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년 여성들의 노동 기록 프로젝트 : 소란>입니다.
항상 있어 왔음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 ‘청년 여성들의 노동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자 시작된 ‘소란’의 1주년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소란’을 만들어가고 있는 두 운영자 태린, 현정이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소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셀프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Q1. 최근에 활동이 뜸했는데 어떻게 지내셨나요?
현정: 오랜만에 뵙네요. (웃음) 소란은 처음에 거창한 계획을 갖고 시작한 게 아니라 그냥 하고 싶어서, 즉흥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기고나 인터뷰가 있으면 작업하여 업로드하고, 시간되면 둘이 만나서 프로젝트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음 인터뷰 준비를 하며 활동을 이어왔죠. 최근엔 주변에서 인터뷰나 기고 들어오는 게 없었고, 각자의 할 일을 하며 잘 지냈어요. (웃음)
태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어요. 사실 저희가 전문적으로 기록에 대해 공부했던 것도 아니고, 관련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었거든요. 단순히 경험들을 수집하고 기록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사안들을 접할 수록 더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고민과 공부를 이어나가며 활동하려고 해요.
Q2. 소란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소감은 어떠신가요.
현정: 인터뷰해주신 분들과 기고해 주신 분들, 그리고 소란을 읽고 관심 가져 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려요. 소란 덕분에 기록자/활동가로 소개되어 많은 분들을 만났어요. 사실 어떻게 기록하고 활동해 나갈지에 대한 계획이나 관련 경험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요. 그래서 많이 부족했지만 그만큼 많은 걸 배우고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태린: 수상 소감 같아요. (웃음) 저도 일단 여러 방면에서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여기까지 왔으니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3. 지난 1년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태린: 아무래도 첫 글을 올릴 때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 이런 거 해볼까?’라며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이름을 짓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 나갈 건지 컨셉과 대략적인 방향을 정하고, 주변에서 글을 모으기까지의 과정이 정말 속전속결로 진행됐어요. 빨리 이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설렜어요.
현정: 대면 인터뷰를 처음 했을 때도 기억에 남아요. 정말 떨렸고, 돌이켜보면 인터뷰어로서 부족한 부분, 놓친 부분이 많았어요. ‘청년 여성 노동’이라는 주제만 정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지,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듣고, 어떻게 전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과 지식이 부족했다는 걸 깨닫고 공부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Q4. 최근에 인상깊게 보았던 여성-노동 관련 이슈는 무엇인가요?
현정: <회사가 사라졌다>라는 책이요. 폐업으로 인한 피해와 고통이 사실은 누구에게 전가되는지, 여성 노동자들이 폐업을 가장한 해고에 어떻게 맞서는지에 대해 ‘싸우는여자들기록팀 또록’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 책이에요.
태린: 아무래도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이 아닐까 싶어요. 12월 말에 농성장을 찾아 조합원 동지들을 인터뷰하고, 르포 기사(<<일다>> 여성 청소노동자 집단해고가 이렇게 쉽나요?)를 쓰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저희는 청년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주로 담지만, 사실 여성 노동자들은 어느 일터에서든 가장 취약한 존재인 경우가 많고, 여러 부분에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고용승계 쟁취를 위한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5.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현정: 소란이 전한 이야기는 다양한 청년 여성 노동의 극히 일부라고 생각해요. 출판, 입법, 미용 등등 곳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거예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을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또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분, 반대로 코로나 시국에 새로 생기거나 수요가 많아진 업종, 예컨대 배달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태린 : 지난 12월 월간 <참여와혁신>과 인터뷰를 했는데, 기자님께서 소란을 ‘청년 여성 노동자들의 말할 공간’이라고 표현해 주셨어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계속 언급하고 있어요. (웃음) 말 그대로, 청년 여성 노동자들의 말할 공간이 되고 싶어요. 저희가 여성 청년 노동자 당사자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강점을 살려 더 많은, 더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알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