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책읽기] 리더와 권력
나라가 어수선하다. 그것도 많이. 미국의 어수선함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권력의 맛이 그리도 좋은지 혹은 권력으로 누릴 수 있는 삶이 대단하든지, 어쨌든 권력에 미친 사람, 그리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 때문에 한국이라는 나라, K-Culture 로 세계 구석구석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에 찬물을 대차게 퍼부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걱정하는 모습이라니.
이천년전의 이집트 지도자 람세스 2세의 이야기인 소설 <람세스>를 읽었다. 전체가 5권짜리이니 이제 1/5을 읽은 셈이다. 초반을 읽으면서는 "1권도 채 읽지 않고 포기하겠네" 싶었는데,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요 며칠 동안 넘치도록 보고 들어왔던 한국의 정치 상황 때문일 수도 있겠다.
1권은 어린 시절부터 23-4세까지의 람세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왕의 둘째 아들인 람세스는 형을 제치고 왕위 계승자가 되어 섭정공으로 이집트를 몇년 다스리다가, 1권 마지막에 왕 세티가 사망하자 공식적으로 후계자가 되었다. 하지만, 람세스를 시기하는 그의 형 셰나르는 후계자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람세스를 물리치기 위해 사람들을 매수하고 설득하여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반란을 일으킬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심지아 람세스의 절친 몇명을 회유하여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마치 자신은 권력욕이란 전혀 없이 순전히 나라를 위한다는 사람으로 보이도록 노력하면서 말이다.
람세스는 리더가 어떠한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약한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타협할 줄 알고, 약한 자들을 위로하고, 무엇보다도 인간 관계를 중시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전쟁에서 용맹하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소설 속 람세스는 전형적인 리더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리더가 어디 있을까? 어딘가에는 있겠지만, 찾아보기 쉽지 않다.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 1>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