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3월 첫 주_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쓰는 일기
흘려보내지 않고 그 순간의 내 행동, 감정을 되새기며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
지난 한 주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1. 입학식 _ 큰 소리로 애국가를 제창하는 1학년
다리가 바닥에 닿지도 않는 -
내 말 한마디에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고 내 손을 잡고 싶다며 반짝반짝 바라보는
귀여운 꼬맹이들의 성장에 따뜻하고 선한 영향력으로 함께하는 1년이 되길.
2. 최선을 다해 씩씩했던 내 아가
유치원 첫날, 인사할 겨를도 없이 엉겁결에 교실로 들어가 버렸다며 남편은 많이 아쉬워했다.
그래도 오히려 그 덕에 울음 없이 입학 첫날을 무사히 보냈고 저녁에 퇴근하는 나를 신나게 뛰어나와 반겨주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엄마 옆에 딱 붙어있으려 해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너무 울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특하고 자랑스럽고 또 고맙고, 정말 많이 컸구나 느꼈다.
다음 날도 등원을 도와주러 온 할머니를 반기며 즐거워하는 아이와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누고 출근을 했다.
정신없는 일과 시간을 보내다가 하원 시간 무렵 아이가 엉엉 울며 하원 차량에 오르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가슴이 철렁.
아이는 차에서 내려 할머니를 만날 때까지도 계속 끅끅 흐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왜 울었냐고 물어보니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었다고..
나중에 선생님께 전해 듣기로는 하원할 시간이 되자 하원해도 엄마 아니고 할머니가 데리러 오신다면서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고 울었다고 한다.
아빠도 좋고 할머니도 좋지만 엄마가 보고 싶었나 보다.
안아줄까? 물어도 나는 유치원생이라 걸어가는 거라고,
유치원생은 유치원 갈 때 안아주지도 않고 유모차도 안 타고 걸어가!라고 씩씩하게 말하는 귀염둥이인데
아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냥 당연하게 자라난 게 아니었다.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노력하며 자라나고 있었다.
새롭게 주어진 유치원생의 역할에 맞게 행동하려 노력했고 엄마의 일과 그에 따르는 상황을 받아들였으며 최선을 다해 씩씩했다.
하루아침에 유치원생이 되고 엄마는 일을 하러 나가는 것이 낯설고 두렵고 힘들었을 텐데 참 씩씩하게도 잘 해냈다.
내일부터는 엄마가 하원 버스 마중 갈 거라고 했더니 너무 신나 하며 내일은 하나도 안 울 거라고 엄마 킥보드 꼭 가지고 마중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활짝 웃으며 킥보드 타고 놀이터를 누비는 아이의 모습에 나의 바쁜 하루가 비로소 완벽해졌다.
수십 번의 3월을 보낸 나에게도 어려운 시작을 너무 잘 해내고 있는 사랑스러운 내 아기
네가 얼마나 대단한 아이인지. 틈틈이 잘 기록해 놓을게!
그리고 우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부지런했던 남편과 나. 너무너무 수고했어.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