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늘 먹고 나서 후회할까
다이어트 업체에서는 흔히 이런 말들을 늘어놓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을 찾아보세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더 나은 나를 위한 다이어트.”
“건강한 습관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보세요!”
마치 체중 감량이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며 다이어트가 자신감을 키워주고 심지어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처럼 말하죠. 하지만 다이어트를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또는 주위에서 살 빼는 걸 본 적이 있다면 이 말의 허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정말 다이어트를 하면 건강해지고, 자신감이 높아질까요? 그 자신감은 얼마나 지속될까요? 왜 대부분의 다이어트는 실패로 끝나고, 오히려 살을 더 찌우는 결과를 가져올까요? 각종 다이어트 식품과 체중 감량 프로그램은 왜 전부 비싼 걸까요?
건강을 해친 다이어트 약들
한때 유행했던 다이어트 비법들은 그 당시에는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보였지만 사실 황당무계한 것이 많습니다. 심지어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 방법들도 존재했죠.
1800년대 과체중인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위해 비누나 분필 또는 피클을 먹었습니다. 19세기 초 영국 시인 조지고든 바이런은 며칠씩 식초와 물만 먹고 버티는 체중 감량 비법을 제시해 인기를 끌었죠. 19세기 중후반 프랑스의 의사 장 베르고니는 다이어트를 원하는 남성들을 전류가 흐르는 전기의자에 한 시간씩 앉혀놓기도 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다이어트 요법들은 대개 20세기 초에 만들어졌습니다. 1928년에는 비만 치료법으로 하루에 600~750kcal 섭취를 권장했고, 1938년에는 하루에 400kcal만 먹으라는 권고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1977년에는 아무것도 안 먹는 극단적인 방식이 유행했지만, 이 비법은 칼륨 부족에 따른 심장 부정맥으로 사람들이 대거 사망하면서 1년 만에 중단되었습니다.
다른 상업적 목적에 의해 다이어트가 조장되기도 했습니다. 담배 회사 아메리칸타바코는 럭키스트라이크Lucky Strike를 판매하며 담배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광고 했습니다.
“사탕 대신 럭키스트라이크 한 대를 피우세요.”
그 여파로 1940~1950년대에는 미국의 여성 흡연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죠. 실제로, 담배 회사인 필립모리스와 아메리칸타바코에서 담배에 식욕억제제를 넣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체중계를 만드는 회사의 계략도 한몫했어요. 1870년대 저울 제조회사들은 음식의 무게를 재는 저울 외에 사람을 위한 체중계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 이후 가정용 체중계가 널리 보급되었죠. 집에서 몸무게를 재기 쉬워지면서 사람들은 더욱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남들이 선망할 만한 몸매를 만들어준다”라고 광고한 다이어트 약 시장도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건강에 직격탄을 날릴 만큼 부작용이 강력한 약도 많았어요. 하지만 다이어트에 대한 열망은 그보다 절박했기에 사람들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 약을 찾았습니다.
20세기 초에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알약이, 1950년대에는 변비약이 다이어트 약으로 널리 쓰였습니다. 암페타민Amphetamine은 각종 부작용 때문에 규제 약물이 되기 전까지 “엄마의 작은 도우미”로 각 가정의 약장에 자리 잡을 만큼 흔히 쓰였어요. 이 외에도 1990년대에 유행했지만 심장 판막 손상을 일으킬 염려가 있어 판매 중지된 펜펜Fen-Phen, 혈압을 높여 뇌졸중을 일으키거나 사망할 위험이 있어 2004년 판매 중지된 에페드라Ephedra 등 온갖 약이 사용되었죠. 발암물질인 비소arsenic, 독성물질인 스트리크닌strychnine, 구토제와 변비약으로 쓰이는 미국자리공pokeberry 등이 포함된 다이어트 약도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다이어트 업체들과 미디어는 살만 빼면 인생이 확 핀다며, 체중 감량은 자신을 위한 거라며 환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제발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마세요. 여러분의 다이어트에 인생을 걸지 말아주세요.
<또, 먹어버렸습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