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하게 마무리 하는 봄
뻔한 감상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계절을 더 깊게 느낀다.
꽃도 좋지만 새싹이 어찌나 예쁜지
바람을 타고 오는 봄냄새가 무엇인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봄은 봄이란다
그래도 내가 왔다
찬바람 이기고 자라난 쌉싸름한 첫 상추
어린 날의 나에게 봄은 벚꽃, 벚꽃은 동생의 생일이었다.
4월 말 만개했던 인천대공원의 벚꽃, 넘어져서 이마에 피가 나는 동생을 안고 사색이 되어 뛰던 엄마 아빠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때의 엄마는 지금 내 또래였겠구나
엄마는 이미 내 나이에 애 셋을 기르고 있었다.
그때의 엄마도 지금의 나처럼 봄을 느꼈을까?
시골에서 자란 엄마 아빠에게는 계절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 훨씬 더 많았겠지
지금 이 초록이 주는 싱그러운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
일상이 주는 감사함에 눈뜨는 지금이 참 좋다.
계절을 3n번쯤 겪고 생긴 여유랄까
아직은 쨍한 맑은 날이 좋은데
곧 흐린 날, 비 오는 날의 감상을 오롯이 느끼는 날도 오지 않을까
조만간 엄마에게 엄마의 봄을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