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주인공이 가진 강하고 굳건한 신념은 소년 만화의 흥행 법칙 중 하나이다.
슬램덩크의 주전 멤버 다섯 캐릭터 모두 사랑받는 이유 또한 그들이 가진 서사와 그 서사가 뒷받침해 주는 강한 신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가장 핫한 ‘괴수 8호’의 주인공은 소년만화 치고는 나이가 꽤 있지만 우리가 열광하는 포인트는 그 나이가 되어도 꺾이지 않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니 나는 어째서 이토록 그들에게 열광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치열했던 언젠가의 기억들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앞으로 선수로서 뛰지 못할 만큼의 부상에도 지금이 자신의 ‘영광의 순간’이라는 것을 직감해 밀어붙인 강백호에게서 가능성이 낮아도 해보고 싶던 일에 모든 걸 걸어버리는 나를 겹쳐보게 되었다.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도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답이라면 주어진 선택지에서 과감히 벗어나버리는 헌터x헌터의 곤에게서도 나를 겹쳐본다.
또 그들이 가진 불굴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모험을 지켜보며 나도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지기도 한다. 내 일상은 소년 만화 주인공들이 닥친 치열하고 극단적인 상황과는 달리 퍽 단조롭지만, 우리네 삶도 전쟁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니까.
저마다 군불처럼 하루도 식지 않는 불 위에서 자신이 지켜나갈 신념 하나씩 품고 살아가기에, 우리는 더욱 주인공들에게 열광하며 희열을 느끼는 것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