 경제 침체에서 빠르게 회복하는 반면 저학력·저소득 노동자는 침체가 더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


코로나가 끔찍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회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점에서 가장 최악이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엔 이런 현상을 일컬어 K자형 회복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일부가 더 안 좋은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걸 회복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코로나로 인한 K자형 회복은 사전적 정의와 같이 고소득/저소득 노동자로 단순화하기엔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띤다. 산업도 일부 산업들만 선택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그렇지 못한 산업은 아직도 내리막길이다. 근로 안정성이 높은 직업군은 예년과 같이 업무를 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직업군은 가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처럼 근로소득 및 근로 안정성의 차이로 인한 격차는 물론, 자산 가치의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21년 1월 중순 기준으로 코스피 시총이 3천을 넘어 작년 초에 비해 1천 포인트 이상 올랐고, 20년 초만 해도 천만 원 남짓하던 비트코인이 4.7천만 원을 초과했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값은 KB시세 기준으로 10억을 돌파했다. 퍼센트로 따지면, 전국적으로 6.89%, 수도권 기준으로 10.8% 급등했다. (20.11월 KB국민은행 기준)


그에 반해 임금은 거의 동결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21년 최저임금은 전년에 비해 1.5% 상승했다. 하긴 20년 경제성장률이 고작 -1%에서 -0% 정도로 전망되고 있는 판국에, 임금이 더 상승하길 바라는 게 무리인 거 같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근로소득으로는 더 이상 자산의 증식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고 있다. 부동산을 패닉 바잉(Panic buying)하고, 주식에 동학 개미가 몰리고, 너도나도 비트코인을 시작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더 부자가 되고, 자산이 없는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자산을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산 가치는 왜 이렇게 비약적으로 상승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혼재되어 있겠지만, 양적완화로 인한 돈의 가치 하락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양적완화로 인해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리고, 0%대 금리가 유지된다. 이전에 금리가 5%~10% 일 때는 저축만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었는데, 0% 금리에서는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게 무의미해진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니 결국 시중에 풀려있는 돈들이 모두 자산에 투입되고, 수요가 늘어나니 한정된 재화인 자산의 가격은 급등하게 된다.


코로나로 인한 양적완화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 영향이 얼마나 갈지,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 백신이 보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코로나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80만 명씩 늘고 있는 상황이고, 전 세계에 백신이 보급되려면 몇 년은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세계 경제도 한동안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을 확률이 크고, 0%대 금리를 유지하는 기간도 짧지 않을 것이다.


요즘 정부에서는 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투기꾼 취급하지만, 나는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근로소득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어찌 됐건 이 뉴 노멀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재테크를 아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자산을 매입하라 마라 이런 조언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매입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서 공부를 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부디, 낙오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V자형 회복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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