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해 줘]: 정우성 때문에 리뷰는 못하겠군.
내가 좋아하는 배우 신현빈은 그래서 요즘 얼마나 좋을까. 정우성과 연기할 때, 실제로는 어떨까. 그와 작업을 함께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아니, 정우성은 정말 실재하는 사람일까!
눈길에 밖에 나갔다가 느지막이 돌아와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보고 있으니 음악도 좋고…. 정우성의 눈과 표정 연기가 너무 좋아서, 나도 그가 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이야기 나누고 싶고 들어주고 싶다. 역시, 로맨스에도 참 잘 어울려.(드라마 감독이나 작가들은 정말 대단하다!)
사실, 정우성의 큰 단점은 배우 하기에 필요한 조건을 모두 다 갖췄다는 점이다. 그것은 정우성에게는 단점이 되어 왔는데 정우성, BTS의 뷔나 아스트로의 차은우 등의 ‘대단한’ 비주얼은 그들이 타고난 것이니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할 수도 평할 수도 없지만, 정우성이 등장하는 로맨스 드라마는, 언제나 그의 연기 능력이 그의 눈빛과 외모에 묻히고 말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 이것은 또 나의 ‘팬심'때문이라고 매도될 것도 알고 있다.
어쨌든 모든 로맨틱 드라마에 몰입되게 만들어 '정상적인' 드라마 리뷰까지도 잊게 하니, 그것은 단점이다. 심리학에서 이런 현상을 정의해 놓은 것이 있을 텐데... 어떤 대학에서는 전임교수를 뽑을 때 너무 잘 생기거나 예쁜 사람은 뽑지 않는다는 말도 있었다.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교수가 너무 튀면 학생들이 공부가 안 된다나, 뭐 그렇게 이야기하셨던 것 같다.
결국 정우성 역시 자신의 외모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 점은 정우성 자신도 모를 것이다. 이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으셨을 듯^^. 생각해 보니 나도 한국어 수업에 사용하기 위해 많은 수업 자료를 찾고 만들고 해 보았지만 일부러 정우성이나 뷔, 차은우 등 한국의 아이돌 등이 등장하는 영상이나 작품을 골라 이야기해 본 적이 없긴 하다. 로맨스를 수업 중에 중점으로 다루지는 않는 것 같다. 다음 학기는 물론 달라질 것 같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을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지치지 않고 지난 수십 년간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왔다.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 그 속에서 그가 최선을 다해 왔다고 나는 본다. 그가 선택하는 영화들 중에는 의외로 파격적인 장르도 있었다. 다 좋아했던 것은 아니지만, 다양하게 연기변신을 해 온 열정을 나는 사랑한다. 그의 노력에 비해, 정우성에 대한 화제성은 대부분 다른 쪽으로 흘러온 듯하다. 그 모든 것을 감당해 온 점에서 정우성은 다시 프로다.
이 배우에 대해 나는 개인적인 궁금함도 참 많지만 결혼은, 늦더라도, 좋은 사람과 하셨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세상 마지막인 것 같은 순간까지도 그를 믿어 줄, 신뢰할 만한 친구 정도가 아닐까. 잘 모르겠다. 안 하셔도 괜찮고 못 하셔도 괜찮다. 한국인의 정서에서 벗어난 선택을 하셔도 나는 좋다. 오히려 틀을 벗어나 주시면 더 멋지겠다.
아,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정우성, 나지막한 저 목소리는, 마치 내게만 들려주는 독백 같다. 기술과 마케팅의 힘은 참 대단해서 나는 오늘도 ‘연예인은 저 세상 사람’이란 걸 잊고서 드라마에 몰입된다. 눈 오는 밤, 정우성을 TV드라마로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멋진 배우 덕택에, 폭설에 언 마음이 녹는다. 폭설이 내린 날, 아침부터 대전까지 다녀오느라 지칠 뻔했는데, 드라마 몰아보기까지 하고 자야겠다. 나는 여전히 천만명 팬 중 하나이지만 지난 10여 년간 그는 나에게 천만명의 친구에 버금가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아하는 일도 많이 하시고, 좋아하는 사람들과도 자주 만나시어 좋은 에너지를 더 나누어 주시기를 바란다. 내년에는 좋은 사람 하나를 짠!하고 만나 예쁜 사랑하시기를, 우주 멀리 사차원의 공간에 사는, 철없는 팬 하나가 기도해 드린다.
같은 시대에 살아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