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고양이에게 닥친 고양이 혈전 증세와 안락사
여름 밤은 에어컨이 있는 마루에 가족이 몰려서 잔다. 아무래도 잠을 설치다보니 중간 중간 주위를 둘러본다. 우리 집 가족이 된지 어언 1년 반이 되어가는 고양이 후추는 여기저기를 어슬렁 거린다.
마지막 본 것은 새벽 1시즘 마루 구석에서 물을 먹고 있었다. 새벽 4시에 그 전과는 후추의 울음소리에 잠이 살짝깼다. 일단 후추는 울음소리를 많이 내지 않는다. 반가운 가족이 외출 후 들어 왔을때 가끔 냐아옹 하면서 반기는 정도이다. 그즘 귓가에 들린 소리는 달랐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일어났다. 구석에서 여기저기 먹은 것을 토하고 있었다. '에구구, 무언가 잘못먹어 탈이 났나?' 싶었다. 토한 흔적이 여러군데이길래 아내와 딸을 깨웠다. 아무래도 치우는 것과 고양이 이상여부를 살펴야 하지 않나 싶어서였다.
후추는 도망을 치려하는데 뒷다리가 움직이지 않고 질질 끌고 있었다. 모두 깜짝 놀랐다. 응급상황이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아내와 딸은 그 새벽에 당장 병원에 가자고 했다.
케이지에 우격다짐으로 집어넣은 후 나는 운전을 시작한다. 20분 거리에 다행히 24시간 동물병원이 있었고, 그곳으로 달렸다. "전속력으로 밟아~" 딸이 평소에 하지 않던 운전 타박을 했다. 후추는 무서운 건지, 아픈건지 계속 울어댔다.
수의사는 아마 야전 침대같은 곳에서 자다 나온 듯 부시시 나타났다. 고양이를 보고, 우리의 설명을 듣더이 10초도 되지 않아 고양이 혈전이라고 말한다.
전형적인 병이라며, 모니터에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아주 스스럼이 없었기에, 긴장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정색한 얼굴로 이야기 한다.
"놀라시겠지만, 다른 보호자들도 난리를 치긴 합니다. 화도 내고요, 하면서 방법은 3가지입니다. 안락사 하는 방법이구요. 대부분 그 방법입니다. 두번째는 혈전용해제를 주사하는 법 하지만 소생율은 3% 미만입니다. 세번째는 댁으로 돌아가시는 방법인데 대부분 금방 폐사합니다." 하면서 확실한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와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얼이 빠진 우리 셋은 대기실에서 멍하고 있다. 딸은 울었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아내는 무언가 건드리기만 하면 울기 시작할 분위기로 묵직하다. 나는 그저 황당해하며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안에서는 후추가 평소에 들려주지 않던 듣기 어려운 울음소리를 낸다. 불안인지, 고통인지, 잘 모르지만. 두개 다겠지. 10분도 되지 않아 의사는 임신테스터기 같은 것을 들고 나오더니 맞습니다. 정확하구요. 힘드시겠지만 결정을 내려야 겠다는 말을 한다.
일단 후추를 안고 대기실로 나왔다.
후추는 온 몸에 묻은 변과 피범벅을 안고있는 딸의 옷에 묻히며 버둥거렸다. 혼자 무언가를 해보려는 발버둥, 여기가 불안하다는 발버둥인 듯 하다. 어쩔 수 없이 케이지에 다시 넣기로 하고 넣었다. 그 안에서 나오려고 버둥 버둥하는 모습이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아내와 딸은 급기야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나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은 했으나, 눈물흘리는 두 사람을 보니 어떤 결정을 입밖에 내지 못했다.
이내 와이프가 이야기 한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안락사하는 게 맞을까?" 어쩌면 강한 반대를 할거라 생각했는데 침묵으로 긍정했다. 나는 그러는 게 맞겠지 하면서 슬며시 동의했다.
결정사항을 동물병원에 알렸다. 안락사 시술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3명은 함께 지켜보았다. 약물이 들어가니 버둥거리던 후추는 서서히 잦아들었다. 30초 만에 잠이 들고 1분 후에 안락사 약물이 투입된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는 건 처음이다. 조용하게 최후를 맞았다.
집 근처에서 1달을 아는체 하며 지내다가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1년 반의 시절을 우리 집에서 지내왔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떻게든 교감을 하며 지내온 생명체가 하루 아침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고양이 장례를 치루었다. 아내는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한다. 나는 적절한 의사결정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생명체의 죽음 앞에서의 결정은 잘한 결정이란 없다.
그냥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의사결정 일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