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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Feb 02. 2023

엄마, 백이십 살까지 살아요!

[100-33] 백일백장글쓰기 9기 





며칠 전 115세로 세계 최고령으로 기네스에 기록되는 할머니 기사를 보게 되었다. 기사를 보다가 딸 마리아가 항상 나에게 해주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 엄마, 나는 90살까지 살 테니 
엄마는 꼭 120살까지 살아야 돼요. 
엄마 나 먼저 하늘나라 가면 안 돼요." 
마리아의 소원



이 말은 아마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부터 마리아가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처음엔 이 말을 들어도 나는 콧방귀를 뀌면서 '아휴 내가 어떻게 120살까지 살수 있겠니, 평균 수명이 80-90인데 이 정도 나이까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어도 소원이 없겠다.'라고 말했었다.


마리아는 나의 대답을 듣고도 완고하게 '아니야 엄마는 한의사니까 분명 120살까지 살 수 있을 거야, 건강관리 잘하면 가능해 나랑 새끼손가락 걸자. 꼭 120살까지 살아야 해.'라고 말했었다.


성인이 된 이후엔 이런 대화의 횟수가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마리아는 나보고 꼭 120살까지 살아야 하니 건강 잘 챙겨야 한다고 당부를 한다.


15년도 더 전에 120살까지 산다는 말을 들으면 딴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그러나 지금은 내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의 백세 이상 노인의 숫자가 작년 연말 기준으로 7733명이라고 한다. 일본은 그 숫자가 무려 9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김형석 교수님이 103세인데도 정정한 것을 보면 120살까지 사는 것이 절대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네이버 지식in을 검색해도 장수의 비결에 대해서 무척 많은 정보들이 나오고, 각종 매체에서도 온갖 건강 프로그램에서 정보들이 넘쳐흐른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이 모든 것을 다 한다고 장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먹고 자고 생각하고 어떤 운동을 하고 등등은 각자가 편한 마음으로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하면 될 것이다.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느니라.” 

논어 제6편 옹야(雍也)의 열여덟 번째 문장



공자 선생님이 말씀하신 '옹야장'의 유명한 이 구절이 건강하게 120살까지 사는 비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언제 일어나고 어떤 것을 먹고 어떻게 운동하고 등등보다 이 말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저런 방법들이 좋다고 따라 하는데 그 하는 것들이 즐겁거나 좋지 않고, 밀린 숙제하듯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면 절대로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 머슬 마니아가 될 필요가 없고, 모든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될 필요가 없듯이 말이다. 각자가 좋고 즐거운 것을 찾아서 해야 건강과 장수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마리아가 15년 전부터 엄마가 120살까지 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고, 엄마인 나는 이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불가능이 아니라 가능하다고 생각을 바꾸고 건강한 삶을 위해 더 행복하고 즐기며 살 예정이다.


간혹 주위에서 '그렇게 오래 살아 무슨 부귀영화 누리려고 그려나 적당히 살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항상 계신다. 나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분들의 생각에 대해 반대하거나 바꿀 마음은 없다. 그분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사시면 되고, 나는 내 생각대로 살아갈 따름이다.


'독 같은 인간을 멀리하라'라는 115세 최장수 할머니의 조언대로 살면서, 공자님 말씀처럼 樂之者로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우리 마리아가 간절히 원하고 기도하는 120살까지 사는 엄마가 꼭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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