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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Jun 26. 2024

테크이슈 - 석유화학 산업, 해저 케이블, GPT-4o


지금은 생존을 위해 사업 구조를 개선해야 할 때


#위기의 석유화학

석유화학이 장기 불황에 빠져들 조짐이 보여요. 업계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자산 매각과 사업 처분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고유가 때문일까요? 석유라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니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하고 있어요. 석유화학 업계 침체의 원인과 해결책을 자세히 살펴봤어요.


#1조 원 감소

한국신용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석유화학 업계 총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조 원가량 감소했다고 해요. 업계 불황은 2022년부터 이어지고 있어요. 특히 작년에는 상황이 심각했는데요.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등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 생산 기업에서는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실이 나는 구조라며, 다섯 달 동안 공장 가동을 멈춘 적도 있어요. 올해 들어선 작년에 비해 적자 폭이 좀 줄긴 했지만,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최대 수출국

원래 석유화학은 업종의 특성상 국제 유가나 글로벌 경기와 연동돼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반복된다고 해요. 실제로 이번 불황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에는 대부분의 기업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어요. 그럼 고유가 등 시장 경제가 나아지길 기다리면 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이번엔 상황을 좀 다르게 보고 있어요. 이번 불황의 배경에 석유화학 공장을 크게 증설한 중국이 있기 때문이에요. 원래 중국은 석유화학 제품 최대 수입국이었어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 역시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았죠. 그랬던 중국이 코로나19를 거치며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시설을 증설하기 시작했어요. 2022년에는 결국 미국을 제치고 에틸렌 생산능력 1위 국가에 올랐어요. 한마디로 전 세계 석유화학 산업의 판도를 바꿀 만한 변화가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예요.



# 고부가 제품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 사업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에요. 범용 제품 생산에만 집중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제품과 경쟁하기 어려울 거라는 거죠. 주요 기업들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회사 간 유휴 설비를 통합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이를 통해 빠르게 현금을 마련해 고부가 제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에요. 친환경 플라스틱인 코폴리에스터와 태양광 패널 소재인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은 최근 주목받는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인데요.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기에 기업들은 해당 소재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어요.



바닷속에서 이동 중인 전 세계 데이터


#해저 케이블

대륙을 오가는 데이터의 99%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이동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일론 머스크가 쏘아 올린 스타링크로 우리에게 위성 통신이 익숙하긴 하나, 위성 통신의 사용률은 1%에 불과하다고 해요. 전 세계 인터넷 통신량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해저 케이블이 손상될 경우 국제 사회가 입을 피해는 막대할 텐데요. 최근 홍해의 해저 케이블이 공격받는 일이 있었어요. 해저 케이블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리해봤어요.


#석기 시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월 25일 홍해에 설치된 케이블이 훼손됐다고 보도했어요. 배후로 지목된 이들은 예멘 후티 반군인데요. 올해 초 예멘 정부는 후티 반군에게 “홍해 케이블을 절단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일이 있다고 밝혔어요. 작년 말에는 한 후티 반군 지도자가 SNS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해저 케이블을 절단하면 서구를 석기 시대로 되돌릴 수도 있다”고 발언한 일도 있었어요. 후티 반군이 홍해 케이블을 위협하는 이유는 이 지역 해저에 빅테크 기업의 광케이블이 집중 매설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시장조사기관 텔레지오그래피에 따르면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인터넷 트래픽의 90%가 홍해의 해저 케이블을 이용한다고 해요.


#140만km

해저 케이블은 19세기 중반부터 이용되기 시작했는데요. 2000년대 초반 광통신 시대가 열리며 폭발적으로 급증했어요. 해저 케이블 증설에 앞장선 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테크 기업이에요. 현재 전 세계 해저에는 총 길이 140만km에 달하는 600여 개의 통신 회선이 매립되어 있는데, 이 중 50%가 빅테크 기업 소유라고 해요. 이들은 해저 케이블에 지속 투자 중이에요. 4월, 구글은 해저 케이블 신규 사업에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어요. 빅테크 기업들이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과 안정성 때문이에요. 위성 통신은 설치 비용이 매우 비쌀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가 어려워 한 번 고장 나면 재사용이 거의 불가능해요. 현재로선 해저 케이블을 대체할 통신 수단이 없는 것이죠.



