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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시대,
금융업 오피스의 변화 전략

업종별 Workplace 트렌드 ② 금융업계

안녕하세요, 사무환경 리서처 Angela입니다. 


오피스 리서치를 하면서 재미있는 순간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바로 사회 전반을 둘러싼 변화가 오피스 공간의 변화로 이어지는 흐름을 발견할 때에요. 우리가 사는 사회와 물리적 공간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거든요. 


최근 급격히 가속화된 사회 현상 중 하나는 '금융 디지털화'입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언택트(Untact) 라이프스타일이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의 금융 습관에도 큰 전환이 일어난 것이죠.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 뱅킹, 전자 결제, 각종 모바일 금융 서비스 등 돈과 관련된 거의 모든 활동을 디지털 기술로 처리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현상이 금융권 오피스에는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을까요? 


오늘은 금융업계 오피스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디지털 금융 시대,

선택의 기로에 선 금융업


금융업계에 커다란 혁신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업계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인데요.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서비스 간의 경계는 무너지고 있고, IT기술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어요.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테크 기업들이 금융 산업에 진출을 하면서 디지털 트렌드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어요. 그동안 확보해 온 데이터 기술과 유연한 업무 방식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죠. 각 분야의 혁신이 결합해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을 '빅 블러(Big Blur)'라고 하는데요. 테크와 금융 산업 간 빅 블러 현상을 맞이하여, 금융 회사들은 일하는 방식과 업무 환경을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금껏 금융업계는 일반적으로 집중과 몰입에 적합한 체계적인 업무 환경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를 통해 고객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업종이기 때문이죠. 


정확하고 체계적인 업무에 적합한 N증권사의 사무공간 ⓒ 퍼시스


현재도 많은 금융 회사들이 효율적인 업무에 최적화된 정형적인 오피스 공간을 사용합니다. 직원 개개인에게 집중이 잘 되는 업무 좌석을 제공하는 것을 중시하죠. 시야가 오픈된 자리보다는 파티션으로 구획된 좌석을 선호하며, 넓은 작업 면적과 넉넉한 수납공간을 필요로 해요. 직무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모니터 수도 많고요. 그렇다 보니 금융업 종사자의 대부분(92.2%)은 고정 좌석을 이용하고 있어요. 


국내 평균 VS 금융업, 사무환경과 근무제도 평가 문항 비교 결과 ⓒ 퍼시스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


2021년 퍼시스에서 실시한 직장인 인식 조사에서도 금융업 종사자들이 국내 평균 직장인들에 비해 다소 경직된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조직 문화에 있어서도 금융업은 타 업종에 비해 보수적인 업무 문화를 갖고 있고요. 직급 간 위계가 명확하고, 의사소통 방식도 비교적 수직적이죠. 


지금까지 묘사한 금융업계의 사무 공간과 업무 방식은 정확하고 정밀한 업무에 적합해요. 하지만 최근 금융업계를 휩쓸고 있는 디지털 금융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환경이 필요하죠. 여기서 금융 회사들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기존 오피스의 특성을 유지할 것인가 또는 새롭게 변화할 것인가. 새롭게 변화하는 길을 선택한 기업 사례들을 통해 보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기존 금융업의 특성을 유지하되

단계적으로 유연하게 변화


최근 금융계에서는 정형적인 업무 방식을 어느 정도 지속하되 제도·공간적인 변화를 주어 유연성을 가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업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시대를 따라갈 수 있는 오피스 환경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어요. 



1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은 보험업계 최초로 전사에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했습니다. 매일 원하는 자리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율좌석제를 도입하고, 좌석 유형도 다양하게 바꾸었죠. 그와 동시에 선택적 자율출근제, 자율복장제 등을 함께 도입하여 조직 문화에도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스탠더드 한 양복 대신 캐주얼한 복장으로 출근하는 직원들. 평소 금융회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죠. 


