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여의도부터 관악산 입구까지 총 11개 역, 7.8km를 잇는 도시철도 신림선이 개통했어요. 그런데 이 신림선에 국내 최초 타이틀이 붙었던 거, 알고 계셨나요? 국내 최초 국산 철도 신호 시스템이 적용된 신림선! 맞아요. 그동안 우리가 이용했던 철도는 외산 철도 신호 시스템으로 운전되고 있었는데, 신림선에는 온전히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신호 시스템이 적용되었어요. 그리고 이 철도 신호 시스템을 개발한 곳이 바로 LS ELECTRIC이란 사실! 오늘은 전력CIC)철도엔지니어링팀 김형훈 매니저가 LS ELECTRIC의 철도 신호 시스템, LTran-CX를 소개해드릴게요.
철도 신호 시스템이란?
열차 간 간격과 속도 조절을 위해선
철도 신호 시스템이 꼭 필요해요.
출근길에 오지 않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마음 졸여본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그런데 높은 교통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배차 간격을 좁혀 열차를 더 자주 배치하면서도 안전을 지키는 일, 이게 생각보다 참 힘들어요. 자동차보다 길고 무거운 열차는 빠르게 정지하지 못하기에 배차 간격이 좁아지면 그만큼 사고 위험도 증가하거든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철도 신호 시스템이에요. 열차 간 안전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철도 신호 시스템은 신속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열심히 진화해왔어요. 수신호와 신호기, 궤도 회로를 지나 무선통신 기반의 CBTC(Communication-Based Train Control)까지 말이죠. 기존의 고속 철도와 지하철에는 궤도 회로 기반의 신호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고, 최근 건설되는 경전철에는 CBTC가 도입되는 추세예요. LS ELECTRIC이 개발한 LTran-CX 역시 CBTC의 일종인데요. 그럼 지금부터 최신 신호 시스템인 LTran-CX의 특징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LTran-CX의 모든 것!
열차 간 충돌을 방지하는 ATP와
무인 자동 운전 시스템 ATO를
탑재해 정밀한 운전이 가능해요!
❶ 국내 최초 국산 철도 신호 시스템
LTran-CX는 국책 과제를 통해 개발된 기술이에요. 2010년 국토교통부가 ‘한국형 무선통신 기반 열차제어 시스템(이하 KRTC-M)’을 개발할 계획을 세웠고, LS ELECTRIC은 도시철도용인 KRTC-M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국내 철도는 표준 없이 외국 회사가 만든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빠르게 등장하는 신기술을 철도 신호 시스템에 접목해 철도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자체 기술력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에 큰 한계가 있었던 셈이죠. 그래서 시작된 것이 바로 한국형 철도 신호 시스템 KRTC-M 개발 사업이에요. LS ELECTRIC은 2010년부터 유럽 ETCS를 레퍼런스 삼아 KRTC-M을 개발하였고, 2015년 LTran-CX를 완성했답니다. 당시 국책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 중 가장 먼저 해당 기술을 신림선에 적용한 덕분에 국내 최초 국산 철도 신호 시스템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어요.
❷ ATP와 ATO 모두 자체 개발
기존 철도 신호 시스템인 ATS(Auto Train Stop)와 ATC(Automatic Train Control)는 고정된 구간에 대해 한정된 정보로 열차를 제어하는 시스템인 반면 CBTC는 유연한 구간에 대해 다양한 정보로 열차를 제어하는, 무인운전이 가능한 시스템인데요.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ATP(Automatic Train Protection)와 ATO(Automatic Train Operation)예요. ATP는 열차 간 충돌과 선로상의 여러 위험으로부터 열차를 방호하는 시스템이에요. ATC가 지상 장치에서만 송신이 가능한 단방향 통신을 사용한다면 ATP는 지상과 차상 간 양방향 통신 방식으로 동작하기에 더 신속하게 문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죠. ATO는 무인 자동 운전 시스템이에요. 열차 운행을 위한 감속과 가속, 출입문 개폐, 승강장 정위치 정차 등은 지금까지 사람이 수행해야 했던 동작인데, ATO 덕분에 모두 자동화할 수 있게 됐어요. 신림선에 타보시면 정위치에 맞춰 정확히 출입문이 열리는 걸 볼 수 있는데, ATO 덕분에 가능한 일이랍니다. LS ELECTRIC은 CBTC의 핵심이 되는 ATP와 ATO 모두를 LS ELECTRIC의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했어요!
❸ SIL4 인증으로 안전성까지 확보
뛰어난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시스템의 안전성일 텐데요. 이것도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CBTC의 핵심 기술인 ATP 장치에 대해 국제 안전성 평가 기관이 발급하는 SIL(Safety Integrity Level) 4등급을 획득했거든요. SIL은 제품 및 시스템의 안전성에 대한 국제 표준으로 제품이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줘요. SIL은 1등급에서 4등급으로 나뉘는데, 4등급이 가장 높은 안전성을 상징하죠. 4등급은 1억 번의 위험 중 한 번 이하의 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사고 발생 위험이 낮은, 매우 안전한 시스템이라는 의미예요.
2010년부터 시작된 LS ELECTRIC의 CBTC 신호 시스템 개발 대장정. 글로벌 기업과 기술을 경쟁하고, 국내 중소 기업과 가격을 경쟁해오며 열심히 개발을 진행해왔는데요. 어렵게 완성한 LTran-CX로 운행되는 신림선을 보면 지난 고생이 다 잊힐 정도로 뿌듯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답니다. LS ELECTRIC이 일찍이 디지털화에 앞장서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결과겠죠? 그럼 지금까지 살펴본 LTran-CX의 특장점을 정리해볼까요?
LTran-CX가 만들어 갈 철도의 미래
신림선 운행 경험을 바탕으로
LTran-CX, 더욱 고도화할게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 뜨거운 이슈예요. 철도는 여러 교통 수단 중에서도 가장 탄소 배출이 적은 교통 수단인데요. 그래서 철도를 중심으로 대중 교통을 확장하려는 노력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에 따라 서울시 역시 2020년부터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을 수립해 실행 중이에요. 부산, 인천 등의 도시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LS ELECTRIC이 철도 신호 시스템 중에서도 가장 진보된 시스템인 CBTC에 대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해당 시스템이 적용된 경전철을 국내 최초로 개통하여 운영 중이라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죠.
국내 철도 운영사에게 외국산 철도 신호 시스템은 도입 초기에는 반가운 존재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골치 아픈 존재였어요. 모든 시스템에는 유지보수가 필요한데, 유럽 기업에 유지보수를 문의할 때마다 답변 기다리는 데 한 달, 문제 원인 찾는 데 1년이 소요되는 게 기본이었거든요. 이제는 철도 신호 시스템의 유지보수를 책임질 기업이 국내에 존재하게 됐으니 운영사 입장에선 든든할 거예요.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있죠? 이제 우리나라도 철도 신호 시스템에 있어선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우리나라 특유의 빠른 일 처리 속도와 고객 친화적인 문화를 무기로 삼는다면 세계 철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지 않을까요? LS ELECTRIC이 보유한 기술력과 신림선 운행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LTran-CX에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