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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연 Jul 18. 2023

과정 03

멀고도 가까운 07172023

≪멀고도 가까운≫은 타국으로 이주해 살아가는 아시아 여성 작가들을 1:1로 매칭해, 네 쌍의 작가들이 5개월간 나눈 대화를 전시의 형식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2023년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5개월 간의 여정은 웹사이트에 2023년 7월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아카이브 될 여러 형식의 작가들의 대화와 그 안에서 생성될 주제는 2024년 2월 10일부터 3월 10일까지  A.I.R. Gallery(여성 작가들을 위한 미국 최초의 비영리 기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주는  Yasi Alipour와 Kyoung eun Kang의 첫 대화를 작가들과 나눈다. 사실, Yasi와 Kyoung eun은 이 프로젝트를 계획하면서 가장 먼저 짝으로 구상했던 작가들이다. 다른 세 쌍의 작가들은 자신이 함께하고픈 작가를 직접 선택했지만, 선택하는 일에 주저했던 둘은 기획자의 의도로 엮어져 둘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둘의 첫 대화에서는 좀 더 조심스럽고, 좀 더 설레는 마음이 다른 작가들보다 더 가까이 다가온다.


둘의 대화에서 그들은 몸, 특히 '손'의 감각이 불러일으키는 기억을 끄집어내 땋는 행위를 영상으로 만들어 전달해 주었다. 그리고 경은의 메일에 대한 회답으로 야시는 끝없이 종이를 접어 나가는 가운데 만들어진 수많은 선이 담긴 작업의 과정을, 그리고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자신의 뒷모습(땋은 뒷머리)이 담긴 사진을 전달해 주었다.


아래는 작가들에게 전달한 영문 메일을 한글로 번역한 이메일이다. 늘 그렇듯, 내가 쓴 글을 번역하는데도 뉘앙스 전달이 어색하다.



안녕하세요,


모두들 주말 잘 보냈길 바랍니다.


저는 여름감기 때문인지 목이 좀 까슬까슬해요. 그래도 여름이라는 계절이 가지는 푸르름과 하얀 여름밤 때문인지, 이런 몸의 불편함조차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낭만적 매개가 되네요.


다소 감상적인 인사말을 여러분에게 건네게 된 것은, 이번 주에 나눌 Yasi Alipour와 Kyoung eun Kang 작가의 대화 때문인 것 같아요. 웹페이지에 그들의 대화 전문이 올라가 있으니, 우선 그들의 대화를 엿본 후에 아래 이메일을 읽어주면 고맙겠어요.




Yasi와 Kyoung eun 사이에 흐르는 적절한 긴장감과 거리감을 여러분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두 작가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리듬과 호흡이 그대로 전해져, 둘을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두 채널 영상인, <Braid>에서 야시는 카메라를 켜고 자신이 두르고 있는 초록색 스카프의 솔을 땋아갑니다. 그것을 받아 본 경은은 야시를 따라 자신의 검은 머리를 땋는 뒷모습을 보여주죠.

경은은 야시의 손을 따라갑니다.

두 화면에서 그들은 동시에 땋는 행위를 계속합니다. (그들은 함께 땋고 있습니다.)

야시는 자신이 다 땋은 솔을 보이고 카메라는 꺼집니다. 그리고 경은은 자신의 머리를 계속 땋아가죠. 그러다 경은의 왼 손이 자신이 땋은 머리를 잠시 붙잡고 있다, 화면은 사라집니다.


영상이 켜지고, 꺼지고/사라지는 둘의 시차(거리)와,  각자 그리고 함께 땋아가는 행위가 야시와 경은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연대라고 생각했어요. 꼭 우리가 (자매) 애로 부르지 않더라도, 한 사람으로서, 작가로서, 동료로서 연결되기도 했다가 연결되지 않기도 하지만 서로를 (적절한 거리에서) 지켜봐 주는 것 말이에요.


한국에서 그녀의 영상 작업, <Every Morning, Every Evening>과 같은 생일상을 가족들과 함께 나눠먹을 경은을 상상합니다.

자신의 끝없는 공간에서 종이를 접고 있을 야시를 생각합니다.

경은과 야시가 앞으로 땋아나갈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아래 이미지는 집 근처 공원에서 풀을 땋은 것을 찍어봤어요. (Brading Sweetgrass를 읽은 분이 계신지?) 여러분도 나누고 싶은 게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야기해 주세요.


다음 주는 Bonam Kim과 Lu Zhang의 대화를 여러분과 이야기 나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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