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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 밤양갱 5만 개, 2시간 만에 품절된 진짜 이유

8년 차 브랜드 마케터가 공개하는 대박 신화의 비하인드

by 줄리킴

세 기업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순간


"출시 2시간 만에 5만 개 완판..."

"이마트 서버 다운될 뻔한 주문 폭주..."


이런 헤드라인으로 화제가 되었던 비비의 '밤양갱'. 양갱이 어떻게 MZ세대 최애 간식이 되었을까요? 비비의 '밤양갱'이 일으킨 신드롬은 단순한 음원 히트를 넘어 역대급 브랜드 협업 성공 사례로 손꼽힐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흥미로운 현상을 제가 8년간 브랜드 마케팅 현장에서 배운 인사이트를 통해 파헤쳐보려고 합니다. 특히 2시간 만에 5만 개가 완판 된 그 순간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집중해 볼게요.



모든 것은 한 곡의 노래에서 시작되었다.


2024년 2월 13일, 비비의 밤양갱 음원이 발매됐습니다. '다디달고 다디단'이라는 한 소절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강타했죠. 출시 2주 만에 멜론, 지니, 유튜브뮤직, 플로, 바이브, 벅스 등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했습니다. 이 열풍을 놓치지 않고 필굿뮤직, 크라운제과, 그리고 이마트가 전략적 협업을 통해 '한정판 비비 ×밤양갱'을 탄생시켰습니다. SNS에서 패러디 열풍이 불었습니다.


밤양갱은 헤어짐에 대한 마음을 담은 노래예요. '넌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았다'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미안해'라는 대답으로 끝납니다. 앞에서는 말하지 못했지만 내가 바랬던 것은 그냥 밤양갱 하나였다는 먹먹함을 담아냅니다. 멜로디는 밝은데 가사는 슬퍼요. 하지만 비비의 독특한 음색과 장기하의 편곡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자꾸 듣고 싶게 만든답니다.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면 꼭 한번 들어보세요.


5만 개 한정수량 품절 대란 BIBI X 밤양갱


비비의 밤양갱의 타임라인을 정리를 해볼까요?


1) 2월 13일 음원 발매 (2024년)

2) 2주 만에 모든 음원 차트 1위 석권

3) 3월 초, 실제 '비비 ×밤양갱' 출시 발표, 싱글앨범 팝업스토어

4) 3월 14일 출시와 동시에 2시간 만에 5만 개 완판

5) 현재까지도 재출시 문의 폭주 중


"무엇이 이런 기적을 만들어낸 걸까요?"

"왜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유행은 그 순간에는 '현상'일뿐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전략'이 보입니다. 브랜드 마케터로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은, 진짜 인사이트는 열기가 식은 후에야 명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 뒤에는 세 기업의 협업이 있었다.


먼저, 필굿뮤직 비비라는 보석을 발굴했습니다.

"어둠의 아이유, 암흑의 헤이즈"라는 별명을 가진 가수 비비. 신인 가수의 노래를 실제 제품으로 만든다는 발상, 게다가 '양갱'이라니. 하지만 이 '미친' 발상이 세 기업의 만남으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80년 전통의 크라운제과가 합류합니다.

양갱의 역사는 1945년 해태제과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80년 동안 '어르신 간식'으로 자리 잡은 전통과자죠. 팥에 설탕, 물엿, 한천을 넣고 졸인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자. 이가 약한 어르신들이 드시던 그 양갱 말입니다. 크라운제과의 수석 파티시에는 "젊은 감각을 담되, 전통의 맛은 지키자"는 원칙을 고수했다고 해요.


마지막 퍼즐은 이마트였습니다.

"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전국 매장에서 동시에, 하지만 한정판으로." 이마트의 이 전략은 대박의 결정적 요인이 됐죠. 이번 협업에서 '이마트 단독판매'를 하며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닌, 트렌드를 선도하는 혁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이성재 이마트 가공식품 팀장의 리더십 아래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활용한 유통 전략을 실행했습니다.


"세 기업의 만남이 우연이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각자의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완벽한 팀워크였죠. 마치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세 기업의 협업은 2024년 최고의 브랜드 신화를 만들어냈습니다.




2시간 만에 5만 개 완판 기적, 그 이면의 전략


다디달고 다디달고 다디단 Bibi x 밤양갱 개별 팩키징


비비의 밤양갱 성공요소를 브랜드 측면에서 3가지, 마케팅 측면에서 5가지로 정리해 봤습니다.



브랜드 성공의 3가지 성공요인 : PMP 기법


제가 개발한 PMP 기법은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 측정지표로 사용할 수 있는 3가지 요소를 담고 있어요. 3가지가 적절히 부합되면 브랜드의 성공을 예측해 볼 수 있더라고요. 스몰 브랜드에도 바로 적용법도 활용해 보세요.


1. 제품력 (Product Excellence)


요즘은 상품의 평준화가 많이 이루어져서 안 좋은 제품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품 자체가 탁월하게 좋아야 합니다. 제품력은 브랜드의 첫 번째 공식이자 가장 기본이 됩니다.


