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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코끼리 Feb 23. 2023

보고의 기술

업무역량 01.

어느 회사든지 기획 부문에서는 보고서를 참 많이 쓴다.


보고서 쓰기가 싫어 기획팀에 가기 싫다고 하는 직원들도 꽤 많다.


과거보다는 보고서의 양이 줄고, 보고의 수단도 구두, 이메일, 메신저, 협업툴 등으로 간소해 진 것이 사실이지만, 문서화된 보고서는 여전히 조직에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나는 16년 간 기업의 경영 기획/전략 분야에 종사하면서

1페이지에서 수십 여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길이와 주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왔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효과적인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작은 노하우를 직장인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1. '현인대계'의 흐름으로 쓴다.

현인대계란 '현황-원인-대안-계획'의 줄임말이다. 이는 대학 재학 시 한 교수님으로부터 배운 것인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어떠한 사안이든지 현상이 있고 그 현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가 있다. 그것을 토대로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일정/인력/투자 등 세부적인 계획을 작성한다.


2. '주장'과 '근거'는 한 몸이다.

처음 보고 받는 사람이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핵심메시지와 그에 대한 근거를 위/아래로 함께 배치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는 내년 4분기부터 다시 인하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라는 메시지를 썼다면, 바로 아래에 '과거 기준금리 추이'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한다. 근거를 누락하거나, 주장과 근거를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3. 분류는 항상 '3개' 이내로 한다.

분류가 너무 많을 경우, 보는 사람은 머리가 아프다. 사안에 따라 전달해야 할 내용이 많을 수 있는데, 이때에도 가급적 유사한 내용은 동일한 카테고리로 묶어 단순화 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개 이상의 물류회사 현황을 조사했더라도 그 특성에 따라 '자산투자형', '아웃소싱형', '하이브리드형'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정리할 수 있다.


4. '가시성'도 중요하다.

우리가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를 생각해보자.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페이지를 펼쳤을 때 작은 글씨가 빼곡히 차 있다면 읽기 싫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글씨는 워드 기준으로 최소 11포인트, 파워포인트 기준으로 최소 12포인트 이상으로하며, 문단 간 간격도 1.3배수 이상으로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글과 글 사이에 이해를 돕는 사진, 그림, 표, 도식 등을 적절히 배치하여 보고서가 단조롭지 않도록 한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볼드체 처리 하거나 다른 색으로 하는 것은 좋으나, 남발하지 않고 꼭 필요한 부분만 적용하도록 하자.


5. 긴 보고서는 '요약 페이지'를 별도로 만든다.

관리자는 대부분 마음이 바쁘다. 보고서가 워드 기준으로 3장, 파워포인트 기준으로 5장이 넘어가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물론 한자 한자 인내심을 갖고 읽어주는 아량 넓은 상사도 있겠지만 쉽게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긴 보고서의 경우, 결론을 반페이지 또는 1페이지로 요약 후 맨 앞에 배치하여 읽는 자의 궁금증을 빠르게 해소해주자.




보고서를 잘 쓴다는 것은 단순히 글을 잘 쓴다는 것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과,

보고 받는 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심에서 나온다.


예술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만들 듯, 우리도 보고서에 진심을 담아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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