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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연 Jul 11. 2023

과정 02

멀고도 가까운 07102023

≪멀고도 가까운≫은 타국으로 이주해 살아가는 아시아 여성 작가들을 1:1로 매칭해, 네 쌍의 작가들이 5개월간 나눈 대화를 전시의 형식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2023년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5개월 간의 여정은 웹사이트에 2023년 7월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아카이브 될 여러 형식의 작가들의 대화와 그 안에서 생성될 주제는 2024년 2월 10일부터 3월 10일까지  A.I.R. Gallery(여성 작가들을 위한 미국 최초의 비영리 기관)에서 개최한다.


6월 1일에 시작된 작가들의 대화 컨텐츠는 30일에 받기 시작해 일주일 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걱정이었던 SNS 운영은 이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가 기쁘게도 도와주기로 했다. 오늘 (7월 10일 월요일) Chang Sujung : Seung-Min Lee의 첫 대화가 올라갔고, 앞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11월 첫째 주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작가들의 대화 컨텐츠가 웹사이트와 SNS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대화 내용을 작가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나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에 짧은 생각과 물음표가 담긴 문장의 이메일을 전달한다. 혹시나 이메일을 받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곳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길 바란다. 긴 호흡으로 힘을 빼고 작가들과 함께 동행하려고 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8명의 작가소개도 곧 브런치에 짧게나마 남기려고 한다.


Chang Sujung과 Seung-Min Lee를 프로젝트의 첫 컨텐츠로 결정한 이유는 그들의 룰 때문이다. 그들이 서로의 노트를 기획자에게만 공유했고, 내용이 웹사이트에 올라갈 때, 비로소 서로의 내용을 확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 입장에서는 그들의 다음 대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맨 처음 소개해야만 했다.


수정과 승민이 이런 룰을 정한 이유는 그들의 노트에서 추측할 수 있다. 서로 개성이 강한 두 작가가 만났을 때 누군가가 먼저 무엇을 하자라고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일이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다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이런 방법을 생각하게 한 것 이 아닐까. 조금은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한 후, 글로써 나중에 서로의 생각을 엿보는 형태의 대화다.


둘의 노트를 읽어보면,  모두 자기 자신이 놓인 “위치”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특히나 승민의 노트를 보면서 웃펐던 이유는 Korean-American이기 위해 외부로부터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배워야만 했던 일들이다. 여기서 나는 주변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너는 너 스스로 Korean-American이라고 생각해?" 많은 친구들이 바로 "그렇지."라고 대답했고, 소수의 친구만이 "잘 모르겠어" 혹은 "그냥 Asian-American 이야"라고 대답했다. Korean과 American 사이에 놓인 수많은 점들 사이에 어디에 동일시해야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발화할 수 있는 것일지 잠시 생각했다. 이것 또한 내 위치에서 둘의 노트를 읽고 생각한 것일뿐이다. 작가들에게 보낼 이멜을 수없이 쓰고 고쳤다. 혹시나 내 문장이 상처가 돠는 일이 없었으면 했다. 결국은 돌고 돌아 그들의 노트를 읽고 떠올린 작가, Frantz Fanon의 “Black Skin, White Mask“의 감상을 빗대어 쓰게됐다. 문학 뒤에 숨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우회해서 쓴 것이다. Fanon은 세상이 정의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향해 싸웠으며, 동시에 자신의 피부 색을 잊지 않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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