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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문미영 Jan 30. 2024

세 번째로 그렇게 또 아이를 떠나보내게 되었다


오늘은 안 좋은 소식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남편이 병원 진료 때문에 휴가를 내주었다.

어젯밤에 걱정과 불안함으로 잠을 자고 일어났다.

산부인과에 진료대기를 하면서 ‘제발 오늘 안 좋은 이야기를 듣지 않기를. 난임병원 졸업할 수 있기를.’하며 기도를 했다.

앞의 진료를 보고 나온 사람은 초음파 사진과 진료 의뢰서를 들고 나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간호사들이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라는 인사를 한다. 내 차례가 되었다.

당연히 산부인과 진료 의뢰서를 쓰려고 준비 중인 원장님은 초음파를 보자고 한다.

그러나 목소리 톤이 안 좋고 갑자기 아무 말씀이 없으시며 차트를 가지고 오라 하신다.

한참 초음파를 보더니 ”아기가 주수에 맞게 잘 컸는데 심장이 안 뛰네요. 유산된 거 같습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최근에 유산된 거 같다는 말씀도 덧붙이신다.

나는 너무 놀라 ”에? “만 계속 말했다.

염색체 검사도 습관성 유산검사도 이상이 없었는데 굳이 원인을 찾자면 류머티즘 관절염일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신다. 루푸스나 류머티즘 환자들이 다 임신 예후가 안 좋은 건 아니지만 가능성은 높다고 한다.

건양대병원의 한 교수님 이름을 이야기하시며 습관성유산 클리닉 상담을 받아보라고 알려주신다. 검사도 더 자세히 할 거라고.

의뢰서와 초음파 사진, 검사 결과지를 주시고 진료비는 받지 않았다.

오늘 오후에 건양대병원 유산 상담 진료 예약도 하였다.


여자의 직감이 정확하다고 이상하게 요 며칠 감이 좋지 않았다. 분명 속도 울렁거리고 배도 불편하였는데 유산이라니.

원인을 모르는 유산이라 더 마음이 안 좋고 힘들다.

남편이랑 함께라서 그나마 덜 힘들다.

나는 아기 품을 자격도 없는 건가.

왜 나에게만 자꾸 이런 시련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작년 새해에 이어 올 새해도 나에게는 안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 같다.


#계류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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