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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아 Nov 20. 2021

여러분의 금지음식은 무엇인가요?

식이장애 극복을 위한 팁

여러분이 정한 금지음식은 무엇인가요?


식이장애 자조모임(ET)에서 금지음식에 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금지음식이 뭐냐고요? (식이장애를 겪고 있는 많은 분들이 그렇듯) 수년에 걸쳐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음식과 관련한 규칙과 제약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 규칙은 너무나 엄격하고, 어떤 출처로 생겼는지 알 수도 없으며, 한 번 정해지고 나면 강박적으로 따르게 되는 것들이죠. 예를 들면, '저녁 7시 이후로는 그 어떤 음식도 먹지 않기' '치킨, 탕수육 등 튀긴 음식은 절대 입에도 대지 않기' 같은 것들이죠.


이런 강박적이고 엄격한 규칙 세우기의 일환으로 식이장애가 있는 분들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나눈답니다. 여기에도 나름의 서열이 존재하죠. 단 음료(쥬스, 콜라, 코코아 등)와 사탕 정도가 그나마 시도는 해볼 수는 있는 음식이라면 이티 모임 분들이 가장 먹기 두려워하는 음식으로 꼽았던 것은 튀김, 치킨, 면 요리 같은 것들이었죠. 그렇다면, 뭐니뭐니해도 중식이 가장 시도해 보기 어려운 음식 종류가 아닐까 싶네요.


일요일 밤에 이런 얘기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중국집에 가서 별 고민 없이 탕짬면을 시켜 먹었습니다. 이티분들이 가장 먹기 어려운 음식 중 하나로 꼽은 것이었죠. 지금은 별 고민 없이 주문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저도 이렇게 맘 놓고 (특히 혼자) 짬뽕이나 탕수육을 시켜 먹은 게 채 몇 년이 되지 않았답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중국집에 가서 양껏 먹고 만족스럽게 배를 땅땅거리며 나왔던 기억을 끝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로는 맘 놓고 중국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더랬죠. 물론, 폭식이 터진 이후로는 폭식할 때 분명 먹긴 했겠지만, 그땐 충동과 욕구가 제 몸을 지배하고 있었기에 맛을 느낄 겨를도 없었답니다.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기보다는 너무 먹지 않다가 반작용으로 쑤셔 넣듯 채워 넣었기 때문이죠. 또, 많이 우울했던 때라 기억과 감정이 뿌옇게만 남아있어 뭘 먹었는지 정확히 떠오르지도 않는답니다ㅠ..! 


무튼, 식이장애 회복 과정에 있는 분들이라면 이 금지음식을 하나씩 도전해 보는 연습을 해보아요! 처음에는 설탕 시럽이 들어간 음료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면, 나중에는 치즈가 잔뜩 들어간 피자와 크림파스타도 도전하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요?


단언컨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제약과 금지들이 음식에 대한 열망과 집착을 더욱 강하게 만든답니다. 살을 빼야 한다는 죄책감과 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만땅 받아 가면서 닭가슴살과 야채샐러드만 먹는 것보다 친구들과 식사 자리에서 소소한 일상 얘기를 하며 맥주 한 잔을 곁들여 치킨을 먹는 것이 여러분의 건강에도 훨~~씬 좋답니다!






여러분이 회복하는 어떤 단계에 있든지 간에 여러분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혼자하기 어렵다면, 언제든 저와 이티 멤버들과 함께 해봐요! >_<

(☞ 모임 참여를 원하시면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chali91/22240523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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