80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양갱은 이미 검증된 상품력을 증명합니다. 반짝 성공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지만 80년이라니! 그 오랜 시간 동안 양갱을 만들고 판매해 온 크라운제과의 전문성과 제품력은 '시간'으로 대답합니다.


여기에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된 패키징이 한몫을 하죠. 제품을 표현하는 데 있어 고객이 가장 처음 만나는 건 '패키징 된 상품', 즉 제품의 외모입니다. 매력적인 외모를 뽐내는 사람에게 눈이 더 가듯이 이쁜 팩키징에 끌리게 되죠.



[ 스몰브랜드 적용방법 ]

트렌드를 따라가기 전에 제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세요.

단, 고객이 원하는 적당한 퀄리티 그리고 제조자의 너무 높은 퀄리티 사이의 적정점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고객이 지불할 의향이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과 직결됩니다.



2. 시장 공감력 (Market Resonance)


Z세대의 '낯선 경험에 대한 갈증 해소' 심리를 정확히 저격했죠. 구매자의 감정과 니즈를 해석해 레트로지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양갱이요? 그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나 드시는 거 아닌가요?"

바로 이게 첫 번째 반전 포인트였습니다.

Z세대와 알파세대의 핵심 욕구는 새로운 도전,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양갱의 역사는 1945년 해태제과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80년 동안 '어르신 간식'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있었죠. 그런데 이게 오히려 기회였습니다. Z세대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었거든요.


제가 다양한 브랜드와 일하면서 발견한 패턴이 있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처음 해보는 것'에 대한 갈증이 강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익숙한 생소함'이라는 겁니다. '양갱'이라는 생소하지만 비비의 노래로 통해 '달고 다디단 밤양갱'의 노래로 익숙해진 거죠.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각 세대가 경험한 정서에서 너무 생소한 것은 시장의 공감을 얻지 못합니다.


레트로와 현대의 조화 그리고 SNS 바이럴을 고려한 제품 디자인은 MZ세대의 지갑을 열게 했습니다. 정교한 가격 전략과 상품 구성도 눈에 띕니다.


5,580원이라는 '부담 없는 도전' 가격대

10개입 구성으로 선물용과 개인 소비용 동시 타기팅


사실 MZ세대의 지갑은 두껍지 않죠.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고, 선물로도 줄 수 있는 선물용, 본인 소비용 구성은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고심하며 기획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어요.



[스몰브랜드 적용방법]

구매자의 감정과 니즈를 해석하고 제품에 '생소함'을 부여하세요.

기존 카테고리를 뒤틀거나, 예상치 못한 조합을 만들어보세요.




3. 구매 동기 (Purchase Motivation)


내가 왜 이 상품을 사야 하는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브랜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비비의 밤양갱은 다음과 같은 공식이 성립됩니다.


비비의 이미지 + 합리적 가격 = 구매 결정


5,580원은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는' 절묘한 가격이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데 5,580원 밖에 안 한다고? 사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해 주죠.


동시에 '한정판'이라는 희소성 가치를 더합니다. '뭐? 구매할 수 있는 사람수가 정해져 있다고? 없어지기 전에 당장 사야겠어.' 슬슬 마음이 조급해지죠. FOMO라는 심리가 작용합니다. Fear Of Missing Out. 남들 다 하는데 자기 자신만 놓칠까 봐 조바심이 나고 두려운 거죠.


그러던 차 이미 SNS에서는 여기저기 다~ 자기도 샀다며 인증숏을 올립니다. 그것만이 아니죠. 온라인에서 봤던 상품을 오프라인에서도 계속 보게 만드는 거예요. '지금 안사면 못 산다'라는 긴박감을 높입니다. 5만 개 한정이라는 메시지는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되었어요. 안 그래도 사려고 했는데 눈앞에서 알랑거리고 있다면 '지금 당장' 지갑을 열고 사는 거죠.



[스몰브랜드 적용방법]

감정 터치포인트 설계하세요.

고객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서 시작하세요.




비비의 밤양갱, 마케팅 성공의 5가지 성공요인


BIBI X 밤양갱 X 이마트 콜라보


"아침부터 줄을 서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의 한 직원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출시일 아침,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죠. 이렇게 시작된 '비비 밤양갱'의 신화는 단 2시간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판매는 2시간이었지만 이 일이 일어나기까지 사전에 준비한 마케팅은 최소 6개월이 소요되었을 겁니다.


처음 밤양갱의 기운이 느껴지는 그 시점부터 마케팅이 전개된 관점을 훑어볼까요?


1. 입소문이 만든 기대감의 폭발


한 달 동안 음원으로만 존재하던 '밤양갱'은 오히려 더 큰 기대감을 만들어냈습니다. "과연 그 맛이 어떨까?" SNS에서는 출시 전부터 '인증숏 미리 찍을 각도' 같은 재미있는 대화가 오갔죠. 이런 자발적인 입소문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마케팅이었습니다.



2. 가격과 가치의 완벽한 균형


5,580원.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는 이 가격대는 MZ세대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낸 결과였습니다. "프리미엄 디저트인데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아?"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죠. 게다가 패키지 디자인은 SNS 인증숏용으로 완벽했습니다.



