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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천상의 와인 PETRUS를 품은 Pomerol

 lalande-de-Pomerol 오가닉 와 Chateau Moncet

https://brunch.co.kr/@larosedepensee/12

생떼밀리옹에서 진한 보르도의 기억들을 회상한 후,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내가 보르도 지역 와인들을 마실 때 가장 섬세하고 우아하다고 느꼈던 와인이 포메롤 지역이었다. 그나마 정말 가끔 진한 레드 와인이 그리울 때면, 가끔 사서 자기 전에 한 잔씩 마셨던 바로 그 와인인데, 내가 있던 숙소에서 불과 10분 거리였다.

전 날 저녁 방문했던 Pomerol의 성당

어차피 루아르 방향으로 올라가는 방향이기도 했고, 무작정 Pomerol로 향했다. 사실 Pomerol 지역은 그 전날 저녁에 숙소를 향하던 중, 바이오 와이너리 한 군데를 찾아서 전화를 해 보았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개인적인 일 때문에 방문이 곤란하다는 연락을 받고는 어떡하지 하고 포기한 상태였다. 그래서 Pomerol 바로 위 Baronne 지역에 붙어있는 Lalande-De-Pomerol로 향했다. 두 지역이 무슨 차이냐고? 아래 지도를 보자.

지도 상에서  Libourne라는 도시가 보이는데 그 아래쪽이 그 전날 갔었던 Saint Emilion이고 근처는 싹 다 와인 밭이기에 그나마 상업 시설이나 주거 시설이 있는 소도시로 Libroune에서 에어비엔비를 얻었는데, 그 바로 위에 붙어있는 곳이 바로 Pomerol, 그리고 Barbanne 강을 기점으로 그 윗부분 좀 더 넓은 지역이 Lalande-de-Pomerol이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크게 맛과 퀄리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Pomerol의 인지도가 더 높기에 상대적으로 그곳들의 가격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제한되어있다면, 언제나 실제 가치 대비 Over-valued 되어있으므로, 나는 항상 Under-Valued 된 지역의 와이너리들을 찾아보기를 더 좋아한다. 라랑드 드 포메 홀, 이름도 얼마나 귀여운가. 마치 뭔가 라라랜드처럼 그 밤의 달빛 아래에서 마셔야 할 것 같은 레드 와인.

Lalande de Pomerol 시내

무작정 구글맵에 lalande de Pomerol 시내를 찍어서 가다 보니, 뭔가 관광안내소 같은 곳이 보였다. 차를 세우고 물어보려고 사무실 앞에서 뭉그적 거리고 있다 보니 아주 젠틀해 보이는 남성분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Lalande de Pomerol의 협동 조합

"혹시 무슨 도움이 필요하신 가요?"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베르사유에서 경영학 석사 디지털 전공을 졸업에 앞두고 프랑스 와인 시장에 관해 논문을 쓰고 있던 참에 개인적으로 호감이 있던 포메롤 지역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추세인 바이오/내추럴 와인 추세를 반영하는 와이너리가 이 곳에도 있는지 궁금해서 오게 되었어요!"


"아 잘 왔어요. 사실, 나는 Lalande de Pomeorl 협동조합의 President, Xavier Piton이라고 합니다. 우선 나도 오전에 회의 약속이 잡혀서 이야기를 이것저것 해주고 싶지만 일단 내 번호만 남겨주고, 우선은 내가 추천하는 두 군데 와이너리에 한 번 방문을 해보아요."

방문 약속을 잡은 Château Moncets

역시, 라라 랜드. 내가 한 번쯤은 와보고 싶어 꿈꾸던 곳이라 그런가, 아주 자연스럽게 가장 정확한 정보로 내게 필요한 와이이너리를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그곳은 바로 Château Moncets & Chambrun.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구글맵을 찍어서 확인하다 보니 이게 웬걸, 어디서 많이 보던 와이너리 이름이 보인다.


PETRUS. 페투르스!


아니!! 진짜로? 한국에서 로마네 콩티야 워낙 그전부터 유명했지만, Petrus는 비교적 최근에 많이 명성을 떨치게 되며 근 10년간 엄청나게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로마네 콩티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데, 21년 3월에 유튜브 경태지의 와인스 코프라는 채널에서 실제 본인께서 페투르스 방문기를 올려주셨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youtu.be/-FCrtyusI4w


위와 같이 제목만 봐도 압도적인 페투르스.

페투르스는 영어 이름 Peter, 결국 예수의 12 제자 중 수제자였던, 베드로로 첫 번째 로마의 교황을 상징한다고 한다. 페트루스 와인 라벨에 그러 져 있는 사람은 바로 그 베드르로, 그의 손에 들려있는 열쇠는 천국의 열쇠를 뜻한다고. 이러니... 페투르스의 명성이 상징적으로도 천상으로 날아갈 수밖에.
페트루스 입구에 달린 천국의 열쇠
원래는 7헥타르의 작은 와이너리로 아르노 가문이 운영하던 19세기만 하더라도 메독 지역의 그랑 크뤼 2등급 수준으로 취급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20세기 리부른에서 꽤나 잘 나가던 Edmond Loubat라는 여성이 25년간 샤또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하여 1945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이후 본격 마케팅을 하게 된다. 영국 엘리자베스 공주가 1947년 결혼식을 올리기 전 진행되는 약혼식에 마담 Loubat는 최고의 페트루스 매그넘 1병을 선물을 하게 되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엘리자베스의 결혼식 메인 와인으로 페투르스가 선정된다. 뿐만 아니라 엘리자베스 2세로 즉위를 할 때도 페투르스 12병을 선물하며 영국 왕실이 사랑을 받게 되는데,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타게 된다.
이 설명을 듣고 바로 Petrus 정문에 주차
하지만 이 마담 Loubat가 1961년 죽고 나서는 조카들에게 상속되나 그들은 와인에 대한 열정이 부족했고, 비슷한 시기 Libourne 작은 마을에서 와인 중개업을 하던  Jean Pierre Moueix는 이쪽 지역, 즉 전통적인 보르도 좌안의 5대 샤또들이 아닌, 보르도 우안의 Merlot 품종 와인들이 저평가되어있다고 느끼고 열심히 홍보를 하며 조카들이 다투는 사이, 페투르스를 인수하며 장-끌로드 벨루를 영입한다.
비교적 최근 2003년에 Jean Pierre Moueix는 둘째 아들 Christian Moueix에게 포도밭 관리를 넘기는데 특이한 것은 그가 최초로 친환경 포도 재배 방식을 보르도에서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당시 메독 지역들이 연 2회 밭갈이 및 잡초 제거를 하는 방면 그들은 4회를 적용하였고, 이 외에도 배수에 아주 완벽한 땅이 페투르스가 가진 와이너리의 구조이기에 구조적으로도 좋은 와인을 키우는 게 타고난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페투르스 초입 전경

