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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문미영 May 21. 2024

백수 아닙니다

전업작가가 이런 느낌일까?

교회카페에서 서평단 책을 마저 읽는다.  옷을 집에서 입던 원피스에 재킷만 걸쳐서 갔더니 카페 사장님이 “어머! 오랜만이에요. 편하게 입고 오셨네요.”라며 반갑게 맞이한다. “동네 주민인 거 티 내려고요.”라고 넉살 있게 받아치니 “그런 거 같아요.”라고 대답한다. 수면 잠옷을 입고 슬리퍼 끌면서 편의점 가는 주민들도 있지만 당돌한 차림새다. 백수 혹은 고시생처럼 보일라나 조심스럽다.  하도 책을 읽으니 커피를 가져다주시는 사장님이 물어본다 “오늘은 무슨 책 읽으시는 거예요? 위 윈이요? “내가 대답한다.

”아 , 미용실 원장님들의 인터뷰집이에요. “

사장님이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으신가 보네요. “라고 호기심을 가지고 물어본다.

”제가 출판사에서 책을 협찬받아 후기를 써주거든요. 책도 출간 계획인데 한 권 선물로 드릴게요. “라고 하니 엄지를 치켜들며 ”우와 작가님이셨어요? 작가님 감사합니다! “라고 나를 추켜세워준다. 서평단 책을 다 읽고 집으로 가려고 나온다. ”가시려고요? 점심 맛있게 드시고요. 작가님. 조심히 가세요. “라고 하신다. 손님에서 작가님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교회를 다니진 않지만 이 교회카페는 집에서 가깝고 사장님이 밝고 친절하시고 커피가격도 괜찮아서 가끔씩 간다. 교회 신도님들이 오셔서 시끄럽게 수다를 떨 때는 독서에 방해가 되긴 하지만.

집에 와서 서평을 정성스럽게 쓰고 피곤해서 드러눕는다.  요즘 서평단 연락이 많이 온다. 메일로도 오고 문자로도 온다.

 <기억나요> 독서모임 책 지원 이벤트에 당첨되어 5권의 책을 보내주신다. 많은 댓글과 신청 모임 중에 우리 “인독기”이름이 있어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단톡방에서 4분의 서평단 신청자를 받는다. 우리 조원님이 두 명이나 계셔서 더 좋다.

 <벌거벗은 한국사 고려 편> 서평단에도 당첨이 되었다. 벌거벗은 한국사 서평단으로 책을 여러 번 읽게 되면서 한국사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서평단의 장점이자 순기능이다. 원래 글을 쓰는 작가는 독서할 시간이 없고 책을 잘 못 읽는다는데 나는 독서도 하면서 글을 쓰려고 한다. 서평이나 후기를 쓰는 것도 글을 쓰는 거니까 연습이 된다.  운동도 할 겸 좀 걸으려고 나왔더니

한여름 날씨다. 카페에 다녀올 때는 집에서 가깝고 그늘이 있어서 더운지 몰랐는데 상가 쪽으로 나오니 너무 덥다.

또 “굿윌스토어”에 들어간다. 갈 때마다 물건이 새로 입고되는지 책이 늘어나있거나 깨끗한 책이 많다. 귀여운 장식품 9개가 1000원밖에 안 한다. 책 인증사진 찍을 때 소품으로 놓고 찍으려고 바로 구매한다. 역시 책도 산다.  내돈내산책도 있고 서평단책도 있는데 책욕심이 많다. 알라딘 중고서점보다 책값이 훨씬 저렴하니 자꾸 가게 된다. 손이 가는 새우깡이 아니라 발이 가는 중고마트이다. 작가라고 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공저책도 출간했고 매일 읽고 쓰니 작가라고 생각해도 된다. 책 읽고 인풋을 많이 한 만큼 글도 쓰고 책도 출간하는 아웃풋을 많이 하려고 한다. 원래 상반기에 책을 출간할 계획이었는데 차질이 생겨서 조급하긴 하지만 믿고 기다리는 중이다. 서평단 책이 자꾸 생겨서 읽느라 바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이 또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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