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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Jun 28. 2022

놈/nom

#첫 번째 이야기_ 놈은 아무도 모르게 구덩이를 판다


놈이 있었어.

뭔지 모를 음흉스러움에

저절로 꺼려지는 놈이었어.

 

모두들 놈을 피했지.

모르는 척하고 없는 척을 했어.

놈은 그것이 싫었어. 

화가 치밀어 올랐어.

모두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했지.

놈은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어.

아무도 모르게 말이야.


놈이 파놓은 구덩이에 빠진 사람들은 절망했어.

너무 깊어서 혼자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거든.


놈은 그 모습을 숨어보고 있다가,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긴 손을 내밀어 끌어올려 주었지.

 

모두들 놈을 좋아하기 시작했어.

놈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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