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행궁동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공간수집가 이승현

by 공간수집가


공간수집가란?


저는 도쿄에서 건축과 인테리어를 공부하고 일본 건축사를 취득해 공간 디자이너로 다년간 일해왔습니다. 일본에서 공간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공간 관련 브랜딩 업무부터 공간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을 거쳐, 지금은 한국에서 브랜딩 나우라는 커뮤니티에서 공간 브랜딩 관련 콘텐츠를 매주 발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 수원 행궁동에 있는 구옥을 리모델링해서 살며 프리랜서 공간 디자이너, 공간 관련 콘텐츠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원 광교에 있는 빈티지숍을 어머니를 도와 함께 운영하고 있고요.


공간 디자이너, 공간 스토리텔러, 빈티지숍 브랜딩, 그리고 여행가이도 한 저를 아우르는 방향성이나 지향성은 역시 '공간'이란 단어였습니다.


제가 직접 만들어내는 공간도

세계를 걸어 다니며 발견해 내는 공간도

모두 제가 하나하나 수집한 소중한 것들입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공간수집가로 지칭하게 되었어요.






어떻게 행궁동에서 살게 되었나요?


어쩌다 보니 일본에서만 12년을 살았고 한국에는 들어올 생각조차 꿈꾸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수원토박이 남편을 만나고 결혼하면서 한국에 와서 살게 되었어요. 귀국했을 당시, 도쿄와 다를 바 없는 동네의 정경보다는 한국의 오래된 문화가 있는 동네로의 이사를 원했습니다. 그렇게 찾게 된 곳이 바로 수원 행궁동이었는데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화성행궁의 바운더리 안에 있는 행궁동은 건축물의 고도, 용도 등 여러 건축 제한을 받는데 오히려 이런 제한된 것들로 인해 더욱 크리에이트 한 공간과 동네를 완성시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화성행궁부터 한옥, 양옥, 그리고 신축 건축물까지 과거의 현재가 공생해가는 행궁동이라는 동네는 서울의 성수동이나 후암동, 익선동과는 또 다른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행궁동의 밤
행궁동 거리
행궁동의 겨울
화성 행궁 그리고 수원의 사대문





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파트에서 살았던 저는 가끔 마당이 있는 양옥집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가면 그들의 집을 부러워하곤 했었습니다. 90년대 구옥 특유의 호방한 집의 크기라던가 구조, 디테일들을 참 좋아해서 행궁동과 잘 어울리는 구옥으로 찾아 헤매었습니다.


여러 집을 보러 다니다 지금의 행궁 집을 발견했을 때는 공간 디자이너로 나의 영감을 자극하는 집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렇게 뚝딱뚝딱 개조한 아날로그 감성의 집이 완성되었니다.


거실은 영국 앤틱가구부터 현대 이케아 소파까지 밸런스 있게 배치했어요. 뷰로를 열어 작업도 하고 게이트랙 다이닝 테이블을 펼쳐 저녁도 먹습니다.


일본에서 꾸역꾸역 가져온 전공서나 디자인 관련 매거진부터 무라카미 하루키나 나쓰메 소세키의 서적들, 남편의 영화 잡지, 그리고 저희 부부의 공통의 관심사인 수많은 여행서까지 저희만의 취향이 담긴 서재는 취향의 보물창고 같은 곳입니다. 그동안 모은 빈티지 찻잔과 그릇들도 많이 보관하고 있거든요.



이 집에서 해보고 싶은 것?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 살롱이 되었으면


제가 저희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거실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어요. 영국 앤틱 가구들과 빈티지 수집품들을 보며 다양한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빈티지 엽서에 손편지를 써보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다년간의 일본 생활의 경험을 공유하거나 일본어 원서를 필사하거나 낭독하는 것도 재밌을 거라 생각했어요. 저희 부부가 좋아하는 일본의 시티팝에 관한 취향을 공유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저에게 있어서 아날로그 삶은 생활입니다. 취향 부자인 저는 이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어떤 연결의 시작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