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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Dec 28. 2020

화장품, 꼭 비건이어야 할까?

리즈의 off the record - 비건화장품은 식물성 화장품이 아니다

음료, 패션 다양한 업계에서 시작된 친환경 비건 트렌드는 화장품 업계에서도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계속되는 이상 기후로 환경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소비의 중심에 서있는 MZ세대들은 과거의 세대들과는 달리 더욱 환경과 동물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환경이라는 요소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동물유래 성분이 아주 많다. 그렇기 때문에 채식주의(Vegan)를 하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육류, 어류, 달걀 그리고 우유를 포함한 식품은 셀 수 없이 많고 맛도 좋아 그 유혹을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한 채식주의(Vegan)가 되는 것이 어렵다 보니 채식주의에도 단계에 따라 여러 유형이 존재한다. 우리가 입는 옷은 어떨까? 우리가 신는 신발과 가방 등은 요즘은 합성피혁도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동물의 가죽이 대부분이다. 겨울에 자주 입는 패딩점퍼는 주로 모자에 라쿤 털을 달고 또 그 충진재는 오리의 털로 채워진다. 요즘은 에코퍼(Eco Fur)나 플리스(Fleece) 제품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지만 동시에 홈쇼핑 채널에서는 여전히 모피 제품들이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그럼 우리가 바르는 화장품은 어떨까?


채식주의자 유형 - 매일신문


화장품에서 사용되는 동물유래 성분은 뭐가 있을까? 한 때 '달팽이크림', '마유크림', 또는 '캐비어크림'처럼 인기를 끌던 특정 동물유래 성분들도 있지만, 보통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는 동물 유래 성분은 손에 꼽힌다. 립제품에 주로 들어가는 비즈왁스, 어류 유래 콜라겐, 양털 기름에서 뽑아낸 라놀린 등. 상어에서 뽑아내는 스쿠알란도 대표적인 동물유래 성분으로 언급되곤 하지만 요즘 화장품 업계에서 사용되는 스쿠알란은 주로 올리브 오일에서 정제한 식물성 스쿠알란이 대부분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핫한 비건 화장품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채식주의는 못하지만 화장품이라도 비건을 쓰면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면 아래 내용을 주의깊게 살펴보자. 


VEGAN 화장품이란?

비건화장품: 동물성 또는 동물유래 원료가 없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
천연화장품: 정제수포함 천연유래 성분이 95%이상 함유된 화장품
유기농화장품: 정제수포함 천연유래 성분이 95%이상 함유되고 그 중 유기농 성분이 10%이상 함유된 화장품
*천연/유기농 화장품의 천연유래 성분에는 동·식물 성분을 모두 포함함


비건 화장품은 식물성 성분으로만 구성된 화장품이 아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식물성일 것만 같다. 왜냐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채식주의(Vegeterian)에서는 유제품, 어류, 육류, 계란 등을 모두 배제한 과일, 야채, 곡물 중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건 화장품은 말 그대로 화장품에 동물성 또는 동물유래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을 말한다. 1) 사실상 화장품에서 사용되는 동물 유래 원료는 그다지 많지 않아서, 제품을 개발할 때 어렵지 않게 배제할 수 있다. 환경이나 동물 복지에 대한 이슈가 계속 불거지면서 마치 새로운 개념의 화장품으로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모두 합성 성분만 사용하면 비건 화장품이 될 수 있다. 비건 화장품이 마치 천연유래 혹은 식물성 화장품 같이 느껴지도록 광고하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는 점이다.

2) 비건 화장품의 두 번째 조건인 동물실험금지는 사실상 국내 화장품 표시광고법상 금지된 표현이다. 국내에서는 원래 동물실험이 금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래 중국에서 해외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필수 항목으로 요구하였으나, 그마저도 2021년부터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요!'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대부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건 화장품이라는 표현을 쓰기 위해서 인증단체에 인증을 받고, 로고를 사용하는 비용을 내고, 단상자에 마크를 찍어 뭔가 있어 보이게 만드는 것이 결국은 마케팅을 위한 일일 뿐이라는 것이다. 


출처: Kakao 1boon 비건 관련 인증 마크


Q: 식단으로 비건은 못하지만, 비건화장품이라도 쓰면 환경과 동물보호에 도움이 될까?
A: 보통 동물유래 성분이 없는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그 보다는 그 브랜드와 제품이 얼마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지 봐야 한다. 진정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한다면 오히려 일주일에 한 번 채식데이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큰 도움이 된다.


동물유래 성분이 배제된 화장품은 조금만 신경 쓰면 개발이 가능한 부분이고, 또 동물실험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니 사실상 그런 의미에서의 비건화장품을 만들기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브랜드는 '비건화장품'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비건 화장품은 식물성 화장품이 아니고 그리고 웬만한 브랜드는 동물유래성분도 없고 동물실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동물 복지 차원에서 비건 화장품을 사고 싶다면 굳이 비건 화장품을 사지는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비건 인증을 받았다고 하여 특별한 것은 아니니 그냥 동물유래 성분이 배제되어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비건화장품은 식물성 화장품이 아니다.


Appendix) 오히려 아직 한국에서는 많이 강조되고 있지 않지만 비건보다 더 눈여겨 보아야 할 것들

1) RSPO(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 다양한 업계에서 팜유의 사용량 증대로 인해 오랑우탄의 서식지인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팜유에 대한 인증 제도이다.

2) Microplastic-free: 5mm 미만으로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 현재는 씻어내는 제품에 한해 규정되어 있지만 사실상 씻어내지 않는 제품에도 제외되어야 한다. (결국은 클렌징을 통해 씻어내므로)

3) RMI (Responsible Mica Initiative for a responsible mica): 일반적으로 메이크업 제품에 많이 적용되는 마이카는 인도 광산에서 어린아이들의 노동착취로 채취되는 경우가 많다. 책임감 있고 지속 가능한 마이카 소싱과 인도의 고질적 문제인 아동 노동의 근절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 그 밖에 제품의 용기, 단상자, 쇼핑백, 포장 등에서 얼마나 친환경 재료를 활용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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