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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oungwon Kim Nov 28. 2021

자동차 렌트

개인적으로는 처음 몇 년 동안 자동차를 단기 렌트할 때마다 혼란스러웠다. 종종 말도 안 되는 가격표를 받아보는 일도 있었다. 특히 무슨 보험을 사야 하는지 몰랐는데, 보험을 추가하다 보면 가격이 자주 어마어마했던 기억도 난다.

일단 크게 보면, 렌트 자체를 해야 하고, 그 렌트한 자동차와 운전자, 그리고 탑승자를 커버할 보험을 준비해야 한다. 그밖에 온갖 잡다한, 대부분은 없어도 무난한 서비스들이 있다.

우선 렌트 계약을 해야 한다.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은 hertz나 enterprise 같은 렌트카 업체 대리점에 가는 것일 테고, 혹은 그네들 웹 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할 수도 있다. 단지 생각보다 여러가지로 불편하고,  같은 차도 보통 더 비싸게 빌리게 된다.

렌트 계약을 하는 다른 방법은 편리한 중개 전문 업체를 이용하는 것인 듯 하다. 나는 priceline.com을 주로 이용했었고, 최근 보니 Uber도 Uber Rent라고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한 것 같다. 렌트카 업체들과 고객을 연결해 준다. 보통은 성수기에도 차가 있고 가격도 일반적으로 싸다. 두세달 전 기준, 내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산 호세 기준으로는 Uber가 훨씬 쌌다. (다만 Uber는 후에 얘기할 CDW라는 보험을 싸게 판매하지 않는 듯 하다.) 이런 중개 업체의 경우 고유의 사이트/앱이 있다. 계약을 온라인으로 중개업체를 통해 하고 나서 해당 렌트업체 지점을 방문한 다음, 카운터/데스크 직원에게 온라인 예약을 했고 차를 픽업하러 왔다고 알리면 된다.

중개 전문 업체를 통해 계약을 하면 미리 가격을 뽑아준다. 이것을 꼭 들고 가서 렌트카 업체 데스크 직원에게 보여주며 이 가격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계약을 할 때 미리 결제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차를 픽업할 때 그 가격을 나중에 렌트카 업체에 직접 내기도 한다. 조심할 만한 부분은 온라인 결제를 미리하는 경우조차 막상 렌트카 업체에 가보면 직원이 전혀 다른 가격을 제시하곤 한다는 것 같다. 내 경우는 한 100% 높은 가격도 받아봤다. 한 번은 다른 가격을 제시하길래 출력해 간 가격표를 제시했더니 수긍하고 조정을 해줬다. 그 이후로는 늘 귀찮지만 뽑아가서 직원에게 먼저 넘겨준다.

렌트카 계약과 더불어 중요한 건 아마 보험일 것이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훨씬 헷갈렸다. 거칠게 보면, 두 가지로 나뉘는 듯 싶다. Liability 보험과 Collison Damage Waiver (CDW). 전자는 일반 자동차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미국 내에서 자차를 운전해서, 혹은 다른 이유로 자동차 보험이 있는 분들은 liability 보험이 이미 있을 수 있다. 흔히 그런 보험은 해당 운전자가 렌트카를 몰 때에도 liability를 커버해 준다. (보험사와 확인하거나 약관을 확인.) 하지만 보험 커버리지가 너무 낮다거나 여행객 신분으로 미국에 와 있어 미국 자동차 보험이 없다면, full coverage로 렌트카 업체에서, 자동차를 픽업할 때 liability 보험을 구입할 수 있다.

CDW는 보통 일반 자동차 보험이 커버하지 않는다. 예컨대 렌트카가 만에 하나 도난당할 경우, liability 보험은 커버하지 않는다. CDW는 렌트카 업체를 통해 살 수도 있다. 렌트카 업체의 liability와 CDW를 구입한 경우, 문제가 생겼을 때, 렌트카 업체가 알아서 처리해 준다는 건 장점이다. 그래서 해외 여행 온 분들이 차를 렌트할 경우 full coverage와 CDW 모두 렌트카 업체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데 미국에 이미 체류 신분이 있는 분들, 장기 체류할 분들의 경우 렌트카 업체의 liability는 보통 필요치 않을 것이고, CDW는 비싸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대안이 크게 두 가지인 것 같다. 첫째, 신용카드 사에서 혜택으로 제공하는 CDW를 활용하는 것이다. 둘째, Priceline에서 일당 10달러 남짓에 저렴하게 판매하는 CDW를 구입하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나 렌트카 업체 대리점에서 차를 픽업하기 위해 기본 서류 처리할 때, CDW를 decline한다고 말해 주어야 한다.

신용카드사의 CDW를 사용하기 위해선 렌트 비용 전체를 해당 신용카드로 지급하고 다른 모든 CDW를 decline하면 된다. 모든 카드가 다 되지는 않고, 오히려 일부 카드가 되는 쪽에 가깝다. Amazon Prime Card나 Wells Fargo Propel카드 등이 그런 예이고, 대체로 신용카드 혜택 summary나 약관에 나와 있다.

렌트를 priceline에서 할 경우, 렌트 계약을 하는 웹 사이트에 CDW를 추가할지 선택하는 메뉴가 있다. 가격은 보통 10달러 초중반이다. 렌트카 회사의 CDW와 비교해서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아마 한 1/3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신용카드 업체를 통하는 경우는 무료이니 그보다는 비싼 옵션이다.

