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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룡부장 Apr 10. 2021

제 브런치는 이렇게 쓰일 예정입니다.

브런치 시작 후 120일, 독자님들께 올리는 글.

   몇 년 전에 제가 참 좋아하는 사촌 형이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글을 연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호기심이 생겨 브런치에 접속해서 글들을 읽어보다가,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작성하는 신선하고도 깊은 이야기들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나도 내 얘기를 공유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브런치에 가입하여 첫 글을 썼던 것이 2020. 12. 10.입니다. 어느덧 120일 정도나 지났습니다.


   직업이 변호사이자 군인이기에, 가장 먼저 작성한 글의 주제 역시 제 업무와 관련된 '군사법원 이야기'였습니다. 한 주에 한 편을 작성하고자 계획했는데, 지금껏 총 18편의 글을 발행했으니 목표치는 간신히 달성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생각보다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다량의 글을 발행하시는 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군에서 일하는 법무관, 즉 변호사 자격을 갖추고 입대한 장교들은 보통 '부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립니다. 사회적으로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젊은 나이들임에도 불구하고, 관습적으로 예전부터 그렇게 칭해져 온 것 같습니다. 저 역시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는 조금 과한 호칭이 아닌가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몇 년 동안이나 그렇게 불리다 보니 이젠 어느덧 호칭에 익숙해져 갑니다. 어쨌든, 제 브런치 아이디 '룡부장'은 그런 이유로 탄생되었습니다.


   저는 2018년부터 육군의 군검사로 일을 하다가, 2020년 중순부터 현재까지는 그 역할이 완전히 다른 군사법원 소속 '국선변호인'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참 다양한 사건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브런치에 작성한 글들은 제가 이제껏 실제로 조사했던, 혹은 변호했던 사건들을 조금씩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군이라는 조직이 워낙 좁다 보니, 실제 사안을 그대로 썼다가는 등장인물들이 쉽게 특정될 것 같아서, 계급을 바꾸거나 이야기의 내용을 조금씩 바꾸며 작성하였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모두 '실화'입니다. 안타깝게도요.


   군사법원이나 군형법이라는 낯선 소재를 다룬 글임에도, 몇 달에 걸쳐서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많은 관심 가져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실 본 글을 작성하는 목적이기도 한데, 제 첫 번째 군사법원 이야기는  지금까지 발행한 18편의 이야기로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처음에 '이런 글을 써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이야기들이 18편의 서로 다른 주제들을 다루며 어느 정도 고갈이 되었기에, 더욱 양질의 글들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재가 조금씩 늦어진 이유도 같습니다. 특히 군형법의 굵직한 조문들은 이미 모두 다뤘기에, 더더욱 글감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시점입니다. 열심히 일하며 열심히 글감을 충전해오겠습니다.


   변호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자, 브런치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법과 관련된 글을 연재하고 싶습니다. 다만 첫 연재를 경험해보고 나니, 제대로 된 준비 없는 시리즈 연재는 생각보다도 더 어렵다는 것을 느꼈기에, 앞으로는 법에 관한 글과 일상 에세이 시리즈를 번갈아 가며 올리려 합니다. 여러 가지 주제를 동시에 다루기엔 재주가 부족하여, 일상 에세이 시리즈 하나를 모두 연재하고, 그 연재를 마치면 다음 법 관련 주제를 계속해서 연재하는 방식으로 브런치에 글을 작성할 계획입니다. 혹여나 군사법원 이야기만을 기대하신 분께는 사과드립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일상 에세이 글을 작성해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에 매번 딱딱한 글만 작성하다가, 이렇게 부드럽고 소소한 이야기를 쓰려하니 기분이 묘합니다. 어쨌든, 지금까지 군사법원 이야기 1편을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해당 이야기는 이제 제 첫 브런치북으로 묶어보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봄인데도 불구하고 저녁 바람은 여전히 차갑네요. 모두 환절기에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 브런치 시작 후 122일이 되는 아침, 룡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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