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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탐조는

새를 모르는데 새를 찍는 방법

아네리의 검증 작업

by 김대환

내가 사진을 열심히 올리면 아네리 회원들이 이 자료를 본다. 그들 중에는 생물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전문가들도 있다. 그 새를 알만한 사람들이 내가 올린 자료에 대해 검증을 해 준다. 물론 검증을 했다고 해서 돈을 받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검증을 한다. 어떤 사람은 사진 올린 횟수는 거의 없는데 동정만 수만건을 한 사람도 있다. 이런 작업이 한 편으로는 그 사람의 수준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일종의 명예와 같은...


얼마 전 이네리 안에서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요즘 AI가 대세인데 AI라고 하는 것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AI가 학습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다양한 사례와 정답이 필요하다. 생물 분야에서 아네리만한 곳이 없다. 그래서 구글이 상당히 큰 돈을 주고 이네리에 있는 자료를 AI 교육용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단다. 관련 내용을 아네리 운영진에서 게시판에 올렸는데... 아네리 회원들이 여기에 반발을 했다. 왜 니들 맘대로 내가 동정한 자료를 구글에 파느냐는 것이었다. 이 주장에는 상당히 복잡한 메타포가 숨어 있다.


그렇다고 구글에서 준 돈을 회원들에게 나눠 줄 수도 없는 일이다. 아네리 회원이 1,000만을 육박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다양한 의견이 있겠나.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면 구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비슷하다. 아무래도 초보들은 아네리가 발전하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찬성하는 경우가 많고 이미 어느 정도 권위를 인정 받는 전문가들은 내껄 왜 니들이 팔아서 돈을 받느냐는 식이다.


또 이들의 입장에는 재미있는 논리가 숨어 있다.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이 자리에 왔는데 그걸 AI가 대신해 버리면 난 뭐냐는 의중이 숨어 있다. 더구나 그 AI를 교육하는데 내 자료가 사용된다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을 듯 하다. 아무튼 나 역시 아네리에 후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냥 꽁짜로 받아 쓰면서 좀 야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네리는 이 처럼 전문가들의 검증 작업이 있기 때문에 데이터의 신뢰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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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화면에서 보면 오른쪽 위에 발간 기호가 있고 그 옆에 숫자가 있다. 이 숫자가 내 자룔를 검증한 횟수이다.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검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빨간 기호에 마우스로 누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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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검증 자료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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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화면에서 왼쪽 상단의 iNaturalist 글자를 누르면 화면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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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에서 내 콘텐츠를 누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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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검증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이 검증에 동의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왠만하면 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가 달리 전문가겠는가...


이 뿐이 아니다. 내가 올리 자료를 분류군 별로 검색할 수 있다. 일단 매인 화면에서 내 관찰을 누르면 이런 화면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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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36개의 자료가 올라갔고 그 중에 745 종이 기록되어 있다는 뜻이다. 또한 264개의 검증에 참여했다는 것도 보인다. 여기서 필터를 누르면 이런 화면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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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에 새이름을 좀도요라고 치면 그 동안 내가 올린 좀도요 자료가 모두 보여진다. 또 분류에서 새 그림을 누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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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 자료가 뜬다. 총 471종의 새가 올라간 샘이다. 아직 국내에서 관찰한 새를 다 올리지 못한 실정이라 아직은 기록이 낮은 편이다. 이런 식으로 내가 올린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새를 400종 넘게 본 후 앞으로는 종추가가 힘들겠으니 뭘하고 살아야 할까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만종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죽기 전까지 만종의 생물을 찍어야 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네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된다. 외국을 자주 나가니 새뿐만 아니라 식물 곤충 등이 포함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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