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우리보다 더 빠르게 경제와의 공존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업무상 국제뉴스를 매일매일 체크하며 국가별 코로나 상황과 대응 방향에 대해 관심 있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 해외에 체류 중인 학생들이나 학교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각 국가의 분위기를 파악하고자 많이 물어보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의 경우 2월 경부터 상황이 심각해지기 시작했고 북미나 유럽은 3월 경부터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력으로 한 순간 국가 간의 이동이 막히고 특히 사망률이 높았던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경우 상당히 충격적인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많은 유럽의 국가들은 결국 강력한 락다운을 하며 지역 봉쇄, 국가 봉쇄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했습니다.
처음 코로나가 발생하고 전 세계가 패닉에 빠지면서도 사실 코로나가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곧 치료제가 나오던지, 어느 시점에 사그라들던지 혹은 적어도 팬데믹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락다운까지 하며 강력하게 코로나의 확산을 막으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름이 되면서 유럽은 서서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며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와 같은 완화 정책은 결국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성행하게 만들었으며 현재 꾸준히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데 과연 유럽은 다시 락다운을 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유럽이 어떤 선택을 할지 매일매일 유럽 관련 보도자료들을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한 동안 기조를 잡지 못하는 듯 보였으나. 최근 뉴스들을 보면 유럽은 with 코로나 즉, 더 이상의 락다운을 하지 않고 전염병에 대한 방역과 함께 생존의 문제가 걸린 경제와 공존하는 방향으로 균형을 잡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일어나는 초유의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저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대다수의 국민들은 모두들 처음 보는 신종 감염증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당장 내 주변에서 그처럼 많은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보임에 어떤 면에서는 참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몇 달간 코로나를 통해 유럽을 보면서 정말 저들은 우리랑 참 다르구나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왜 다른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 보았는데 크게 세 가지가 우리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럽은 대부분의 국가들의 국경이 맞닿아있습니다.
또한 EU 즉 유럽연합이라는 초국가적인 개념의 커다란 커뮤니티 안에서 같은 EU인 끼리는 자유롭게 오가며 경제적으로 이미 많은 부분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사실상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봉쇄정책이 시작되며 어렵게 이룩해 낸 유럽연합이 "붕괴"가 올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수백 년을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얽혀있는 유럽의 국가들이 "유럽연합"이라는 초국가적 개념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것은 단일 국가인 한국에서 살아온 저에게 감히 이해할 수 없는 너무나도 큰 개념입니다. 솔직히 한 국가 안에서도 수많은 정치적 분열이 일어나는데 아예 국가마다 공화제도 있고, 군주제도 있고 전혀 다른 정치적 상황임에도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자체가 기적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위대하다고도 할 수 있는 유럽연합이라는 개념을 이끌도 있는 와중에, 봉쇄를 통한 유럽연합의 붕괴 가능성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상의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한 지리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연결되어 있는 유럽 특유의 상황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시 락다운을 해도 통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됩니다. 그 때문에 마스크 사용 등 최대한의 방역을 위한 규정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속도를 줄이며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이번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방역에 비교적 성공한 나라들을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 대만, 뉴질랜드, 호주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모두 섬나라와 같이 국경 통제가 가능한 국가들인 듯 보입니다.
유럽의 각각의 국가들이 지리적으로 모두 떨어져 있었다면 바이러스에 대한 통제가 적어도 지금보다는 쉽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고 지금도 여전히 최고의 방역은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려면 집에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온라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어디서든 인터넷이 되고, 저녁에 주문한 상품이 다음날 새벽이면 도착할 정도로 빠른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전 국민 대부분이 모바일을 사용하고 모바일에 익숙하고, 상당히 다양한 플랫폼이 많은 영역에 존재합니다. 즉,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더라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국가들이 우리처럼 이렇게 온라인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유럽의 경우 국가별 지역별 편차도 굉장히 크고 많은 온라인 플랫폼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만약 우리나라도 온라인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고 많은 국민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유럽은 오랜 역사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대사회의 틀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국가들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갖고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 안에 영국을 제외하고 27개국이 포함되어 있는데 각 국가별로 고용방식도 다르고 주거방식도 다릅니다. 또한 다양한 인종이 섞여있으며 최근에는 이민자 문제도 상당히 큽니다.
주거 역시 한국같이 전세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대부분 렌트비를 내고 사는 것도 장기간 봉쇄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인 듯하고 월급, 주급, 시급 등 다양한 형태로 샐러리를 받는 것 역시 빠르게 실업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종교와 민족의 다양성에 따른 복잡한 사회문제가 항상 함께해 오고 있었기 때문인지 "외부의 위험"에 대한 평상시의 노출이 크고 훨씬 익숙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결과적으로 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서워하되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문제들이 항상 함께(with) 해 왔기에 코로나 역시 그와 같은 상황으로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외 언론사들의 큐레이션 된 보도자료 외에 정말 유럽 사람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유럽에 있는 한국 학생들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 상황이 되는 한도에서 계속 물어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주로 컨택하는 사람들은 학교 관계자나 학생들이다 보니 9월 학기의 시작을 신호탄으로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무감해지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학생들도 학교 관계자들도 어차피 확산은 막을 순 없고, 그나마 마스크를 쓰는 등의 개인 방역은 하되 경제와의 균형을 위해 코로나와 공존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지난 6개월간 유럽은 처음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보다는 코로나와의 공존을 위해 조금씩 위드 코로나를 향한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철저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는 우리가 보기엔 여전히 부족해 보이는 부분도 많습니다만 그들 나름대로 계속해서 위드 코로나를 위한 방역체계를 조금씩 보완해나가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정답이 없는 지금, 각 국가들과 사람들은 각자의 처한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간 우리와 다른 유럽을 보며 왜 그럴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나름의 이유들을 고민해보고 포스팅해봅니다.
요즘 백신이 희망고문이라는 이야기도 참 많습니다. 지난 6개월간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 희망과 암울한 보도자료가 하루가 다르게 번갈아가며 나오는 것을 경험하며 이젠 보도자료를 봐도 별로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2020년 봄, 갑작스럽게 찾아온 커다란 위험이 아직까지 우리 곁에 있고, 건강에 대한 두려움 역시 여전합니다.
코로나 블루에 이어 코로나 레드를 겪기 시작한다는 지금,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는 다른 나라들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지금 힘든 많은 분들이 이 순간이 빨리 지나길 바라며 희망과 긍정의 생각을 갖고 같이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