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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2화, 부서진 쇄골

by 제제

신나게 술독에 빠져 살 던 어느 날, 귀갓길 나는 넘어졌다. 단순하게 넘어진 줄 알았다. 서른이 넘어간 이후로 넘어진 기억이 없다. 그런데 그날은 넘어졌다!


가볍게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일어날 수 없었다. 강렬한 통증에 술이 깼다. 건강한 체질이라 한 번 입원하고 싶다고 입에 달고 살았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건 입원이다.


병원링겔.jpg


아파서 소리소리를 지르고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했다. 그중에는 헤어진 여자친구도 있었다. 결국 교회 형이 새벽에 나를 찾아와서 병원에 입원시켰다. 이런 민폐도 없다.


그렇게 첫 경험, 첫 입원을 해버렸다. 정말 아팠다. 열흘의 시간 동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봤다. 고통도 쾌락인가? 집중력을 많이 소모한다. 그 말은 시간이 빨리 간단 말이다.


순식간에 열흘이 지났다. 아팠기 때문에 건설적인 고민은 하지 못했다. 단지 서러웠다.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했다. 그렇게 건강을 고민하였지만, 지금 이 글은 치킨과 맥주와 함께 쓰이고 있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퇴원을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어려웠다. 단순하게 나라의 도움을 얻기로 했다. 당장 집 근처에 있는 취업지원센터로 달렸다.


"경력이 없어요. 자격증도 없어요. 있는 건 4년제를 나왔다는 것 말고는 나를 증명할 게 없어요."


진짜 저렇게 말했다. 개인 과외는 경력이 되지 않는다. 학원에 면접을 봐도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1:1과 1:다수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희망 사항은 인사, 총무. 회계였다. 경제를 전공했고 꾸준히 사람을 만나왔다. 회사에 들어가서 인간 관리를 하는 게 나에게 가장 좋은 일로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어느 회사가 나이 든 신입을 경영지원으로 뽑겠는가? 이미 나이는 대리급이지만 경력은 미천한 나에게 일자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간혹, 이상한 기업에서 월 180만 원 줄 테니 경리 비슷한 일을 하면 어떤가 물었다. 근데 180만 원은 내 과외 월급 보다 한참 밑이다. 이 돈으로는 삶을 영위할 수 없다.


취업 지원 센터에서 2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상담하고 상담하고 상담했다. 다달이 50만 원이 나왔지만 이걸로 할 수 있는 건 고정 비용 지출뿐이었다.


8월, 무더운 여름. 나는 결정했다.


영업직에 지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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