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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피킹글리쉬 Nov 16. 2020

실수해도 괜찮아

우리 아이에게 100% 맞는 학원이란 없다

나는 영어로 말하는 데에 부담감이 없는 사람이다. 영국 유학생활 당시,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 친구들과 영어로 이야기할 때는 정말 부담감이 1도 없었다. 친구들은 내가 영어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을 경청해주었고, 혹시 내가 틀리게 말해 잘 알아듣지 못 하면 이런 의미였냐며 나에게 다시 되묻곤 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영어를 사용할 때는 이야기가 달랐다. 영어에 근자감이 있는 나였지만, 한국인 앞에서 말할 때면 괜히 모르게 눈치를 살피게 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한국인들은 유독 남의 영어를 평가한다. 칭찬과 격려는 주머니에 넣어둔다. 농담이든 진담이든 굳이 '영어 못 한다'라고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이런 마음 불편한 문화는 영어로 말하는 것마저 불편하게 만든다. 그리고 실제로도 한국인들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은 편하지 않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한국인 앞에서 혹은 외국인 친구들과 한국인 친구들이 섞여있는 자리에서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사진 출처 Pixabay @AnnaliseArt


문제는, 지적질 문화는 어른들 세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 세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선생님, 쟤 틀렸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흔하게 들리는 이야기이다. 자기 할 것만 신경쓰면 될 것을 굳이 친구들이 틀리면 꼭 한 마디를 한다.



이상하다. 한국 아이들은 유독 남의 실수에  통쾌해하고 깔깔거리며 지적질한다. 문화 때문인지 아이들은 이런 지적질 당하는 환경이 당연하다 여기는  하다. 살면서 적어도  번쯤은 학교 혹은 학원에서 같은  친구들에게 지적질당해봤을 것이다.








사진 출처 Pixabay @PDPics

한국 사람들은 영문법에 집착한다. 문법에 맞지 않게 말하면 큰일난  안다. 하지만 남대문 상인들은 아는 영어 단어  개만 가지고도 외국인에게 옷을 판다. 소통의 언어를 한다. 영어는 언어다. 의사소통의 도구일 ,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모국어인 한국어를 문법에 맞지 않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문법에 맞지 않게 이야기했다고 누군가가 지적질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모국어도 아닌 영어는 문법에 맞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남의 실수를 짚고 넘어가는가?  그렇게 문법에 집착하는 것인가?



아마 모두가 "시험영어" 익숙해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다. 글자로만 영어를 접했고, 단어를 '암기'하며 영어를 '학습'했기에, '언어' 기능을 하는 '영어' 제대로 경험하지   것이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말하는 영어에 '활자 영어' 대입하고, 누군가가 문법에 맞지 않게 이야기를 하면 ' 틀렸네.' 하고 생각하게 된다. 혹은 누군가의 영어 발음이 이상하면 이제까지 영어 듣기 평가에서 나온 원어민의 발음과 많이 달라서, " 사람 영어  하네." 하는 생각이 드는  같다.



크라센 박사는 언어 습득 성공의 조건으로 3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로, 동기부여가 높은 사람이 언어 습득을 더 잘 한다. 둘째로, 더 높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이 언어 습득을 더 잘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안감이 낮을 수록 언어 습득을 더 잘 한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간에 꽤나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가지려면 영어를 잘 한다는 근자감이 있거나, 혹은 영어를 말하는 데 있어서 불안요소가 없어야 한다. 자신있게 영어로 한 마디 했는데, 용기에 대한 칭찬은 커녕, 누군가가 오히려 "너 지금 틀리게 말했어." 라고 바로 지적질하면 어떨까? 의욕이 바로 저하되고, 자신감이 내려간다. 이런 사소한 경험이 쌓여 미래에 영어로 말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자신감이 부족해지고, 점점 목소리는 작아지고, 영어로 말하기는 것이 꺼려지고, 동기부여가 사라지는 것이다.









아이와 엄마표영어를 할 때 좋은 점은 바로 우리 아이가 이런 환경에 놓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학원에 가면 친구들이 나의 영어를 평가하고 선생님이 나의 영어를 평가한다. 나보다 잘 하는 친구들이 영어로 말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자신감 결여로 이어진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는 영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고, 비뚤어지는 행동을 보인다. 어떤 형태의 학원이 되었건, 아이에게 100% 맞는 곳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아이가 불안요소가 전혀 없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언어를 습득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것이다. 슬프게도 학원에서는 아이의 이런 현 상태를 부모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시험영어"에 길들여지는 출발점에 놓여지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칭찬과 격려보다는 남을 평가하고 채찍질하는 문화가 더 강한 것 같다. 한국인들이 영어 말하기를 잘 하지 못 하는 이유는 영어를 말해야 하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어말하기를 잘 하고 싶은데도 이 뜻을 펼치지 못하는 데는, "내가 영어로 틀리게 말하면 상대가 내가 영어를 못 한다고 생각하겠지?", "내 영어 발음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하는 불필요한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불안요소가 너무 많은 것이다.




아이들은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 자존감이 쌓이고 무엇을 하든 자신감이 넘친다. 엄마표영어도 마찬가지다. 엄마에게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영어를 즐기게 되고, 자신의 실력이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통해 자존감이 쌓이고, 자신감이 생긴다. 틀렸다고 지적당하지 않아 불안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습득하니 영어가 싫다며 거부할 이유도 없다.



엄마표영어, 해볼 만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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