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40년 넘게 살아온 내 인생에 꿈이 생겼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가 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를 찾았다.
그 이유를 바탕으로 나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세상에 나와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는 믿음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던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
나 역시 이 우주에, 이 지구에 필요해서 만들어졌다.
고명환, <고전이 답했다>
지구는 내게 무엇을 바라는 걸까?
단순히 월급이나 받으면서 평생 학생들을 가르치기를 바랄까?
좋은 글과 훌륭한 강연으로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까?
나는 후자라고 믿는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했다.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했다.
초, 중, 고를 그렇게 지냈다. 꿈과 희망도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소프트웨어학과를 가기로 결정했다.
게임을 좋아하니,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꿈은 아니고, 그냥 게임을 만든다는 핑계로 실컷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대학에 들어가니 동기들은 꿈이 있었다. 목표가 있었고 열심히 살고 있었다.
블리자드라는 잘 나가는 게임 회사에 취업한 친구도 있었고, 삼성 SDS에 들어간 동기도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지 못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었다.
4년 동안 컴퓨터 공부를 하면서, 코딩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만 깨달았다.
그냥 의대를 다니는 동생이 부러워서 재수를 시작했다.
원래는 한의대를 가고 싶었다.
고등학생 때 고 김은성 작가의 <소설 동의보감>을 밤새 읽었다.
허준처럼 훌륭한 한의사가 되고 싶었다.
문제가 있었다.
손을 떨었다. 술을 마시지도 않는데, 수전증이 있었다.
병원을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딱히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하지는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침을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약물 치료를 6개월간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6개월이나 약을 먹는다니 그건 안 되겠다 싶었다.
의대로 목표를 바꿨다. 의사도 수술을 하려면 수전증이 있으면 안 될 터였다.
거기까진 생각을 못 했다. 수술을 하지 않는 의사가 있겠거니 낙천적으로 생각했다.
3년간 재수 학원을 다니면서 도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지금 15년째 초등 교사를 하고 있다.
현장에 나와보니 내가 생각하던 직업이 아니었다.
학생들만 가르치는 줄 알았는데, 행정 업무가 많았다.
발령받고 몇 년 동안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초등학교부터 총 23년 동안 공부만 했는데, 좀 쉬고 싶었다.
그렇게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집에 와서 많이 먹었다.
매일 피자와 치킨을 먹고, 아이스크림, 과자를 끊임없이 먹었다.
몸무게는 점점 늘어났고, 건강도 악화됐다.
결혼하기 전까지 대충 살았다. 의미 없는 인생이었다.
꿈과 목표가 없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 그냥 살아갈 뿐이다.
이제는 그렇게 흘러가듯이 살지 않는다.
피곤하고, 쉬고 싶어도 매일 새벽 6시에 예약 발행을 하기 위해 쓴다.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쓴다.
다시 한번 물어본다.
당신은 지구에 무엇을 하러 오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