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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브 임 Sep 10. 2020

세상은 만만치 않아. 그래서 끄적여야해

뭔가 끄적인다면, 언젠가 그게 네게 도움이 될거야.

" 아빠가 매일 마다 일기를 쓰라고 했잖니."


누구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라고 말한다. 얼마나 일기가 중요하면, 초등학교에는 매일마다 일기를 쓰고 숙제 검사를 할까? 나도 블로그에 메일마다 일기 아닌 일기를 쓰지만, 뭔가 내 삶을 적어나가는 것만큼 나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무엇이든 끄적거리는 것이 나중에 떠오르는 작은 영감이 될 수 있으니까.


"아들, 정 일기장이 싫으면, 니, 블로그나 기록을 남기는 tool을 활용하는 건 어때?"


아들이 식탁에서 밥 먹을 때 보는 유튜브 보다, 하루에 한 시간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적어보는 것만큼 인생에 중요한 것은 없어.라고 아빠는 강조하고 있지만, 어느 집이나 아이들이 유튜브를 보는 건 막을 수 없나 보다. 어쩌면 세상을 이렇게 만든 게 우리 세대이면서도 그것에 빠진 아이들을 보면 안절부절하는 게 부모인가 보다.


세상은 고객에게 최종 컨펌받는 시대. 고객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바꾸는 시대. 고객이 왕인 시대를 넘어서 고객 = everything 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러한 서비스의 행태는 가정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냥 말만 하면 청소기가 움직이고 세탁이 되고 불이 꺼진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와 고객 중심의 세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정답인지 우리는 잘 모른다. 하지만 고객은 안다.


아들은 이런 세상을 살아야 한다. 모든 것이 편리한 세상이지만 그렇게 인간이 필요하지도 않은 세상 말이다. 네이버에 물어보면 답이 나오고 전화번호나 생일을 꼭 외울 필요도 없다. 그냥 다 해주니까. 그런데 말이야,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빈 껍데기만 남을 것 같다.


질이 아니라 양이 모든 것을 커버하는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다. 깊고 빠른 분석으로 하지만 오차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data로 만들어진 제품을 가지고 고객에게 접근하는 그런 시대 말이다. 수많은 콘텐츠들이 아이들에게 다가오고 아이들도 스스럼없이 그것을 받아들인다. 그냥 껍데기에 그 모든 것이 채워지느냐 말이다.


그래서 아들에게 아빠는 말하고 싶다. 너의 모든 것을 너의 껍데기 안에 무엇인가 채우라고 말이다. 그러면 어쩌면 너의 콘텐츠들이 너로 인해서 채워졌기에 그것은 아무도 건들 수 없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게 체육이 되었든 학교 수업이 되었든 독서가 되었든, 그냥 끄적여 보는 것이라고 말이다.


세상의 패러다임은 확실히 변했다. 이제는 99% 이상 만족해야지만, 아니 100%를 만족하도록 하고, 정확하게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색상 하나라도, 기능 하나라도 만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각박한 세상이 우리 아이는 들어와 있다.  우리 아이도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을 할 것이다. 수많은 명문대생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 그냥 대학만 졸업하는 시대는 이미 예전에 끝났고, 1인 창업을 하고 회사를 이끄는 세대도 이제는 레드오션이라고 말한다. 주변에 10년 지기 무역업 종사자가 연봉이 3천 초반이다. 미국에 유명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된다.  예전 베이비 붐 세대. 지금의 50대가 누리던 것을 40대는 덜 누리게 되었고, 30대는 거의 누리지 못하며 20대는 그마저도 빼앗기게 되었다. 하지만, 대학은 졸업하고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을 통해서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결혼도 사치이고 삶도 사치인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삶을 누리고 살아가려는 인간의 욕구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세상에 우리 아이는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연필이나 키보다를 누르기보다 그냥 남이 만든 콘텐츠를 무작정 즐기고만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모른다면 하루하루 내가 하는 일들을 기록해 보라. 기록은 방향성을 제공한다"


내가 갈 길을 모른다고 말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기록만큼이나 중요한 건 없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살아온 길과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그냥 머릿속에서 그리기보다, 끄적여 보면서 생각의 깊이로 들어가 보길 바란다. 모든 것을 자기소개로 작성해야 하는 지금. 그리고 그것은 동영상으로 기록되는 지금, 난 메모가 너무 좋다. 그냥 한 번에 직관적으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을 보며 기억하는 것보다 우리는 서류와 지면을 보고 기억하는데 익숙하다. 그리고 수많은 콘텐츠를 단 몇 줄로 요약할 수 있는 것도 글의 힘이다.


"다 자기 밥그릇이 있다?”, “밥그릇도 잘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방향성이 없고, 그냥 남을 따라가는 것보다 어리석은 것은 없다. 난 아들에게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보다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냥 끄적여 보는 것을 시작해 보면, 어느 순간 나 스스로 요즘의 기기들과 방법들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을 것이란 걸 잘 안다.


난 블로그도 하고, 인스타도 하고, 밴드도 하고, 브런치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에 익숙해 있다. 한상 최신폰을 쓰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무엇이 인생에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남들이 가고자 하기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고 나와 잘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때로는 포기도 빠르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정해지면 몰입한다. 때와 기회가 있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언제나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 SNS를 통해서 활동을 하더라도 꾸준함이 없이, 그리고 대충대충 글을 쓰는 게 아니라 하나라도 제대로 기록하고, 나 자신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고,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소양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본다.


하루에 하나씩 꾸준히만 기록하더라도, 인간관계와 내용과 내 모든 흐름들이 발전은 한다. 그리고 이웃들이 생기고, 팔로워가 생긴다. 아마도 이것들을 채우기 위해서 내 삶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질 수도 있다. 혹 그렇지 않더라도 꾸준함은 결국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기록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성실성이다.


"아들, 꾸준한 기록의 역사가 너의 콘텐츠를 채울 수 있단다. 그게 바로 너야."


글이든 영상이든 작은 것부터 너의 주변에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 그건 나중에 네게 좋은 방향성이 되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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