3. 구매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긴박감


"지금 아니면 못 산다." 5만 개 한정이라는 메시지는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마트 단독 판매라는 점이 희소성을 더욱 높였죠. 재출시 계획을 명확히 하지 않은 것도 이 긴박감을 높이는 전략이었습니다.


근데 왜 하필 5만 개였을까요?

수요를 예측한 결과입니다. 비비의 팬던 규모를 분석하고, MZ세대의 구매력을 고려해 이마트 전국 매장 커버리지까지 계산을 한 거죠. 다만, 모두가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이 아닌 심리적으로 희소성을 강조한 '제한 수량' 전략이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4. 화이트데이라는 완벽한 타이밍


3월 14일은 단순한 출시일이 아니었습니다. 화이트데이 시즌에 맞춘 전략적 선택이었죠. "다디달고 다디단"이라는 콘셉트가 화이트데이와 만나면서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어차피 화이트데이에 뭔가는 사야 하는데 힙하면서 포장도 이쁜 상품 출시의 타이밍이었던 것이죠.



5. 품질에 대한 절대적 신뢰


크라운제과의 80년 전통, 이마트의 품질 보증, 여기에 비비라는 트렌디한 브랜드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맛없으면 어쩌지?"라는 걱정 없이 안심하고 집어들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결과는?"


출시 당일 오전 11시, 이마트 온라인몰은 잠시 접속이 지연될 정도로 주문이 폭주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개장과 동시에 줄이 생겼고, 일부 매장은 오픈 1시간 만에 품절 사태를 맞았죠. 결국 오후 1시, 전국 물량 5만 개가 모두 소진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게 바로 진정한 '품절 마케팅'의 대표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단순한 계획이 아니었어요. 철저한 준비와 시장분석, 그리고 약간의 행운이 더해져 만들어진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비비의 밤양갱 성공은 우연이 아닙니다. 전통과 혁신, 진정성과 전략, 감성과 논리가 조화롭게 결합된 결과입니다. 트렌드만 따라 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브랜드가 담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집중해야 합니다. 본질 없는 겉모습 바꾸기는 절대 성공하지 못합니다.


2시간 만에 5만 개 완판 신화는 실제로 대성공이었습니다. 출시 당일 이마트 앱 접속자가 평소의 3배를 기록했고, 전체 양갱 카테고리 매출이 35% 증가했거든요. 5만 개라는 수량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죠.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마케팅의 성공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두 가지 중 한 가지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밤양갱(판매 상품/서비스)을 비비라는 가수 (전달방법), 이마트 협업을 한 곳들은 다 크잖아. 그러니 성공할 수밖에 없었지. 우린 안 돼 ~"

혹은

"우리 브랜드도 이런 성공을 만들 수 있을까요?"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스몰 브랜드에도 '밤양갱'과 같은 잠재력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잠재력을 발견하고, 고객을 통해 피드백을 받아 올바른 방향으로 전달하는 것이죠. 5만 개를 팔고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50개, 500개, 5000개가 되었든 지금의 브랜드가 가진 상황에서 작게 시작할 수 있어요. 작은 것부터 성공시킬 줄 알아야 더 큰 성공도 이룰 수 있으니까요.


당신의 브랜드만의 '밤양갱'을 찾아보세요. 그 답은 이미 당신 안에 있습니다.

'다디달고 다디단' 당신의 브랜드 스토리를 더 많은 잠재 구매 대상자들에게 들려주세요.







브랜드마케팅 Tips

당장 실행가능한 솔루션



1. 수량 설정의 과학

제품 수량은 마케팅의 시작입니다. 수량이 너무 많으면 희소성이 떨어져요. 반면 수량이 너무 적으면 고객 실망감이 커져요. 수량의 적정선은 타겟층 규모의 15~20%가 적당합니다.


2. 타이밍의 미학

출시 시기가 절반입니다. 시즌 시작 2주 전이 골든타임이에요. 경쟁 제품 출시 일정도 함께 체크하는 건 필수예요. SNS 트렌드 주기를 참고해서 브랜드 방식으로 바꿔서 콘텐츠를 제작하세요. 브랜드가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 트렌드의 파도를 함께 타세요.


3. 가격 책정의 심리

가격은 구매 결정의 열쇠입니다. 우리 브랜드 타깃 고객층에서 충동구매가 가능한 선인가? 선물하기 부담 없는 금액대인가? 프리미엄 느낌은 살릴 수 있는가? 묻고 답하면 가격을 결정하세요.




실패했던 경험도 나누어볼까요?


제가 과거에 진행했던 한 프로젝트는 이런 요소들을 간과해서 실패했어요. 수량은 충분했지만 시기를 놓쳤고, 가격대는 좋았지만 홍보가 부족했죠. 이런 실패들이 오히려 이번 비비 밤양갱의 성공 요인을 더 정확하게 볼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완판 신화는 우연이 아닙니다. 철저한 준비, 정확한 타이밍, 그리고 고객을 향한 진정성이 만나야 가능한 결과죠. 여러분의 브랜드도 이런 성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남의 성공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시길 바랍니다.


"다디달고 다디단"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바로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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