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가라 하와이"와 같은 기억에 남는 대사들은 지금 들어도 살아 있는 느낌이다. 친구라는 제목만 봐서는 훈훈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가 영화를 보는 내내, 피부가 오그라드는 느낌으로, 때로는 민망한 대사에 흔들리며 봤던 영화다. 르느와르 대부분이 그러하듯 영화 친구 역시 죽이고 죽고 또 결말이 좋지가 않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집필진이 매년 펴내는 '트렌드코리아' 2024 버전에는 이럴 글이 있다.
친구의 종류
-친분에 따른 호칭 구분: 겉친(겉으로만 친한 친구) -> 찐친(진짜 친구) -> 짱친(매우 친한 친구) -> 평친(평생 친구)
-목적에 따른 호칭 구분: 밥친(밥 같이 먹는 친구), 술친(술 마시는 친구), 러닝메이트(같이 뛰는 친구) 등
내가 고등학교, 대학교 때에는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많거나, 친구가 많다고 하는 기준은 대부분 그 깊이가 깊지 않았다. 몇 번만 만나도 친구라고 부르면서 잘 아는 사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친구라고 한다면 그 종류에 따라서 현재 친구의 구분을 지을 수 있다. 명확한 구분을 지어 해석하기를 좋아하는 요즘 사회의 풍토에 맞는 구분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에게는 찐친, 짱친, 평친이 몇 명이나 있을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데 그 친구도 그렇게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