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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ae maker yeon Jun 12. 2024

나와 닮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법

8개월 전, 나는 어떻게 브랜드 창업을 시작했었나

2023년 9월 남겨둔 글을 보며 첫 마음을 정리해본다. 나는 어떻게 시작했었나? 지금 알게 된 모든 것들을 그 전에는 몰랐었는데, 얼마나 막막했고 어떻게 이 길들을 찾았나? 신기한 마음을 담아. 



먼저, 나부터 제대로 알아보기로 했다.

브랜드의 본질은 메시지이고, 메시지는 내가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말하고 싶은가에서 나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에 말하고 싶은 가치를 찾기 위해서 크게 세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다. 


첫번째 질문, 나는 어떨 때 특별히 행복하다고 느낄까? 


브랜딩이란 결국, 내가 말하고자 하는 가치를 일관성있게 말하는 것인데. 이 곳에 힌트가 숨어있을 거라고 느꼈다. 내가 앞으로 일할 방식을 결정할 때도 기준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누군가 시킨 일이 하나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로만 하루를 계획하고 채울 수 있을 때, 요가하면서 몸이 풀리는 것을 느낄 때, 격하고 시끄러운 것보다는 조용하고 고요한 순간들, 남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때, 너무 빠른 속도가 아니고 나의 속도로 갈 때, 남에게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을 때, 에너지를 빼앗기는 대중교통 출근, 나와 맞지 않는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제 시간에 자고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는 삶을 살 때, 내가 좋아하는 균형감을 유지한 채로 성장하고 싶다. 그럴 때 진짜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라고 8개월 전에 남겨두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가치는 변함이 없다. 누군가 시키는 일이 아닌 내가 스스로 벌인 일들과 즐겁게(?) 사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 하기 싫은 일들이 있기는 한데,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위한 거니까 어찌저찌 해낸다. 꾸역꾸역한다기보다는 싫은 일 조차도 ' 까짓거 뭐 한번 해 주지~' 라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 


남의 속도에는 많이 흔들렸다. 바로 오늘까지도. 남의 속도에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원하는 속도는 무엇인지 주기적으로 생각해볼 필요를 느낀다. 제 시간에 자고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는 삶은 회사만 다니지 않아도 가능하다. 그만큼 군더더기의 일들을 많이 해왔던 것 같기도 하다. 혼자 브랜드의 일을 담당해서 하기 때문에 조금 느리긴 하지만, 요즘 나는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고도 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다. 지금도 종종 행복하지 않을 때가 있지만, 회사를 다닐 적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삶이 만족스럽다.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남겨놓은 내 기록이, 내가 일하는 방식이 흔들릴 떄 기준이 되어줄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두 번째 질문, 내 브랜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가치가 있는가?


나는 '사람들에게 힘들 떈, 힘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 '번아웃 없이 반짝이며 성장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 내 브랜드를 통해 에너지가 없는 순간엔 위로하는 글을, 에너지를 아끼고 부스트해줄 수 있는 물건들을 건네주고 싶어' ' 힘이 되는 콘텐츠와 편지, 그리고 고요하고 편안한 커뮤니티! 정갈하고 따뜻한 환대와 안전하고 느슨한 곳' 이라고 8개월 전에 남겨두었다. 


나는 내가 변덕스럽고, 쉽게 실증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기록을 보니 생각보다 

꾸준한 사람 같기도 하다. 


운영하는 브랜드 차에의 미션은 이거다. '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잘 하고 싶은 사람들이 번아웃을 겪지 않게 도와주자' 이 미션을 가지고 제품을 준비하다보니, 자꾸 제품에 너무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8개월이 지난 지금은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어떻게 전달하면 효과적일지 다시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주말 심리학 학사과정을 알아보기도 하고 (내년도 초 부터 도전해볼 생각이다) 또 IT 어플 창업과정에 참여하려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기도 했다. (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은 개인화된 데이터를 취합해서 기록형 어플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한참 고민을 하다가 아직은 제품 런칭과 판매 그리고 브랜드 쪽에 신경을 쓸 단계라고 판단을 내리고 

더 이상의 무리한 일 추가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지만 3년 뒤, 6년 뒤, 10년 뒤 차에는 여전히 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계속해서 찾고 있을거다. 



세 번째 질문, 그 가치를 어떤 형식으로 전달하고 싶은가? 


나는 '제품이나 공간 기반 비즈니스로 내 브랜드를 전개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평소 콘텐츠 제작 쪽에서 일하며 나는 오히려 물성이 있는 것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만질 수 있는 건 기본이고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주고 싶다, 그 것을 기반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막연히 좋아한다는 생각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핸드폰 맵에 저장되어 있던 수많은 카페와 공간들, 

내가 선택한 물건을 궁금해하며 물어보는 친구들의 말이 힌트가 되었다. 처음에는 공간 기반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었지만, 초보 사장으로서 먼저 조금 더 작은 규모의 자본금으로 시작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제품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 라고 적어놓았다. 


8개월전 가장 고민되었던 지점은 '제품 기반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중 어떤 걸 택할 건지에 관한 거였다. 

알아봤던 제품기반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은 세가지였다. 


1번,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직접 제작해서 판매하는 법

2번,  사입이나 구매대행을 통해 취향에 맞는 제품을 소싱하는 법

3번,  국내 도매 상품들 브랜드 없는 것들 위주로 소싱해서 판매하다가, 내 브랜드 로고 박는다


1번은 당장 돈이 될 것 같진 않고 자본금의 부담도 있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방법이었다. 그래서 1번 자체 제작을 선택해 준비했고, 곧 런칭을 앞두고 있다. 


그 당시 1번이라는 선택을 할 때는, 확신이 하나도 없었다. 주변 사람들이 제작부터 시작하는 걸 많이들 말리기도 했고 오답이라는 조언을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 때는 내 브랜드의 1차 목표는 돈이 아니라 유명해지는 것으로 잡는다. 라고 생각하며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 1번의 선택은 시간도 돈도 많이 걸려서 시작하기는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번으로 시작하니 2번 3번은 오히려 난이도가 훨씬 내려가서 언제든지 접근 가능한 영역이 되었다. 실제로 1번의 방법으로 수건 제품 런칭을 준비하면서 기타 욕실 용품의 경우 국내 해외 상품을 소싱하는 방식으로 준비중이다. 


결국, 남들이 뭐라고 하든 ( 조언을 일단 듣고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감당가능한 범위라면

내 마음이 끌리는 쪽을 선택하는 게 후회가 없다. 그 때 겁을 내며 사입이나 도매 유통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오히려 한참 돌아오는 길이었을지 모른다. 



일하는 나를 잘 챙기고 싶던 '차에' 차에가 생각나는 사람이 많아질 그날까지 계속. 

내 마음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잘 나아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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