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장이었던 김○○ 형사님이 두 번의 승진 후 다른 경찰서 강력팀장으로 발령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서에서 가까운 경찰서라 축하 인사 차, "형님 사무실에 계세요?" 전화를 드리고 테이크 아웃 커피 5잔을 양손에 들고 그 경찰서 강력팀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형님께서는 "오~ 준형이 왔구나~"라며 팀원들에게 당신의 첫 조원이었다며 제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팀원들과 인사를 하면서 한 팀원에게 형님이 요새도 '실적~ 실적~' 노래를 부르시냐고 물었더니, 어색한 미소를 짓는 걸로 봐서 속으로 '형님의 실적 사랑은 변함이 없으시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여기 팀원들이 형님 때문에 약간 힘들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 팀 데스크가 저에게 "김형사님, 말 놓으세요. 제가 1살 동생입니다."라기에 저는 데스크에게 그러라고 했는데, 대뜸 형님께서 저에게 "너 아직도 막내냐?"라고 물었습니다.
당시 제가 우리팀 막내이기는 했지만, 형사를 7년 차부터 시작하였고 강력팀만 10년 차였으니 다른 경찰서 데스크 중에는 종종 저보다 후배가 있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웃으며 아직도 막내라 컵 닦고 책상 닦는다고 하니까 형님은 안쓰러운 듯 바라보셨고, 팀원들은 분위기가 어색한지 저에게 막내하다가 다 건너뛰고 바로 팀장으로 가실 거 같다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경찰 수사부서 중에서 그 힘들다는 강력팀에서 막내로 10년을 버텼다는 게 저 자신에게 대견하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