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용 반작용의 법칙
“모든 작용에는 언제나 반대방향으로 크기가 같은 반작용이 있다. 두 물체가 주고받는 작용은 언제나 크기가 같고 언제나 반대방향이다.”
와인 이야기에 뜬금없이 뉴튼 (Newton)???
스쳐 듣기만 해도 아득한 느낌이 드는 뉴튼의 운동 법칙.
아빠가 위에서 언급한 법칙은, 뉴튼의 운동 제3법칙으로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야.
그렇다고 걱정은 안 해도 되^^ 아빠도 뉴튼 역학을 깊게 이야기할 생각도 없고, 능력 밖이야.
그럼 왜???
매일매일 일어나고 너무나 익숙해져서 어지간해서는 우리 삶에 아무런 파동을 일으키지 않는 일들이 많아.
먹는 행위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먹는 것을 이 법칙에 기대어 다시 말하면, 시아가 태어나서 19년째 받고 있는 상차림의 대부분에는 반드시 엄마의 힘이 작용한 것처럼, 모든 먹는 행위의 반대편에는 차리는 행위가 존재한다는 거야 (작용과 반작용).
시아가 앞으로 와인을 마시게 되면, 마찬가지로 이 뉴튼의 운동 제3법칙을 기억하면 좋겠어.
와인 한 잔을 마시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편에는 고민하며 그 와인을 만든 사람이 있다는 사실.
만나지는 못했지만 어떤 사람의 존재를 인식한다는 것 자체로 이미 와인은 다른 소비 상품들과는 차별화된 무언가를 갖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
만일 이 사람이 진지하게 와인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 병의 와인이 완성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고민들이 그 사람 머릿속을 가득 채웠을 거야. ‘언제 포도를 따야 할지’, ‘가지치기는 언제 할지’, ‘곰팡이 핀 포도송이는 어떻게 할지’, ‘합성 비료를 쓸지 말지’, ‘포도 나무 한 그루에 포도송이는 얼마나 남겨 둘지’, ‘오크통 안에서 와인을 얼마나 오래 둘지’ 등등. 고민은 끝이 없다.
여기에 더해 그 누군가가 와인을 만드는 땅은 어디에 있는지 어떤 풍토인지에까지 생각이 가 닿는다면 와인을 마시는 경험은 이미 차원이 달라도 한참 달라져 있을 거야.
아빠가 좋아하는 한 작가가 유튜브 방송에서 이런 맥락의 말을 한 적이 있어. ‘역사책이나 대하 역사 소설을 읽을 때, 지구본이나 지도를 곁에 두고 읽으면 이해가 깊어진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너무나 공감이 되었는데, 와인도 소설 속의 인물과 마찬가지로 배경과 정황을 더하면 훨씬 더 입체적으로 변하게 되거든. 와인을 마실 때 지도를 곁에 두고 포도원이 위치한 땅의 성질, 방위나 높낮이를 상상하고 또 어떤 기후대인지 떠올려보면 마치 그 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 것 같기도 해.
같은 와인을 마시는데도 마시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데 에는 당연히 감각 기관의 자극 수용 능력 차이도 있겠지만, 이에 더해 마시는 사람의 인문적, 지리적 상상력이 단단히 한 몫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