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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문미영 Dec 15. 2023

냉동배아상태 0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어제 오후즈음 마리아 산부인과 어플을 켰다.

냉동배아개수가 궁금했다.

냉동배아는 0개였다. 이 말은 이번에 임신 실패하면 다시 처음부터 과배란 유도하고 난자채취하고 배아를 수정해서 이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에 비해 몸이 더 안 좋아진 건지 채취되는 난자개수도 냉동배아개수도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냉동배아개수가 없을 때 놀라기도 했고 또 고생할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너무하네. 아니 분명 남편 정자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추가 비용 내면 미세수정 시켜준다더니 뭐야. 하나 안 하나 똑같은 거야? 돈이 아깝다.’라는 생각을 하며 병원을 탓했다.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다하고, 주사 맞으라는 거 다 맞고, 돈 내라는 거 다 내고했잖아? 근데 결과가 이게 뭐야?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맞아, 이번에 남편이 몸도 아프고 상태가 안 좋았어. 정자 상태가 안 좋은 게 당연해. 상태가 좋아도 안 되는 임신이, 차라리 잘 됐어. 상태 불량인 수정란을 냉동시켜서 다음에 사용하는 것보다 상태 좋을 때 수정시켜서 신선이랑 냉동을 진행하는 게 낫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우리 냉동배아가 없다고. 그랬더니 남편 컨디션이 안 좋았으니 결과를 받아들인다.

이번에 남편이 본인 컨디션 때문에 내가 더 주사를 맞고 고생하는 거 같다며 미안해했다.

임신 시도를 계속하고 있지만 누군가를 탓하고 원망하는 건 아무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냥 같이 응원해 주고 결과를 기다리고 기도하고 좋은 생각을 하는 게 최선이다.

이번에 임신 성공해서 냉동 배아 사용할 일 없게 만들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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