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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라이프 경계 허물기,
IT업계가 보여주는 미래

업종별 Workplace 트렌드 ① IT업계

안녕하세요, 퍼시스 사무환경연구팀의 리서처 Angela입니다.


올해 들어 사무환경을 둘러싸고 정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리서치와 컨설팅 업무에 참여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사무환경연구팀에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고객으로 접하다 보니 오피스 환경에도 산업별 차이가 있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리하여 이번 업종별 Workplace 탐구 시리즈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선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IT업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최근 '네이버 1784'에 이어 '카카오 판교 아지트'까지 빅 테크 기업의 신사옥이 잇따라 오픈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반영한 트렌디한 오피스는 선진적인 IT기업의 상징이 되고 있어요. 이들은 일하는 방식에서도 혁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일주일에 5일' '사무실'로 출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일하는 유연한 근무 방식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죠.  



'워크' 넘어서 '라이프'까지 지원,

유연한 업무 방식을 만들어나가는 IT기업


IT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용이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워크워케이션 같은 근무제도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퍼시스에서 2021년 말에 실시한 직장인 인식 조사에서도 IT기업 종사자들이 국내 평균 직장인에 비해 원격 근무 경험이 많고, 주 4일 이하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IT기업의 근무제도 ⓒ 퍼시스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


IT기업에서 이런 시도를 하는 데는 어떤 이유가 숨겨져 있을까요? 


IT산업은 시대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여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업종이에요. 이는 기술, 서비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직 문화와 사무 공간을 빠르게 변혁하여 선진적인 회사를 만들어나가는 일도 포함되죠.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선진적인 회사를 만들려면 굉장한 '유연함'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모습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죠. 


많은 IT기업들은 효율과 생산성이 강조된 전통적인 업무 방식을 버리고, 느슨하고 유연한 업무 방식을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이들은 직원들이 회사(Work)에 종속되지 않고 자기만의 삶(Life)도 살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끊임없이 새로운 관점을 던지며 회사를 더 유연하게 바꿀 수 있으니까요. 




워크와 라이프의 경계를 허무는 

오피스 내 '라운지’ 공간


오피스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업무 시간 내내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일하기보다는 동료 간의 자유로운 대화나 휴식을 즐기도록 장려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을 만들어줘야 이런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라운지'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IT기업의 라운지 공간 계획 비율 ⓒ 퍼시스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 퍼시스 공간 데이터베이스**


매년 오피스 도면 정보를 분석하여 트렌드를 파악하는 퍼시스 공간 데이터 베이스**에 의하면, 많은 IT기업들이 라운지를 활용하여 유연한 오피스를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이미 예전부터 한 층에 여러 개의 라운지를 계획하는 기업이 많이 있었고, 현재까지도 타 업종에 비해 라운지를 조성하는 비율이 꾸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에서도 IT기업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회사에 라운지가 있다'라고 응답하였죠. 


C게임 회사의 라운지 공간 (2022) ⓒ 퍼시스 공간 데이터베이스**


라운지 공간은 주로 업무 공간과 업무 공간 사이나 회의실 주변과 같이 동선이 자주 교차하는 곳에 위치합니다. 직원들은 필요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라운지를 사용하며 보다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죠.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간단한 업무나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고, 동료들과 수다를 떨거나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요. 탕비나 간단한 키친 시설이 갖춰진 라운지는 커피 타임 또는 점심 식사 장소로도 이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더욱 높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라운지 공간 (2018)  ⓒ 퍼시스


또한 라운지는 채광이 좋은 곳에 부드럽고 온화한 무드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 전용 공간에 비해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한 요소가 가미되기도 하고요. 편안하면서도 신선한 자극을 주는 라운지 공간은 오피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심리적 만족감을 높여줍니다일하는 시간에도 다양한 기분을 경험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죠. 


라운지는 일(Work)하는 공간에 생활(Life)의 활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유연하고 자율적인 업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을 주죠. 하지만 기존 업무 공간에 라운지를 곁들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 기업도 있습니다. 일부 선진적인 IT기업들은 오피스 자체를 업무 공간을 넘어선 '생활공간'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업무 공간을 넘어 생활공간으로,

오피스 라이프를 선도하는 IT기업 


몇 개월 전, 우아한 형제들의 신축 오피스인 <더큰집>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더큰집>은 말 그대로 오피스 같지 않은 오피스였어요. ‘회사에서는 자리에 앉아 일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뿐하게 넘어서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집중이 잘 되는 업무 공간은 물론, 햇볕이 잘 드는 북카페 같은 라운지, 휴양지 펜트하우스 같은 회의실, 바캉스 무드를 즐길 수 있는 수영장 느낌의 공간까지, 그동안 회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한 공간들이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었어요. 이런 오피스라면 일을 하면서도 동료들과 함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라고 느꼈죠. 


우아한 형제들의 <더큰집>에서 한강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 분위기의 공간 (2022) ⓒ 최지훈


요즘 IT기업들이 직원들이 오피스에서 누리는 일상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구나 실감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직장인들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오피스에서 보냅니다. 일상을 가장 많이 공유하는 사람들은 직장 동료고요. 오피스 라이프의 질을 높여주면 일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조직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편안하고 자율적인 환경 속에서 직원들은 자신의 창의적인 역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고요. 


에어비앤비 샌프란시스코 본사 (2017)  ⓒ Mariko Reed


'일하고 싶은 회사'로 유명한 에어비앤비는 사용자 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어 온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사옥을 설계한 Airbnb Environments 팀은 "이 사옥이 모든 직원에게 맞춤형 집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We want it to feel like a custom home to every inhabitant.)"고 설명한 바 있어요. 에어비앤비의 직원들은 여러 여행지와 숙소를 본떠 만든 오피스에서 저마다 자신에게 편안한 방식으로 일합니다. 


에어비앤비는 업무와 생활을 모두 지원하는 최고의 업무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사무실 근무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원한다면 영원히 사무실을 떠날 수 있는 '영구 원격 근무'를 허용하고 있죠. 직원들의 삶의 선택지를 넓혀주고 유연한 업무 방식을 빠르게 받아들여, 미래의 오피스 라이프를 선도하겠다는 태도가 느껴집니다. 




리서치를 하다 보면 국내외 불문하고 매력적인 오피스가 정말 많아졌다는 걸 실감해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IT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미래 오피스가 나아갈 방향을 몸소 보여주고 다른 기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고정관념을 보란 듯이 깨버리는 새로운 업무 방식과 오피스 공간은 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다음편에서는 일하는 방식의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금융업계의 오피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본 포스팅에는 퍼시스에서 실시한 2021 대한민국 직장인 인식 조사*의 분석 결과와 퍼시스 공간 데이터 베이스** 도면 자료가 활용되었습니다.


*본 조사는 데이터 수집 전문 기업 ㈜오픈서베이(OPENSURVEY) 패널 중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며 일주일 1회 이상 오피스로 출근하는 20대~50대 풀타임 직장인 1,000명을 선정하여 2021년 12월 11일부터 30일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응답을 수집하였습니다.


**국내 오피스 도면을 수집하여 면적과 밀도, 공간 프로그램 등의 변화 추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합니다.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총 1,417개 기업의 오피스 도면을 분석하였으며, 본 포스팅에는 2022년에 수집한 도면 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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