#불안 요소

해저 케이블은 위성 통신에 비해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자연재해와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어요. 문제는 최근 들어 기후 위기와 전쟁으로 인한 불안 요소가 늘고 있다는 점이에요. 앞서 살펴봤듯이 중동 지역에서는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기 위해 해저 케이블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요. 지진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해저 케이블이 파괴될 가능성도 있어요. 실제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과 한국을 잇는 해저 케이블이 손상돼 국내에서 해외 사이트 연결이 중단되는 장애가 발생했고, 2022년에도 오세아니아 통가 인근의 해저 화산이 폭발해 일대 통신이 마비되는 일이 있었어요. 해저 케이블이 손상될 경우 대륙 간 인터넷 통신이 중단되는 셈이라 국제 사회가 입을 피해는 엄청날 거예요.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가나 기업 차원을 넘어 국제적 차원에서 해저 케이블을 보호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ChatGPT, 이제 감정을 담아 대화 한다


#GPT-4o

5월 13일, 오픈AI가 GPT-4o를 공개했어요. GPT-4o는 음성 비서 기능을 강화한 ChatGPT의 새로운 모델이에요. 오픈AI는 그동안 ChatGPT 유료 버전에서 음성 비서 기능을 제공해왔는데요. 이번에 해당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GPT-4o로 발표했어요. 현재 GPT-4o는 무료로 이용이 가능해요. GPT-4o,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정리해봤어요.


#0.32초

가장 큰 변화는 음성 명령 시 평균 응답 시간이에요. GPT-3.5는 2.8초, GPT-4의 경우 5.4초였는데, GPT-4o*의 평균 응답 시간은 0.32초로 줄어들었어요. 0.32초는 인간의 평균 답변 속도에 근접한 수치예요. 응답 속도가 빨라진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기존 음성 모델에서는 입력에서 출력까지 총 3개의 신경망 모델을 거쳤다고 해요. 오디오를 텍스트로 입력 받는 과정, 입력 받은 텍스트에 대한 응답을 텍스트로 출력하는 과정, 최종 텍스트를 다시 오디오로 변환하는 과정에 모두 별도의 모델이 사용된 거죠. 오픈AI는 GPT-4o에서는 이러한 과정 전반에 단일 모델을 사용한 덕분에 응답 속도를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어요.

*GPT-4o의 o는 옴니(Omni)를 의미한다.


#감정 표현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멀티모달에 단일한 신경망을 사용했다는 건 여러 개의 신경망을 거치며 누락될 수 있는 정보를 최소화했다는 걸 의미해요. 기존 모델에서 ChatGPT가 여러 명의 화자 중 일부를 놓치거나, 배경음이나 목소리의 톤 등을 잘 인식하지 못했던 이유는 여러 개의 신경망을 거치며 해당 정보가 소실되었기 때문이에요. 이는 ChatGPT와 인간의 보다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요인이었죠. 그런데 오픈AI의 시연 영상에서 GPT-4o는 연동된 카메라를 통해 발화자의 표정과 목소리 톤을 읽고 자신 역시 감정을 담아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요. 발화자가 “잠이 오지 않는데 이야기를 들려줘”라고 말하면 차분하고 다정한 톤으로 이야기하거나, 더 감정적으로 이야기해달라고 명령하면 극적인 톤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식이죠.



#대격전의 해

오픈AI의 GPT-4o 발표로 다른 빅테크 기업들 역시 연내 유사한 음성 AI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GPT-4o 발표 다음 날인 5월 14일 구글은 I/O에서 GPT-4o와 마찬가지로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인 ‘아스트라’를 공개했어요. 애플은 6월 예정된 WWDC에서 생성형 AI 기능이 탑재된 시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고요. 아마존도 자사 음성 서비스인 알렉사를 대폭 업그레이드해 하반기에 공개할 것으로 보여요. 알렉사에는 아마존에서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 타이탄이 활용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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