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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환 Sep 02. 2020

환경 교육에 대한 단상(2)

환경 교육의 두가지 화두

환경 교육의 두가지 화두 - 감수성(1)    


    환경 교육에는 예전부터 내려온 오래된 화두가 둘이 있다. 감수성과 전문성이다. 감수성이란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을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환경을 보는 시각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측은지심 혹은 미래 우리 후손의 안전뿐만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를 생각하는 감성에서 현재는 개발론에 대응하는 마음가짐까지 확대되어 해석되고 있다. 반면 전문성은 내용이 어렵고 오랜 시간 공부나 경험을 해야 얻을 수 있는데 그 바탕에는 감수성이 필요하다. 


    감수성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환경적인 문제를 보고 느꼈을 때 비로소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환경적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은 다양한 환경 문제와 생태계가 파괴된 현실 및 어렵게 생존하고 있는 멸종 위기종,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지역 및 생물 등을 보면서 환경이 얼마나 소중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를 강조한다. 이런 감수성의 자극은 환경 교육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이며 추후 전문성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필요하다고 한다.


    자연과 생물을 보고 느끼는 감정의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는 감수성은 몇 가지 단계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작은 산새들은 숲속의 나무에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한다. 알에서 깨어난지 얼마 안되는 새끼새는 매우 미약한 존재이고 어미새의 돌봄을 받아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1~2주에 걸쳐 어미의 보살핌을 받으면 새끼새는 둥지를 떠나게 되는데 이를 이소라고 한다.


    일반인들은 둥지를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천적들에게 쉽게 잡아먹힐 가능성이 높은 새끼새가 둥지같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어미는 최대한 빨리 키워서 둥지를 떠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둥지를 떠난 새끼새는 조금씩 날기도 하는 종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종도 많다. 새끼새가 둥지를 떠났지만 어미는 새끼가 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먹이를 먹인다.


    보통 이 상황에서 새끼새는 사람들에게 발견된다. 누가봐도 어린새가 잘 날지도 못하는데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당연히 측은지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나름 구조를 한다고 새끼를 잡아서 집에 데려오지만 대책이 없다. 이 새가 뭘 먹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면서 새끼를 데려온 것이다. 그리곤 인터넷 검색을 하고 전화를 걸어 물어본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내가 이런 전화를 받으면 전화를 한 분에게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은 방금 어린새를 유괴하셨다고. 많이 지나친 말일 수 있지만 이제 답답함을 넘어 화가 나는 상황이다. 왜 감당도 못하면서 새를 가져 왔는지 정말 궁금하다. 사실 그 어린새 주변에는 우리가 찾을 수 없는 곳에 어미새가 있다. 새끼는 어미처럼 숨을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발견됐을 뿐이다. 우리가 그곳을 지나가면 어미새는 새끼에게 다가와 먹이를 먹이고 좀 더 안전한 곳이로 이동시킨다.


    새끼새를 집에 데려온 사람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당연히 잘 모르고 그랬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이런 전화를 너무 많이 받는 입장에서 짜증이 날 뿐이다. 또한 그 분들은 당연히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단지 이런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나온 것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감수성의 가장 낮은 단계이다.


    다음 단계는 아주 간단하다. 내가 잘 알지 못하면 함부로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불필요한 나만의 해석을 해서는 안된다. 이 단계가 자연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단계이다. 여기서 한발자국을 더 들어가려면 그 때부터 전문적인 관찰이나 공부가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관찰이나 공부를 하지 않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으며 때때로 들어가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난 그런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새를 의인화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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