한국에서는 최근에 지드래곤이 1988 빈티지 와인을 마시면서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그 전의 이런 유명세를 모두 차치하고, 가장 본질적으로 살펴보아야 하는 점은 결국 끊임없이 남들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묵묵히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연구하며 혁신을 거듭해가는 것. 그리고 상대적으로 Undervalues 된 와인들을 발굴하고 안목을 통해 정성을 다해 그 가치를 널리 퍼트리고자 하는 열정. 그것들이 모두 조화가 되었기에 지금의 PETRUS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사실을 이해하고 나서 향했던 Château Moncets & Chambrun. 불과 페투루스와 2km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물론 강을 사이에 두고 페투르스는 Pomerol 이곳은 Lalande-de-Pomerol에 해당하긴 하지만, 포도밭이 페투루스의 뒤에 바로 접하고 있기에 샤또에서도 와인을 생산하는데 더욱 자신감이 있다고 한다.

한창 리모델링 중이던 샤또

방문하기 직전 협도 조합 대표의 추천을 받고 왔다고 하니, 너무나 친절하게 맞아주던 Beatrice! 알고 보니 보르도는 바다와 강을 끼고 있어 땅은 비옥하지만, 문제는 비가 자주 오는 바람에 전통적으로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많이 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자주 일어나는 병충해에 대한 설명

지중해가 가까운 늘 햇빛이 나는 곳들은 포도나무의 잎들과 포도가 물기나 날씨로 인해 습해지지 않지만, 보르도의 경우 자주 오는 비의 습기 때문에 우선 버섯이나 곰팡이 등이 펴서 쉽게 병에 잘 걸리고 이를 막기 위해 농약을 뿌리는데, 비가 오면 또 쉽게 그 보호막들이 쓸려내려 가며 여러 번 사용하게 되고, 그것이 토양에 잔존하게 되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완전히 유기농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샤또에거 키우는 귀여운 양들

그래도 오가닉 와이너리로 대표되는 이 샤또는 포도밭의 잡초들을 제거하기 위해 어두운 색깔의 양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노르망디에서 보는 크고 하얀 양들보다 작은 크기의 양들로 포도밭 사이사이를 다니면서 잡초를 먹기에 용이한 양들이라고 한다. 문제는 얘들이 포도도 너무 좋아해서 잘 먹어대서 문제라고 ㅎㅎ

샤또에서도 최상급 와인 라인. 최상의 관리

아무튼 그런 설명들을 듣고 큐브가 저장되고, 배럴들이 저장되는 공간에서 얼마나 정갈하고 안전하게 와인들을 생산하는지 볼 수 있었다. 정말 이 설비와 생산 과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필요할지도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와인 가격이 비쌀 수밖에.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18 16 15

테이스팅에서는 2018 / 2016 / 2015 와인을 순서대로 마셨는데 2015 와인이 정말 가장 맛있었다. 확실히 생떼밀리옹보다 또 한 단계 훨씬 섬세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에, 그쪽은 강한 인상을 추구한다면, 포메롤의 와인은 확실히 비단처럼 부드럽지만 묵묵히 자기의 진중함을 입 안에 남겨두고 싶어 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2016년도 너무 맛있었으나, 거기에 상대적으로 2015년이 너무 맛있어서 결국 15년도 4병과 16년 2병을 샀다.

포메롤 특유의 십자가 문양

이왕 이 먼 보르도까지 와서 힘들게 사보는 와인인데, 이왕 선물을 하든 남에게 주던 그냥 2015년 거를 마시는 게 젤 좋겠다 싶었다. 물론 내추럴 와인들에 비해 가격은 평균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페투르스와 바로 맞대어 자라는 와인 밭에서의 퀄리티를 생각하다면 결코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렇게 우선 보르도의 좌안이 아닌, 우안 지역의 가장 상징적인 지역, 생떼밀리옹 와 포메롤 지역의 방문이 끝이 났다.  다음 글에서는 어, 보르도 중에 이런 곳도 있어? 아니 보르도 와인이 이렇게 깔끔하고 물 마시듯 술술술술 넘어간다고?? 하는 와이너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지롱드 강에 바다처럼 이는 파도가 힌트

사실 그곳이 보르도에 와서 처음으로 간 와이너리인데, 우리가 전통적으로 아는 보르도의 가장 외곽에서 거의 루아르와 같은 가격대의 와인에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신의 물방울에서 샤또 몽페라 와인으로 한국에서는 가성비 끝판왕 와인으로 많이 수입되고 있는 와이너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며칠 뒤 해당 와이너리에서 보내는 와인이 도착할 예정인데 주중에 마저 열심히 업데이트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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