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살이 된 막둥이 사번이.
꼬물꼬물 하던 녀석이 유치원 최고 언니가 되었는데
여전히 우리 집에서는 귀염 뽀짝 막둥이다.
지금도 잠이 들 때는 엄마 팔베개를 하고 가슴을 후벼야 잠드는 아가 같은 녀석.
이젠 키도 제법 커서 한 팔에 쏙 들어오지는 않지만 나 역시도 사번이를 꼭 끌어안아야 마음이 평안이 온다.
사번이가 3살 때 나연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고 그러던 한 달 가까이를 고모네 집에 맡겨 두었고 나연이가 떠난 뒤에 큰 녀석들 앞에서는 울지 않았는데 사번이는 아가라 잘 모를 거라 생각해서 가끔 울었기 때문인지 나의 눈물에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 슬픈 장면이 나오면 벌써 내 표정을 읽고 엄마 슬퍼? 엄마 눈물이 날 거 같아? 엄마 울지 마 라며. 그래서 그런 모습에 많이 미안해진다.
가끔 화장실에 가는 것도 무섭다고 하는 걸 보면 아가라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 아가시절에 겪은 언니의 부재가 두려움으로 남아 있는 거 아닐까 걱정도 된다.
요즘 들어 부쩍 생김새며 말투며 행동이 나연이를 닮은 사번이.
얼마 전 블록 놀이방에서 만들기를 엄청나게 해 왔다.
그렇게 많이 만들기 하면 안 된다고 한마디 하려 했는데 나연이 언니에게 줄 거라며 장식장 사진들에 만들어 온 것들로 예쁘게 꾸며 준다.
7살이 되면서 마지막으로 물려 입는 나연이의 옷들이 그때의 나연이의 모습을 떠 올리게 한다.
햇살같이 밝고 예쁘던 모습.
이제 곧 사번이는 나연이의 나이보다 더 많은 나이를 먹게 되겠지.
7살이 나에게 트라우마가 되어 늘 불안한 눈빛으로 사번이를 챙기게 되지만 사번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서 10년 20년 후에도 내 옆에 있으리라 믿는다.
이제 사번이는 7살을 넘어 8살이 되었다.
이미 나연이에게 물려받았던 옷들이 작아질 정도로 키도 많이 컸고 나연이가 마무리하지 못했던 유치원 졸업을 다음 주에 한다.
이미 언니보다 큰 막둥이가 되었다.
건강하게 잘 자라 주고 있어 안심이 되면서도 이제 영원히 7살로 남을 나연이가 또 짠하다.
8살 초등학생이 된 사번이의 매일이 즐겁기를 하늘의 나연이도 응원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