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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작가 Oct 18. 2024

하이라이트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


누구든지 나의 인생에 ‘하이라이트’라고 할 인생의 한 순간, 추억 하나씩은 있을 거라고 본다. 그 순간이 내겐 대학생 시절이었다.


지옥 같았던 오랜 입시 생활을 졸업하고, 겪었던 대학생활은 내게 황금기 같던 시간들이었다. 많은 새로움과 도전이 있었던 시기였고 행복했던 나날들이었다. 대학 1학년 때에는, 교직이수의 자격을 반드시 이루기 위해 학과 성적 유지에 힘썼다. 앉아있던 시간들이 많았다 보니 엉덩이가 아파 수건 몇 장을 들고 다니며 방석처럼 사용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러한 노력의 끝에 상위 9% 안에 들어가며 교직이수의 자격을 당당히 따낼 수 있었다. 어쩌면 대학 시절에 경험한 첫 성취감이었다.


그렇게 한 학년을 마무리하고, 남자라면 다녀와야 할 군대를 가게 되었다. 군대라는 곳은 정말 별의별 사람들을 다 보게 되고, 남자들만 있는 조직에서 나조차도 뭔가 이상하게 변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작은 것에 사사건건 호봉을 나누고 그 호봉에 따라 허용되는 옷과 장비, 모습과 태도가 결정되는 것이 참 우습게만 느껴졌다.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아마 공감할 것이다. 이에 모자라 내가 다녀왔던 군대 시기가 참 다사다난했는데,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게 되었었고, 전역 직전에는 북한 김정일이 죽기까지 했었다. 무사히 살아 전역한 것에 참 감사했다.


전역 후, 학교를 다시 복학하게 되었고, 기숙사 신청기간을 놓치게 되면서 인생에 첫 독립, 자취 생활을 하게 되었다. 마침 대학 1학년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도 그 기간을 놓쳐 함께 룸메이트로 살게 되었다. 생활하면서 큰 트러블이 없었고, 성격이 무척 잘 맞았던 친구였다. 우린 대학 2, 3학년을 함께 지낼 수 있었고, '사랑마을'이라는 아파트에서 사랑과 우정이 넘쳐났던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시험 기간엔 스트레스받아서 1주일에 5번 이상도 치킨을 시켜 먹곤 했었고, 파전을 만들다 기름이 사방에 튀면서 집안을 불태워버릴 뻔한 웃픈 추억도 있었다. 살았던 곳이 너무 좋아 나중에 대학 4학년 때에도 나 혼자 같은 아파트에서 자취를 하게 되었다.


2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는 얼떨결에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어학연수 + 인턴 프로그램에 합격할 수 있었고 서로 다른 3개의 지역,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뉴욕에서 각각 약 6개월씩 생활할 수 있었다. 비행기를 타 본 경험은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이 마지막이었는데, 비행기 시세도 잘 몰랐던 내가 비행기 발권부터 시작해서 집 구하기, 인턴 자리 구하기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야 했다. 높은 미국 물가로 최대한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가능하면 식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한식 위주로 요리를 많이 해 먹었고, 대신 절약한 생활비로 주변 도시로 많이 여행하는 데에 투자했다. 언제 또다시 미국에 올지 모른다는 심정으로…


미국에서의 생활은 약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꿈만 같다. 쉽지 않은 타지 생활을 20대 초반에 혼자서 견뎌내야 했고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보고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내겐 순간순간이 도전이었고 많은 것을 일깨워주었던 시간들이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더 깊게 알게 되고, 목표하던 커리어도 시각을 달리하게 되었으니 가히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꿈만 같던 미국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대학교 4학년으로 복학하게 되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마지막 대학생활이 역시 너무나 행복한 대학생활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의 전공과 커리어를 향한 열정과 경험치를 한 번에 쏟아부어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던 교생 실습, 그 한 달의 시간이 내 인생엔 분명 의미 있었던 순간이었다. 너무나 행복하게 학생들과 호흡하며 교생 실습을 할 수 있었고, 나름대로 연예인병에 걸려 교생 이후엔 살짝 헛헛한 느낌이 남아있었다. 남은 대학 생활 중에는 교생을 포함해, 능동적으로 여러 교내 프로그램과 대외활동을 하면서 너무나도 좋은 친구들과 대학 동료들을 알게 되어 아주 보람차게 마무리하였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장차 '8년'간의 대학 생활을 마치며, 그 값진 보상은 수석 졸업으로 얻게 되었다. 지난 8년의 대학생활은 아직까지도 내 인생의 가장 '하이라이트'였고 할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내겐 정말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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