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자라는알라씨 Sep 24. 2022

성인애착유형검사

든든한 나무가 되자


요즘 오은영 선생님의 책 <<화해>>와 <금쪽같은 내 새끼> 프로그램을 보면서 어린 시절 '애착'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고 있다. 부모와 나사이의 애착관계는 나와 내 자식과의 애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애착을 느끼고 자라면 자식에게도 안정적인 사랑을 줄 수 있고 부모로부터 충분한 애착을 받지 못하고 자라면 훗날 자식에게 그 애착을 보상받으려는 부모가 될 수 있다. 고로 육아를 위해서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애착유형검사를 해봤다. 간단한 36개의 설문을 통해 진행되는 데 혹시 결과의 오류가 있을까 싶어 다른 날에 총 3번을 했다. 회피 점수와 불안 점수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나는 '불안정 애착 중 혼란형 그중에서 공포 회피형'이란 결과는 모두 동일했다.


평소에 내가 내게 느낀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놀랐다. 난 다른 사람들과 어느 정도 적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편하다. 너무 친해지면 모든 것을 함께해야 할 것만 같고 그 사람의 의견에 맞춰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든다. 아무리 친해도 나의 날 것 그대로 보여주길 꺼리고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도 않은 편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나 자신이 너무 싫어서 어떻게든 혼자서 해결하려고 한다.



이런 나의 성격이 어린 시절 불안정 애착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니 부모와 나의 관계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었다. 나는 부모란 자식에게 '튼튼한 나무' 같은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식이 힘들 때나 위로받고 싶을 때, 쉬고 싶을 때, 언제든 지 찾아와 기대어 쉴 수 있고 그늘 막에서 위로와 공감을 얻어 다시 자기의 길을 가도록 하는 그런 든든한 나무 말이다. 그 나무는 뿌리가 깊어 주변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런 나무를 보고 자란 아이는 나무만큼 든든한 아이로 자라 훗날 자기 자식을 위한 쉼터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부모를 나무로 비유했을 때 나는 우리 부모님을 '흔들리는 나무'였다고 표현하고 싶다. 겉으로는 멀쩡한 나무처럼 보이지만 실은 뿌리가 섞어 깊게 자리 잡지 못해 주변 환경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무였다. 나는 한 번도 그 나무에 '여기서 쉬었다 가도 돼 '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받은 적이 없었다. 그 나무는 주변에 흔들리고 아파했다. 누울 자릴 보고 뻗는다고 편한 자리조차 내주지 않은 나무를 편하게 대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이 나무에 거름을 줄 능력이 없는 나를 탓했다. 어린 시절 빨리 어른이 돼서 이 나무를 잘 보살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에게 기대는 건 사치였다. 이렇게 의존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어른스러웠던 나는 허구의 독립성을 갖게 되었다.


부모의 나무뿌리를 그대로 물려받는 수동적인 나무가 되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만의 뿌리 깊은 나무를 가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자식들은 내 나무에서 자란 탐스러운 열매도 먹어보고 새소리도 들어보고 그늘막에서 늘어지게 잠도 청할 수 있는 그런 나무가 되어야지 결심한다. 어쩌면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는 첫 발음일지도 모른다.


어젯밤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엄마가 언제나 든든하게 너희 곁을 지켜줄게. 마음 편안히 하고 푹 자자."

이 말이 아이들에게 든든한 나무같이 느껴졌길 바라본다.





http://typer.kr/test/ecr/





매거진의 이전글 영어가 내게 주는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