둘 중 어느 경우이든 문제가 생기면 렌트카 업체에서 조용히 알아서 해결해 주지 않는다. 신용카드사, 또는 priceline과 계약한 보험사와 별도로 연락하여 사고를 신고해야 한다. 아직 사고가 나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out of pocket에서 렌트카 업체에 비용을 미리 내고 환급을 받아야 하는지 혹은 신용카드사/priceline의 보험사가 직접 렌트카 업체에 지급을 해주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priceline이나 uber 등을 통해 미리 받은 가격표를 인쇄해서 렌트카 대리점 카운터에서 확인하고, liability와 CDW 보험을 명확하게 얘기하면, 대리점 갔다가 말도 안 되게 높은 가격으로 차를 렌트할 위험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리점에서 불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하여 결과적으론 다소 과도한 렌트비를 낼 여지가 있다.

한 가지는 연료를 어떻게 하느냐는 부분일 텐데, 여러 가지 선택이 있지만 "return in full tank"가 가장 저렴하다. 이건 돌려주기 직전 근처 주유소에서 연료를 가득 채워 돌려주는 옵션이다. 덜 채우고 돌려주면 갤런당 아마 10달러 남짓의 페널티가 있다. 그 나머지는 보통 대리점에서 몇 달러에서 몇 십 달러 정도는 이득을 본다.

GPS, 그러니까 네비는 기본 장착되지 않는다. apple carplay나 Android auto가 장착된 차를 주면 좋을 텐데, 그건 고객이 선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Premium 차량에는 장착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Enterprise처럼 '대체로' 신차를 구비해 놓는 곳이라면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보장되진 않는다. 좀더 저렴한 렌트 업체는 오래된 차를 운용하고, 있을 확률은 더 낮아진다. GPS를 추가하면, 보통 하루당 12달러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에는 자차에 설치했던 portable한 gps를 여행 때마다 들고 다녔다.

그밖에 car seat이나 booster 등을 선택, 추가할 수 있다. 비용을 받는 곳도 아닌 곳도 있다. 설치는 직접 해야 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지 않았다.

그밖에는 유료 도로 통과 서비스인데, 이건 최근에 생긴 것 같고, 나도 과금을 한 번 당해보기 전까지 신경쓰지 않아서 몰랐다. 지금도 귀찮아서 안 알아보고 있지만... 대충 이런 것 같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유료 도로를 통과할 때 과금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은 하이패스라고 하는데, 여긴 Fastrak이라고 한다. 이건 자가용의 경우, 별도의 리더기(transponder)를 차량에 부착하거나 차량 번호판이 자동으로 인식되거나 한다. 어느 경우에나 tollroads.com에 계정을 만들어 transponder와 플레이트 넘버를 등록해 두면, 그 계정 소유주에게 과금되는 방식이다.

렌트카는 이게 곧장 적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차량 번호판을 인식해도 그 차량이 그 차를 렌트한 사람의 소유는 아니다. 전에는 본인 차량에 부착된 리더기를 떼다가 렌트카에 붙이거나, 렌트카 번호판을 일시적으로 tollroads.com의 계정에 등록하는 식으로 해결했다. 그게 아니면, tollroads가 먼저 렌트카 업체에 과금하고, 렌트카 업체는 그 차량을 그 시기 사용한 고객을 찾아 그 고객의 카드 번호를 쥐고 있다가 사후에 과금하는 식이었다.

그게 렌트카 입장에선 합리적이지 않고 번거로웠다. 그래서 이제는 실시간으로 tollroads에서 렌트카 업체가 그 시기에 등록해 놓은 고객/고객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를 요청하는 시스템/서비스가 생겼다. 이름은 여러 가지로 렌트카 업체마다 조금씩 다른 걸로 보였다.

그건 좋은데.. 문제는 이 요금이 자가용의 tollroads 사용 요금보다, convenience fee 같은 게 붙어서 훨씬 더 높다. 나는 미리 알지 못해서 이걸 waive 하고 내가 직접 tollroads 계정에 등록하겠다는 말을 못했는데, 아마 opt out이 될 것 같다. tollroads 계정이 이미 있다면, opt out을 하는 게 좋을 것 같고, 없다면 아마 이 서비스를 쓰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 같다.

글이 길었는데, 요약하면:
 1. 렌트는 Priceline이나 Uber Rent로 하는 게 저렴하다
    a) Uber가 더 저렴한 것 같지만 CDW를 판매하지 않는다.
 2. CDW는 가지고 있는 것이 좋고, 그 혜택이 있는 신용 카드를 쓰거나 Priceline에서 구매하는 것이 저렴하다.
    a) 로컬이 아닌 분 (e.g. 한국서 여행 온 분)은 CDW를 렌트카 업체에서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3. Liability 보험은 보통 일반 자동차 보험에 포함되므로 확인이 필요하고, 없는 경우 full coverage를 렌트카 업체에서 구입할 것을 추천
    a) 직장 면접 보러 와서 해당 업체가 렌트카 비용을 내는 경우 full coverage로 렌트카 업체 것 구입 추천
    b) 한국서 온 여행객 등 자동차 보험이 없는 분 역시 full coverage로 렌트카 업체 대리점 카운터에서 구입 추천
 4. 어지간한 서비스는 waive하고 직접 대안을 찾는 게 좋고, 그 서비스 fee에 값하는 렌트카 업체 서비스는 거의 없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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