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빅브로 Jan 05. 2023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경의를 표한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서평

  싯다르타를 꽤 재미있게 읽었다. 경험론과 사유론 둘 중에 경험론을 중점으로 둔 이야기는 나에게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도 경험을 하지 않는 일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이 겪은 일이 아니면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경험론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경험하지 못하면 솔직히 잘 알지 못한다.


  나의 경험을 나열해 보자. 가출, 유도, 경기도청 상장, 축제 공연, 반장, 연극, 게임 길드장, 게임 공대장, 과대, 장기 연애, 동아리 회장, 자취, 코믹마켓 셀러, 프리마켓 셀러, 창업, 편의점 알바, 놀이공원 알바, 술집 알바, 고깃집 알바, 독립, 과외 등등 짧은 내 인생에도 하나씩 풀어보면 몇 시간이나 이야기할 거리가 참 많다.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서 나를 만들어 갔다.


  이 경험은 나에게 무척 중요한 일들이다. 나를 만들어가는 이야기이고 지금의 나의 모습을 완성할 수 있게 큰 영향을 주었다. 물론 여기서 말하지 못한 경험도 꽤 있다. 누구보다 슬픈 이야기가 아직까지 가슴속에 묻어 있다.


  사람은 경험을 해야 올바른 시야가 생긴다. 싯다르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서양의 관점에서 보는 동양의 관점이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세상을 발전시킨 건 서양의 시선이다.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 아무리 동양적 사상이 좋다고 해서, 누가 논밭으로 공동체 삶으로 달려가고 싶은가?


  나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나열하고 싶다. 그러나 그러기 싫다. 내 이야기를 공감해 주는 사람은 나 말고는 없다. 정말 마음이 넓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내가 겪은 이야기의 30% 정도 공감하면 나는 감동을 할 것이다. 그만큼 타인에게 공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싯다르타도 그렇다. 구도자의 삶은 생각보다 배울 게 없었다. 그리고 부처에게 말하듯이 부처가 깨달은 깨달음은 자신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싯다르타 자신의 아들이 떠나야 자신의 아버지가 겪었을 아픔을 이해했다. 그만큼 이해를 하려면 겪어 봐야지 알 수 있다. 그러지 않고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은 위선일 뿐이다. 최소한 이 책에 나온 현자들이 말하듯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어쨌든 타인의 말이 마음속으로 들어올 때가 분명 있다. 타인이 겪은 아픔이나 경험을 들었을 때 그 당시에는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비슷한 일을 본인이 겪게 된다면 그때 타인의 말이 이해가 된다. 특히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들었던 '친구를 잘 사귀어라.' , '공부를 열심히 해라.' 같은 이야기는 솔직히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공감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보이지 않다고 울부짖는 것보다, 보여서 슬픈 상태를 인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 사색하고 사유하며 성장을 할 것이라면. 물론 요즘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사람은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계속 사유하고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우리는 타인의 목소리를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사람은 중요하다. 그러나 한 사람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분명히 다르다. 아무것도 안 하고 돈을 쓸어 담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인도 누구보다 노력할 것이다. 뭐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부모의 노력이 이어진 거니 그것도 축복이라고 본다. 우리 너무 빡빡하게 살지 말자. 솔직히 노력해서 안 되는 세상은 아니다. 모든 것에는 방향이 있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 우리는 모두 관성적 삶에 빠져 다른 길을 보지 못하는 경향이 큰 것 일뿐이다.


  현자도 아닌 것이 현자인 척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내 말이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우리는 그래도 최대한 타인을 이해하려고 이 글을 읽고 있지 않은가? 내 글을 읽은 그대에게 경의를 표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