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날에는
레이가 "하무니~You should watch K-pot demon hunter!!, its so cute~~" 하더라.. 내가 "애들 만화 영화 볼 시간이 어디 있니?" 그랬더니 같이 보잖다. 그러면서 비디오를 한 개를 보냈다.
둥이 첫째 녀석 Natey 가 보라색으로 온몸에 낙서를 하고 있는데
엄마인 레이가 "Natey, What are you drawing? 했더니 "패런"~~ 이라며 계속 얼굴까지 낙서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조그만 놈이 아직 혀가 완전히 안 자라서 그런가.. 발음은 완전히 죽이네.. 패턴이지 패런은 무슨 패런이냐?) 내가 다시 한국말로 물어봐도 '패런' 이란다. 참... 하무니 영어발음 주눅 들게 하네 쩝...
(참고로 레이는 미국 며느리로서 가족의 한 사람이다ㅎ)
요즘 K-Pop demon hunter를 모르면 골방 노인네이다. 만화 볼 시간이 없는 난 골방 노인네라 해도 좋다. 그런데 둥이 녀석들은 툭하면 '소다팝~~ take down~~'을 외친다. 게다가 아들과 레이도 몇 번씩 보면서 킥킥 거린다. 모를 수가 없다.
며칠 전 레이가 "하무니, I want the boys to be 싸자보이 from K-pop demon for Halloween.
싸자보이~~ so cute!! But it's hard to find the hats.... I want to dress the boys up..." 하며 말끝을 흐린다... 그 말은 나에게 모자를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다.( 레이가 나한테 뭔가를 요구할 때 아주 gentle 하게 말끝을 흐린다는 것을 이미 파악한 나다.
나 - "레이야, '싸자 보이'가 아니고 '사자 보이'야."
레이 - "싸자 보이"
나 - "노.. '싸자 보이' 아니고 '사. 자. 보이!'
레이 - "OK, 싸자. 보이"
나 - "노우. '사! 자! 보이'라고! '싸자. 보이'가 아니고..
레이 - "Umm.. 사아 지아 보이!"
나 - "Oh! forget it!... Ok, 싸자보이!.. 싸자보이 모자를 원하는 거지?" Ok. Ok.. I’ll try~”
나 - "Natey 아가야~~ '사자 보이~' 해봐? 니 엄마는 못한다~”
Natey 아가 - "사자 보이"
나 - "우와~ Natey, 너는 역시 한국놈 피가 있다, 그렇치. 사자 보이~ㅋㅋ”
"만들기는 뭘 만들어' 대충 사지~" 라며 아마존이며 ebay이며 Etsy며 열심히 좌판을 두두리며 찾아보았다. 없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다 어른용이고 어린이 용은 없다. Etsy에 있기는 있지만 딜리버리가 늦었다.
결국 만들었다. 싸자 보이 모자를, 그것도 쌍둥이라 2개를..ㅜㅜ
요즘 오른쪽 팔 접히는 부분의 인대가 잘못되었는지 아파서 침을 맞고 파스도 덕지덕지 붙이고 칼질도 어렵고 불편해서 도우미를 오게 해서 집안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싸자보이 모자 때문에 가위질을 많이 해야 했다. 침놓는 한의사가 팔이 날 때가 되었는데 왜 통증이 계속되는지 의아해하며 좀 더 굵은 침을 놓아야겠다고 했다. 팔을 쓰면 안 된다고 했는데 둥이들 할로윈때 사용할 싸자보이 모자 만드느라 가위질을 많이 했다는 말은 결국 못 했다.
3일 동안의 팔의 통증을 참고 가위질을 한 작업으로 싸자보이 모자 2개를 대충이지만, 드디어 완성시켰다.(뭘 만드는 솜씨는 없다는 것을 세삼 느꼈다 ㅠㅠ)
레이의 입이 완전 귀에 걸렸다.
내 문제 아니다.~ ㅎㅎ
둥이들 옷 입히는 것은 부모 담당이지 할머니 담당은 아니니까..
며칠 팔을 쉬기로 했다.
할머니 정성을 봐서라도 싸자보이 모자를 써 주면 좋을 텐데...은근히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