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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페미 Sep 07. 2020

PROLOG. Part 3 - 준비팀 소개(2)

노래방을 좋아하는 멤버 편

같이 소소하게 개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성 개발자들을 많이 만나고 싶었어요.



Q. 여러분, 모두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짧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A : 프론트엔드 개발자예요. 음.. 소개할 만한 말이 딱히 떠오르진 않지만, 친구들은 저를 개냥이같다고 합니다. 

B : 3년 반 정도 디자이너로 일했고, 마지막 회사를 그만둔 지는 이제 1년이 넘었습니다. 몇 개월 전에 파이썬 강의를 들었는데 재미있어서 그때부터 개발 공부를 천천히 하고 있어요.

C : 취직 준비 중인 예비 개발자예요. 요즘의 저는 '앞으로 뭐 해 먹고 살지'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일단은 CS 기초과목들에 흥미를 느끼고 공부해나가고 있습니다.

D : 기획자입니다. 오늘은 비가 쏟아지는 날에 차 마시는 집구석이라 행복해요~!

E :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요즘은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일까 고민이 많네요. 개인으로서 성공하는 것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 두 가지 모두 잘하고 싶어서요.


Q. 역시 다들 운영팀 모집 공고가 뜨자마자 자원해 주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마음으로 <여성개발자인터뷰집> 팀에 합류하게 되었나요?

C : 동료 여자 개발자를 찾는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팀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여성 개발자의 수가 적다 보니까 만나기가 힘이 들더라고요. 같이 소소하게 개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성 개발자분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었어요. 

D : 지원사업 공고를 보고, 해보는 게 어떨까 싶어서 평소에 테크페미 운영에 대해서 의견 나누던 분들에게 말을 꺼냈는데 갑자기 쿵짝하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몇 번을 생각해도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반 정도는 그냥 지른 것도 있고요.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다시 못 만날 행운이라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지금도 아주 즐거워서요.


Q. 혹시나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고민이 되는 지점이 있나요?

B : 고민되는 건 없습니다. 있다면 말했을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 덕분에 짜잔 고민 해결-! 됐겠죠!

E : <여성 기획자 컨퍼런스>의 경우 오히려 비슷한 컨텐츠가 없어서 수월한 부분도 있었는데, 여성 개발자와 관련한 콘텐츠는 최근에 매우 많아져서 어떻게 차별화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그렇고요.


Q. 다 그렇지만, 저희 모두 업무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운영팀 일도 하면서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죠. 최근 일상 속에서 '재미있다'라고 느꼈던 일이나 순간이 있었나요?

B : 재밌었던 순간을 기억하는 데 3분을 썼는데도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걸 보니 요즘 재미가 없는 것 같네요. 정확히는, 재밌는 순간이 없는 건 아닌데 그때뿐이고 길게 지속되지 않는 것 같아요. 왜일까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사는 게 재밌으신가요?

요즘 삶에 허무감을 많이 느껴서 재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해요. 다른 말로는 목표가 없어서? 저는 과정지향적인 사람인데, 과정도 끝이 있어야 존재하잖아요. 그런데 기대되는 끝이 없어요. 내면 활동은 너무 많이 해서 이제 지겹고 타인을 통해서 제 세계를 확장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타인에게 적당한 온도로 다가가는 것도 좀 어렵네요.

C : '재미있다!'라고 느낀 순간은 딱히 없었고, 비 오는 날 풍경이 예쁜 카페에서 코딩하다가 '아 좋다'라고 생각한 적은 있었어요. 

E : 준비팀 회의를 위해 스태프분들과 오프라인으로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캐치프레이즈를 같이 정할 때 재밌었어요. 제가 말한 캐치프레이즈가 선정되어서 더 재밌었나 봐요.


Q. 두 분은 이제 주니어를 넘어 시니어를 향해 가고 계신데요. 지금까지의 커리어나 인생에 있어서 변화의 기점이 되었던 순간/사건이 있었나요?

A : 어떤 사이트를 개편하면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CSS를 사용해서 지저분했던 기존 마크업을 간결하게 바꾼 적이 있었어요. 그게 너무 재미있었는데 마침 웹 퍼블리셔라는 말이 업계에서 대두되기 시작했고, 그때 '아, 이건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이구나' 했었죠. 지금은 과거의 망령 같은 것이 되어버린 직군의 이름이지요. 나는 개발자인가 아닌가. 프론트엔드 개발자란 무엇인가...

D : 올 초에 개인적으로 있었던 어떤 사건 때문에 주변의 사람에게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살갑게 군다는 뜻만은 아니고, 해야 하는 말은 제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게 오히려 주변과의 관계를 더 공고하게 만들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잠시나마 안개가 걷힌 느낌이었죠.