다양한 좌석 유형과 협업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한화 자산운용의 워크 라운지 (2021) ¹ ⓒ Office Snapshots 


같은 해 한화 자산운용도 63빌딩에 위치한 사옥을 중심으로 '드림워크(Dream Work)'라는 이름의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전반적인 분위기는 집중이 잘 되는 무게감 있는 톤으로 조성하여 기존 금융업의 특성을 살리되, 직원들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좌석 선택지를 제공하였어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Steven Leach Group은 자산 관리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 발달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여 다양한 워크플로우를 통해 혁신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핀테크 기업 Ualá의 커다란 야외 중정이 있는 사무공간 (2019) ² ⓒ Behance 


공간 디자인을 통해서 업무 장소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핀테크 기업인 Ualá는 업무 공간 자체는 효율적으로 구성하되, 오피스 내에 야외 중정을 마련하여 직원들이 보다 여유롭고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중정 건너편에 있는 다이닝 공간은 평상시에는 식당으로 이용하지만 교육이나 행사용으로 쓸 수도 있어 다양한 형태의 소통을 가능케 해줍니다. 




전통적인 금융업에서 벗어나 

'금융 테크 기업'으로 도약


한 편, 업의 본질에서부터 변화를 꾀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금융업의 모습에서 벗어나, '금융 테크 기업'으로 스스로를 재정의하려는 것이죠. 이들에게는 자유롭게 일하는 문화 속에서 시대의 변화를 발 빠르게 캐치하는 테크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당장의 업무 효율보다는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활발한 소통에 더 큰 가치를 두죠. 


1층과 2층 공간을 터서 대규모 소통 공간을 마련한  페이팔(PayPal)의 뉴욕 오피스 (2017) ³ ⓒ Work Design Magazine


금융 테크 기업이 되고자 하는 기업들은 업무 공간의 비중을 줄이고 소통 공간이 주가 되는 오피스 공간을 구축하여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유연한 업무 방식을 구축하고 있어요. 라운지나 라이브러리 등의 공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자율 좌석, 넓고 쾌적한 공용 공간, 유기적인 동선 등 우연한 소통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요소를 활용합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네온 컬러, 메탈 소재 등의 테크적 요소를 활용하여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해요. 사진으로 언뜻 보면 IT회사의 오피스처럼 보이기도 하죠. 


소통 공간이 강조된 현대카드·현대캐피털의 애자일 오피스 (2018) ⁴ ⓒ Gensler 공식 홈페이지


현대카드는 수년 전부터 금융 테크 기업을 지향해 온 대표적인 국내 기업 중 하나예요. 유연한 소통이 강조된 사무 공간을 구축한 것은 물론, 구성원들이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다양한 제도를 시도해 왔어요. 최근에는 금융권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를 도입하기도 했죠. 앞으로도 '금융 테크로의 질적 이동'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업종의 특성을 지킬 것인가, 시대에 맞춰 변화할 것인가, 변화한다면 얼마나 변화할 것인가. 늘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시대의 변화가 빠른 때에는 이와 같은 고민을 멈출 수 없어요. 디지털 금융 시대라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 앞에서, 금융 기업들은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요?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각각의 기업이 저마다의 정답을 찾아 나가며 오피스의 모습도 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겠죠.  


이어서 다음 편은 퍼시스를 포함하여 국내 가장 많은 기업들이 속한 제조업계의 오피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에는 퍼시스에서 실시한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의 분석 결과가 활용되었습니다.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는 데이터 수집 전문 기업 ㈜오픈서베이(OPENSURVEY) 패널 중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며 일주일 1회 이상 오피스로 출근하는 20대~50대 풀타임 직장인 1,000명을 선정하여 2021년 12월 11일부터 30일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응답을 수집하였습니다.


본 포스팅에 사용된 사진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한화 자산운용의 워크 라운지 (2021) ¹

https://officesnapshots.com/2022/04/27/hanwha-asset-offices-seoul/

2. Ualá의 사무공간 (2019) ²

https://www.behance.net/gallery/69418821/Uala-office

3. PayPal의 뉴욕 오피스 (2017) ³

https://www.workdesign.com/2019/04/paypal-brand-story-west-village-office/

4. 현대카드·현대캐피털의 애자일 오피스 (2018) 

https://www.gensler.com/projects/pixel-factory-digital-hyundai-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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