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요일
지난 3일간은 놀라울 정도로 일에 몰입하는 경험을 했다.
이번주는 작업실 입주 3주 차.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고 정리하느라 흘려보낸 2주를 지나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첫 주다. 수요일에는 웬일인지 정말 일이 잘 되는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덕에 오늘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다.
지난 4일간 하루에 두 끼씩, 점심과 저녁밥을 직접 해 먹었다. 입주하고 2주 동안은 냉장고를 사고 도시가스를 연결하느라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는데, 이제 두 가지 모두 해결했으니 이전처럼 집밥을 먹기 시작한 것이다. 화요일에는 주꾸미를 사다가 주꾸미볶음을 해 먹었다. 내장을 빼고 손질한 뒤 밀가루로 문질러 씻은 주꾸미를 살짝 데쳐 준비했고, 양파, 쑥갓, 깻잎을 곁들여 센 불에 볶았다. 양이 생각보다는 많아서 화요일 저녁엔 밥이랑 먹고 수요일에는 소면이랑 먹었다.
목요일에는 집 냉장고에 있던 돼지고기를 가져다가 양배추, 청경채와 함께 볶았다. 고추장이랑 고춧가루를 넣고 양념해서 돼지불고기로 만들었다. 이걸로도 두 끼를 먹었다.
그리고 금요일. 오늘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샐러드와 그릭요거트에 눈을 떴다는 것이다. 마트에서 7000원짜리 생연어 토막을 사 와 점심에는 생으로 먹고 저녁에는 남은 조각을 구워 먹었다. 여기에 어린잎채소를 사 와 샐러드로 함께 먹었다. 어린잎채소를 한 통에 2천 원 안 되는 싼 가격으로 팔고 있어 샀는데, 활용할 곳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도 자주 구매할 예정이다. 오늘은 후추, 소금으로 간을 하고 올리브유 대신 바질 페스토를 약간 떨어뜨려 먹었는데, 연어에 곁들인 구운 마늘, 홀리소스와 채소의 조화도 좋았다. 그릭요거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먹어본 후에 따로 적어보기로.
작업도 잘 되고 밥도 직접 해 먹으니 건강해지는 느낌이라 기쁘다. 앞으로도 이렇게만 흘러갔으면, 싶은데 분명 또 뭔가 문제는 생길 것이고 나의 생활은 또 뒤틀리겠지. 그래도 밥을 직접 해 먹는 감각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끼니를 거르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날과 직접 한 요리를 제대로 챙겨 먹는 날은 남는 느낌이 다르다. 당장은 느끼지 못하더라도 그런 날들이 쌓이다 보면 분명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창가에서 자라고 있는 허브들이 요리에 가세하면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바질잎이 잘 자라면 파스타를 해 먹고 싶다. 로즈메리를 넣고 스테이크를 해도 좋겠고, 그냥 야채를 볶다가 넣어서 향을 더해도 좋겠다.
내일도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