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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타민넷 Feb 23. 2021

내가 사랑하는 이름

나의 이름은 장지성이다.
엄마가 나를 뱃속에 품고 있을 때
나의 아버지가 주무시다가 이런 꿈을 꾸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늦은 밤길을 걷다가 하늘을 보니 유독 반짝이는 별이 있더란다. 그래서 그 별을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그 별이 하늘에서 떨어지더라고. 놀란 울 아버지가 그걸 덥석 잡고 보니 엄청 커다란 다이아몬드였다나 뭐라나.  ㅋ
그래서 내 이름을 지을 때 별 성(星) 자를 써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이왕이면 지혜로운 별이 되라고 하셔서 지혜로울 지(智)와 더불어 지성이라고 이름 지으셨다고.
이렇게 나의 세상에서의 첫 번째 이름은 지성이 되었다.

자라면서 나의 친구들의 나의 이름을 변형시킨다.
지성이는 지렁이도 되고,
또 장난이 심한 녀석들은 나의 성에서 이응을 빼고 부르기도 했다. (제일 싫어했던 이름이다. )
중학교 때는 어느 버스의 종점이던 가 본 적도 없는 ‘장지동’이 나의 이름이 되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탤런트 조형기 아저씨가 “좌우지 장지지지 좌우지 장지지지”를 유행어로 만드시는 바람에 나는 ‘좌우지장’이라고 불리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의 엄마가 되니
재우 엄마가 되었다가 민서 엄마가 되고,
나연이 엄마도 되었다가 결국 소정이 엄마까지 되면서 사 남매 엄마가 되었다.
참 마음에 드는 이름이었다.
그 이름이 너무 좋아서 자주 하지도 않던 인스타에도 늘 태그를 붙였고
나의 이름으로 영원히 불리기를 바랬다.
역시나 너무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
더 이상 그 이름으로 불릴 수가 없다.
나의 나연이가 하늘의 별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었던 만큼 여전히 그 이름에 미련이 남는다.


요즘 들어 다시 나에게 사 남매 엄마라고 불러 주는 분들이 많아졌다.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이야기해야할 지 혼자 고민하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방송에 나가고 나서는 나의 나연이를 기억해주시고 그래서 나를 사 남매 엄마라고 불러 주신다.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지만
그 이름을 계속 품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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