Q.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직업으로 삼기 더 적합한 일은 어떤 것일까요?

A : 잘하는 일이요. 좋아하는 일도 좋지만 너무 못하거나 잘 풀리지 않으면 본인이나 주변에 스트레스가 될 테고, 좋아하는 일을 싫어하게 되면 슬프지 않나요? 잘하는 일이면 좋아하지 않아도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고, 더 효율적이니 잘하는 일로 돈 벌어서 좋아하는 거 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C : 어떤 일이 더 많은 돈을 벌어주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이 많은 돈을 벌어준다면 땡큐이고, 그렇지 않고 잘하는 일이 더 많은 돈을 벌어준다면 좋아하지 않더라도 잘하는 일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Q. B님은 항상 다정하고 차분하셔서 상상이 잘 안 되긴 하지만, B님이 조급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B : 창밖에 노을이 정말 예쁘게 지고 있는데 온종일 집에 있었을 때. 내 인생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도 못 보고 살다 끝나는 건 아닐까?


Q. C님은 원래는 다른 직군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개발자로 전직을 결심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그 계기가 궁금해요.

C : 원래 직무에 도움이 되려고 개발을 배웠는데, 하다 보니 '어...? 나, 이거 적성에 맞는데...?' 하고 전직을 결심했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이과 공부를 잘 하여서 자신감도 어느 정도 있었어요.


Q. D님이 여러 일을 하실 수 있는 근원이 궁금해요! 그 활력은 어디서 오는 건가요? 체력이 좋으신가요? 다방면으로 팔방미인이어서 지치지 않는 팁이 궁금합니다.

D : 아무래도 운동을 3년 정도 꾸준히 해오다 보니, 체력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언제나 날 보고 있는 건 아니고, 언제나 나를 싫어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 좀 더 강약 조절을 잘하게 되었어요. 사실 강약 조절이 어느 정도 되면, 많은 걸 할 수 있죠. 저는 체력보다는 멘탈이 문제였는데 이제 제가 저 자신을 좀 봐주기로 했나 봐요.


Q. A님은 '한 회사 9년 이상 다니기' 기록을 매년 경신하고 계신데요. 한 곳에서 N년 이상 버텨본 썰을 듣고 싶어요! 회사에서 잘 버티는 꿀팁이 있을까요?

A : 잘 버티고 있는 걸까요? 사실 저는 게을러서 머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차가 쌓이니 휴가 일수도 많은 편이고, 직급이 있으니 크게 불편할 일도 없고, 기술적인 부분들도 대부분 제 마음대로 꾸려와서 부담감도 있지만, 재미도 있고요. 

하지만 요즘엔 몇 가지 단점들이 마음에 툭툭 걸려서 이직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근데 또 그 타이밍에 재미있어 보이는 프로젝트를 만나더라고요.


Q. E님은 항상 일에 대한 자신감과 고민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E님이 생각하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일할 때 강점을 잘 발휘하고 있나요?

E : 저의 강점은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나름대로 강점을 잘 발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 때문에 몸이나 마음이 힘들 때도 있지만요.


Q. 노래방 18번을 알려주세요!

A : 노래를 좋아하긴 하는데 덕질을 대충대충 하는 타입이라 취향은 있지만 제일 좋아하는 거 말해보라고 하면 잘 못합니다. 그래도 노래방 18번은... 나 항상 그대를...? 신나야 하면(?) 낭만 고양이나 마리아 부르기도 하는데 이제 힘들어요 ㅠㅠ 

B : 한 5년 전까지는 <도원경 - 다시 사랑한다면>이었는데 10년 부르니까 질렸어요. 요즘은 노래방을 못 가니까 혼자 집에서 블루투스 마이크로 노는데 <태연 - 그대라는 시>가 좋네요.

C : 번호도 외워요. 금영노래방 6666 포지션 I love you!

D : 김윤아 - 봄날은 간다

E : ABBA의 Thank you for the music! 뮤지컬 맘마미아를 통해 알게되었는데 가사가 너무 예쁘고 곡도 좋아서 자주 불러요.


이제 이 멤버들과 함께 노래방을 간다면, 어떤 노래가 나올지 대략 예상하실 수 있겠죠?


<여성개발자인터뷰집>에는 이렇게 다양한 직무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여성 개발자들을 만나고 싶고, 그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고, 이 이야기를 더 퍼트리고 싶은 희망만은 모두 일치하는 팀원들이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프롤로그는 여기에서 마칩니다. 앞으로 연재될 여성개발자인터뷰에도 부디 많은 관심과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인터뷰를 통해 여성 개발자들 사이의 더 많은 만남과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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