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재원 와이프로 살아남기
회사를 퇴사하고 남편은 먼저 중국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나는 나의 삶의 변화가 너무 컸고, 또 한국 생활을 정리하는 상황에 정신이 없었다.
남편은 미안하다고 이야기 했지만, 나도 불안한 마음과 한편으로는 쉬게된다는 설레는 마음이 섞어져서 괜찮다고 대답은 했지만 내가 괜찮은 건지 몰랐다.
그러다 남편이 출국을 얼마 앞두고 지난 결혼 생활이 애정이 기반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상황이란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일방적으로 나에게 본인을 위해서 중국에서의 삶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유명한 속담이 있지 않은가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그리고 과연 이 사람을 믿고 나의 모든 미래를 스탑하고 그곳에 가는게 맞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우린 싸우게 되었다. 그때가 결혼 4년차였는데 4년동안 못했던 모든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라고 서로에게 또는 스스로에게 되뇌이던 것들이 실은 괜찮지 않은 것임을 인정하기 위해서 나와 남편은 목이 터져라 소리지르며 싸우게 되었다.
아이를 낳고도 한번도 쉬지 못했던 이유를 나의 선택이 아닌 나를 그렇게 몰아세운 남편때문이라고 탓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은 집에 들어오면 자기는 아무도 아닌 것 같다며 그간의 불만을 이야기 했다.
이것은 우리가 4년가까이 살면서 한번도 입으로 나오지 않은 날 것의 말 들 이였다. 우리 다 힘들었지만 힘들다고 말하면 공감과 이해보다는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해 눌러온 말이였다. 이 다툼이 처음에 무엇 때문에 시작되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다툼으로 인해서 우리는 이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기로 하였다.
서로가 가지는 불안함과 한국 생활에서 각자가 느꼈던 외로움을 이야기를 하고 가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린 지쳐있었고 출국 날은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근처의 부부 상담 클리닉에 문의를 하여 부부 상담을 급하게 신청하였다.
처음에 남편은 그런 곳에 왜 가냐며 화를 냈지만 상담실에서 누구보다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도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었다. 비록 2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이였지만 솔직하게 대화를 나눈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대화는 각자가 책임져야할 의무에 대한 대화가 아닌 이 가정이 존재하는 이유인 우리의 감정과 애정에 대화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 일로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대화를 하자고 다짐을 하였고, 중국 생활 내내 많이 노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